"턱에서 '딱딱' 소리 대부분 괜찮아...턱관절 장애일 때는"

이슬비 기자 2024. 4.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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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턱관절 장애 명의'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

'턱관절'은 행복 지킴이 관절이다. 맛있는 걸 먹을 때, 수다를 떨 때 심지어는 함박웃음을 지을 때까지, 하악과 측두골을 연결하는 '턱관절'이 작용한다. 행복 지킴이 턱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먹고, 말하고, 웃는 게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치통, 두통, 안면통 등 여러 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무려 40만 명이 넘는 환자가 '턱관절 장애'를 앓고 있다. 다만 환자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진 않았다. 간혹 모든 치아를 다 뽑거나 신경치료 후에야 턱관절 장애라는 것을 알고 치료를 받는 환자도 있을 정도. 다행히 생활 습관 교정과 빠른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행복 지킴이 턱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턱관절장애 명의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에게 들었다.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사진=서울대 치과병원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 주원인 질환은 무엇이 있는가?
먼저 턱관절은 입을 벌렸다 닫으면서 귀 앞을 만져보면 찾을 수 있다. 아래턱뼈, 머리뼈, 관절원판(디스크), 인대 그리고 주위 근육으로 이뤄져 있고, 턱을 상하좌우, 앞뒤 그리고 회전까지 가능하게 한다. 턱관절 구성 중에 이상이 생긴 걸 턱관절 장애라고 하는데, 종류로는 ▲관절원판장애 ▲관절염 ▲근육장애 등이 있다. 관절원판장애는 턱관절 속에 있는 디스크가 제 위치를 벗어난 것이고, 관절염은 턱관절 뼈에 손상·변형이 나타난 것이다. 근육장애는 턱관절과 연관된 근육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환자 수가 많은데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턱관절 장애 환자 수는 약 47만 명이나 된다. 5년 전보다 무려 25%나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턱관절 질환은 ▲심리적 스트레스 ▲이 악물기 등 나쁜 습관 ▲나쁜 자세 ▲장시간 업무로 인한 근육 긴장 등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최근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스트레스 증가 등 심리적 요인과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소비하는 식습관의 변화로 골격 성장 약화 등 생물학적 요인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과거보다 턱관절 장애의 중요성 등 인식이 증가해,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것도 통계 수치를 높인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이하게 '20대 여성'이 턱관절 환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보통 퇴행성 관절염은 실제로 근육량이 줄고 관절액이 감소하면서 중장년층에 많이 나타난다. 하지만 턱관절 장애는 특이하게도 20~30대 가장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은 감소한다. 그 이유는 젊을 때 저작근의 근력이 가장 커, 야간 이갈이나 이 악물기 등 구강 악습관이 있을 때 턱관절 하중이 크게 걸리기 때문이다. 또 젊은 연령층에서는 뼈 대사가 활발하게 나타나, 지속된 하중으로 골격 변화 등 뼈 흡수가 잘 나타난다. 최근에는 10대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심리적 스트레스, 나쁜 자세나 장시간의 공부로 인한 근육의 긴장 증가가 이유다. 드물게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신성 사춘기성 관절염이 턱관절에 나타나기도 한다. 어릴 때 턱관절 장애가 생긴 후 장기간 방치되면 안면 비대칭, 부정교합 등이 성장 후에도 남을 수 있다. 또 남성보단 여성에게 3~4배 정도 많이 나타나는데, 턱관절 내 염증 유발물질의 차이로 추측된다. 호르몬 차이는 아니다. 여성 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 이후에도 꾸준히 여성 유병률이 높다.
모형에서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턱 관절이 있는 위치다./사진=서울대 치과병원
-부정교합이 있으면 반드시 턱관절 장애가 생기는가? 
정도가 심하면 턱관절 질환의 원인 요소가 될 수 있으나, 이를 제외하곤 부정교합 자체가 턱관절 질환을 유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교정으로 부정교합을 바로 잡는다고 턱관절 질환 증상이 모두 해결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미 턱관절 장애가 생겼다면 턱관절 질환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또 턱관절 장애가 심한 환자가 무리하게 교정 치료를 하면 턱관절 장애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치료 전 턱관절 장애 유무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턱관절 장애가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턱관절장애가 진행되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관절 부위에서 통증과 턱이 걸리는 듯한 느낌이 나타난다. 더 진행되면 입에 손가락 두 개도 잘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입을 벌리기가 힘들다. 턱관절 뼈에 관절염이 있다면 턱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방사선 사진상에서는 턱관절 뼈가 마모된 양상이 관찰된다. 심하면 부정 교합이나 안면 비대칭이 나타나기도 한다. 턱관절 근육 질환은 근막통증으로 인해 두통, 치통, 이명, 목·어깨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근육의 약한 통증이 계속되면 뇌에서 다른 부위 통증으로 인식해, 턱이 아닌 머리, 치아 등이 아프다고 인식된다. 만성 통증으로 바뀌면 뇌에서 통증을 자극하는 거라, 진통제도 잘 듣지 않는다. 매우 고통스러워, 치아 통증인 줄 알고 모든 치아를 뽑고 온 환자도 있었다. 만성 통증 환자는 우울증, 불안증 등 심리적인 영향도 크게 받는다. 턱관절 장애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전문 치과에 내원해 정밀검사를 받는 걸 권장한다.

