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HAPPY DAY! 박막례 할머니의 유쾌, 상쾌, 통쾌한 화보 대공개

김하늘 2024. 4. 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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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막례 할머니의 즐겁고, 유쾌하고, 어여쁜 휴일.

오늘 화보에서 볼을 빨갛게 칠했어요. 새로운 모습이 느껴지던가요

볼이 너무 빨개서 엿장수 같더라고요(웃음).

오늘 화보 컨셉트는 ‘박막례 할머니의 유쾌한 휴일’입니다. 최근 ‘진짜 쉬었다’고 생각한 순간이 있나요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아니어서 매일이 휴일 같아요. 특히 요리할 때가 제일 행복해. 어제는 아는 사람이 놀러 와서 요리해서 음식을 싸줬어요.

식당을 운영하며 쌓은 실력을 어떤 요리로 뽐냈나요

냉장고에 소라가 조금 남아 있더라? 그걸로 소라장을 만들었어요. 간장게장 만드는 방법이랑 똑같아. 소라를 두 번 삶고 간장에 빨간 고추, 초록 고추를 총총 썰어 넣어서 푹 끓여요. 약간 새콤달콤하게 간을 맞춰야 해. 소라가 또 남아 있는데 그건 내일 미국 갔다가 돌아와서 식구들 주려고!

4월 5일인 내일은 어느 도시로 떠나나요

김밥 팝업 행사하러 뉴욕으로 떠나요. 유라가 외국 갈 때 비행기 좌석을 항상 비즈니스로 예매해 줘서 너무 편하게 가.

‘박막례 김밥’ 팝업 행사하러 가시는군요. 2년 전에는 떡갈비, 떡볶이, 식혜 등 한식을 선보인 ‘막례스토랑’을 팝업으로 열기도 했죠

외국이니까 조금 떨리는데 기대가 커. 고춧가루나 깨, 참기름, 웬만한 재료는 다 뉴욕에 가져가려고 어제 짐을 싸 놨어요. 예전에 뉴욕에서 김을 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어서 못 쓰겠더라고. 최대한 우리나라 맛을 외국인에게 보여주고 싶지.

오늘 화보 촬영장에서 트로트 음악이 흘러나왔어요. 할머니 맞춤 선곡이었죠

트로트를 좋아해. 그래서 〈미스터 트롯〉 〈불타는 트롯맨〉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은 다 챙겨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안동역에서’예요. 휴대전화 컬러링도 ‘안동역에서’.

요즘 할머니의 ‘최애’는 누구입니까

〈미스터 트롯 2〉 박서진이지.

그의 매력은

노래하면서 장구를 참 잘 쳐요. 어릴 때부터 장구 신동이라고 불렸대. 나는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서진 씨가 평생 노력하며 살았더라고요. 가족 생계 때문에 꿈을 포기할 뻔했고 학교도 그만뒀다는데 마음이 너무 짠한 거야. 경연에서 제일 우승 후보였는데 떨어졌을 때 안타까워서 울었어. 그래도 지금은 잘돼서 다행이야.

인생을 즐기는 당당한 모습이 멋있는 박막례 할머니가 생각하는 나의 매력은

사람들은 내가 전라도 사투리로 톡톡 쏘면서 말하는 것이 매력이라던데, 그런가? 사람은 항상 당당해야 돼요. 친구의 말에 반대하는 마음이 들면 솔직하게 말해요. “그건 아닌 것 같아. 너 왜 그렇게 말해”라고요. 그리고 친구끼리 싸우면 중재자 역할을 해요. 서로 합의점을 찾고 화해시키려고 하지. 아무튼 솔직 담백한 게 내 매력인가 봐.