-모든 턱관절 장애 환자가 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가?
관절원판이 빠져 입을 벌릴 때마다 '딱딱' 소리가 들리는 사람은 전체 인구 3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매우 흔하다. 실제 강의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입을 벌릴 때 소리 나는 사람 손 들어보라고 하면 1/3이 손을 든다. 하지만 실제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5~7% 정도다. 빠져나온 턱관절 디스크 뒷부분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적응되면서 디스크와 비슷한 조직으로 바뀌어 디스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땐 소리는 나지만 통증이 없다. 주의 사항만 잘 지키면 치료가 필요 없다.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가장 기본적으로는 관절 운동이 잘 되고 있는지, 근육 문제는 아닌지 등을 촉진해 확인한다. 이후 입이 얼마나 벌어지는지, 동시에 잘 벌어지는지 등을 본다. 필요하면 엑스레이(X-ray), 콘빔 CT(Cone-beam CT), MRI 등을 찍는다. DCTMD, RDCTMD 등 구체적인 진단 기준이 마련돼 있다. 
목을 펼 땐 턱을 잡아당기고(왼쪽), 어깨 근육을 이완할 땐 날개뼈를 아래로 젖혀야 올바른 자세를 취할 수 있다./사진=정진우 교수
-어떻게 치료하는가?
턱관절 장애로 확인되면 습관 조절, 구강내장치(스플린트) 치료,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치료, 외과적 치료 등을 받게 된다. 턱관절 장애 종류와 심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 단독 또는 복합해 시행된다. 턱관절 장애의 치료를 위하여 사용하는 구강내장치는 아래턱이나 위턱의 모든 치아를 덮는 틀니와 유사한 장치로, 턱관절을 보호하고 안정시킨다. 가장 최적의 교합을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어 많이 사용된다. 구강내장치의 치료 기간은 턱관절과 근육이 안정될 때까지 장착하는데, 보통 6개월~1년 동안 장착한다. 3주~1달 간격으로 내원해 주기적으로 잘 조정해야 한다. 턱관절 장애 중 근육질환으로 통증이 있거나, 수면 중 이 악물기나 이갈이 습관이 심하다면 보톡스를 근육에 주사해 증상을 감소할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사각턱이 발달하곤 하는데, 보톡스로 사각턱을 완화하는 미용효과도 볼 수 있다. 드물지만 턱관절부위 손상으로 골강직이 심하고, 물리치료·스플린트 치료 등 보존적 치료 효과가 없을 땐 제한적으로 턱관절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턱에 외력을 가하는 경락, 괄사 등 미용시술이 턱관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경락, 추나, 견인 치료 등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통증 자극이 차단돼 통증이 완화됐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무리하게 힘을 가하면 관절원판이 빠지고, 인대가 긴장하게 돼 상당한 통증과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턱관절 장애라면 하지 않는 게 좋다.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거나 개선하려면 어떤 생활 습관을 주의해야 하는가?
식사하거나 말하는 등의 정상적인 턱 사용 외에 불필요하게 턱을 비틀거나 힘을 가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바른 자세에서 얼굴에 힘을 빼면 입술이 다물어진 입안에서 위아래 이가 서로 미세하게 떨어져 있는 상태로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상적인 근육과 관절 상태에서 턱은 그렇게 이가 맞물리지 않은 상태로 이완되는 것이 정상이다. 혹시 습관이나 스트레스, 긴장 등의 다양한 이유로 평소 무의식중 위, 아래 이가 맞물려 있다면 반복해서 얼굴에 힘을 빼 턱관절과 근육이 편안하게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또 스트레스, 긴장 등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턱을 옆으로 틀면서 씹게 하는 질기고 딱딱한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턱을 자주 괴거나 엎드려 자는 것, 한쪽으로만 씹거나 누워 자는 것도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 보통 한쪽 턱이 아프면 보통 다른 쪽만 사용해 음식을 먹는데, 그러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된다. 씹을 때 음식물 때문에 높이가 달라지면서 아픈 쪽 디스크가 빠지기 때문이다. 골고루 씹는 게 가장 중요하다. 또 평소 목을 펴고 바른 자세를 잡는 게 매우 중요하다. 아래턱을 가슴 쪽으로 내리고 허리를 바로 폈을 때 목이 펴진다. 가슴을 펴고 양어깨를 이완시킨 상태에서 어깨가 맞닿게 한다는 느낌으로 아래로 모아서 젖히면 어깨도 바른 자세 모양으로 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턱관절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
턱관절 장애의 치료는 미리 예방하거나 초기에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턱관절 장애는 난치병으로 알려졌지만, 초기에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의 약 80%에서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치료가 올바르게 이루어진다면 두통을 포함한 목, 어깨의 동통 등 기타 증상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의 여러 가지 원인을 잘 인지하고, 이를 피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예방법이다.
서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정진우 교수./사진=서울대 치과병원
정진우 교수는…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병원에서 전공의를 수료했다. 미국 뉴욕주립대 치대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다. 현재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턱관절 장애, 구강안면 만성 통증질환의 기전과 치료법을 활발하게 연구하는 교수로, 한국인 최초 미국구강내과학회에서 수여하는 'H. Dean Millard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대한측두하악장애학회 회장, 대한치과수면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한안면통증구강내과학회 회장직은 맡고 있다. 논리에 기반한 쉽고 친절한 설명으로 환자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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