할머니 친구들은 할머니의 행보에 대해 어떤 반응인가요

너무 부러워하고 좋아하지요. 친구들이 제일 부러워하는 것은 손녀 유라가 택시 불러주는 거예요. 우리는 휴대전화로 택시 잡아서 자동으로 결제하는 방법을 모르는데 요즘 애들은 다 알더라고요. 하루는 내가 인천에 게를 사러 갔어요. 유라가 용인 집으로 돌아갈 때 택시 타고 가래. “너 요금이 얼마 나오는지 아냐?” 했더니 돈은 자기가 낼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친구들이랑 나는 그냥 택시를 타고 내리기만 하면 되는 게 얼마나 편해요. 손녀 덕을 많이 봐요.

러쉬 창업자 ‘로웨나’를 만나고, 미국 CNN과 인터뷰하고, 구글 본사 방문까지. 누구나 꿈꾸는 일을 70대에 경험하는 삶이 안겨준 것은 무엇인가요

감사하는 마음이죠. 눈을 감고 가만히 떠올려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만큼 고맙고 행운이더라고요. 내가 언제 또 유튜브랑 구글 사장을 만날까. 이제는 외국인들도 알아봐요. 그게 정말 신기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기대돼요. 항상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이어야 할 텐데. 얼마 전에 길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 보고 갑자기 “당신, 말년에 구름 타고 올라가”라더라고요. 한 달도 안 된 일이에요.

할머니를 알아보고 한 말일까요

“아저씨 나 알아요?” 물어보니 아니래. 말년에 꽃길만 걷는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구름 타고 올라간다는 말은 처음 들었어요. 그 말만 하고 훅 떠나버렸지.

‘코리아 그랜마’라는 수식어와 함께, 인생의 전성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1947년생이니 곧 80대가 됩니다

마음속으로는 80세가 아니라 48세라고 생각해요.

젊은 세대와 함께 다채로운 경험을 하며 새삼 깨달은 것도 있을까요

무조건 건강이 최고다. 나이를 먹을수록 중요한 건 건강밖에 없어요.

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할머니의 시간은 멈춘 듯합니다. 체력관리 비법을 알려준다면

유라가 건강에 좋다고 유명한 약은 다 사줘요. 약보다 중요한 건 아파트 단지를 매일 걷는 거야. 유라 잔소리가 심해서 안 하고는 못 살아요. 저번에는 운동하라고 헬스장을 280만원어치 끊어줬어요. 근데 젊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무엇인가요

굽 높은 구두를 절대 신으면 안돼요. 무릎이 건강할 때 높은 구두 안 신고 무릎에 무리한 힘을 덜 주는 게 중요해요. 나도 키가 작아서 어릴 때 굽 높은 신발을 많이 신었는데 다 소용없어. 이 말이 100% 맞는 말이야.

스무 살에 엄마가 돼 50년 이상 과일 장사, 가사 도우미, 식당 등 다양한 일을 하며 홀로 2남 1녀를 키웠습니다. 젊은 시절, 할머니는 어떤 소녀였나요

그때는 상상하기도 싫어요. 너무 고생하며 살았거든.

당시 가장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은 무엇인가요

절대 지키고 싶은 건 딱 하나였어. 지조. 옛날에는 여자가 돈을 버는 게 어려웠는데도 무슨 일이든 열심히 찾아서 돈을 벌었어. 나는 남편이 없어도 누구에게 의지 안 하고 자식을 홀로 키우겠다고 생각했어요. 일과 인기를 모두 잡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강, 우리 아기들. 우리 새끼들 아무 탈 없이 결혼해서 아기 낳고 잘 사는 것이 꿈이에요. 그리고 건강하게 유라랑 같이 이 일을 계속하는 것도 꿈이고요. 사실 세계여행이 내 즐거움을 위한 두 번째 꿈인데 될지 모르겠어(웃음).

스위스, 미국, 호주, 영국…. 안 가본 곳을 꼽는 게 어려울 만큼 많은 나라를 경험했어요. 지금까지 여행한 나라 중 가장 좋았던 곳은 어디인가요

자연을 느끼려면 스위스가 좋은데 나는 역시 미국이 제일 좋아. 특히 뉴욕.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풍경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래? 미국에서 안 가본 곳이 라스베이거스야. 그럼 다음 여행지로 라스베이거스를 추진해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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