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임보도국장이 말하는 '보도 공정성', 편협한 시각이자 궤변"

박상우 2024. 4. 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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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25일 페이스북에 글 올려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박모 MBC 신임보도국장은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립 되는 견해가 있다면 당사자들이 가장 말하고 싶어 하는 바를 공정하게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시시비비가 분명히 가려지는 사안에 대해서까지 기계적 공정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확증 편향에 사로잡힌 편협한 시각이자 궤변이다. 그가 취재센터장으로 사실상 주도한 근래 총선 보도와 지난 1년 간의 MBC 보도가 어땠는가?

MBC보도는 現 윤석열정부와 이에 대립 된 야당의 말하고 싶은 바를 ‘공정하게 반영’했다는 말인가?

이종섭 대사에 대한 ‘무리수 보도’와 황상무 前수석 발언에 대한 ‘전후맥락 개무시’ 보도가 공정했단 말인가?

첨예하게 대립 된 이 사안에 대해 민주당을 비롯한 반정부세력의 주장은 처절하게 반영해주었다.

‘이심전심’이 아니라 ‘일심동체’ 수준이었다.

호주현지까지 보도팀을 출장 보내는 그 같은 熱情을 일찍이 본 기억이 드물다.

그것도 총선 정국에..

박모 국장의 또 다른 기준을 보자.

“시시비비가 분명히 가려지는 사안에 대해서까지 기계적 공정성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지난 2년 간 MBC보도국은 상식을 벗어난 저주의 보도를 윤석열 정부에 퍼부었다.

균형은 물론 금도도 없었다. 5년의 국정을 책임진 국가지도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었다.

‘바이든-날리면’으로 혈맹 미국에 대한 대통령 순방을 희화화하고 흠집 내기에 올 인했다.

출근한 대통령 등 뒤에 대고 시정잡배처럼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추태를 보였다.

삼선 슬리퍼, 이른바 쓰레빠를 신고..

이런 MBC의 보도 행태를 그나마 억지로라도 이해하려면 박모 보도국장 표현대로 시시비비가 분명해야 한다.

한 마디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시시비비 가릴 것 없이 ‘惡’이고, 민주당 등 反윤석열 세력은 명백한 ‘善’이라는 말이다.

MBC의 극악스러운 보도를 보면 그렇게라도 이유를 만들 수밖에 없다.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다?

하늘이 아닌 다음에야 선악을 누가 가릴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인류의 운명과 행동에 관여하는 신은 믿지 않는다.’는 아인슈타인 같은 스탠스를 가지겠다는 오만인가?

대한민국 공영방송은 그 의무인 객관과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기계적 공정성과 균형을 가져야 한다.

대한민국 現상황에서 기계적 공정은, 최선은 아니라도 차선이다.

우리 사회의 가치가 극단적으로 양극화 되고 있고 이념적 진영 대립이 극대화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생각 역시 심하게 파편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영방송은 더 더욱 기계적 균형을 맞춰야 한다.

손영준 국민대 교수는 ‘공정성’은 여전히 논쟁적이며 상대적 개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공정성과 언론의 후보자보도> 2007년 3월 관훈저널)

보는 관점에 따라, 보는 진영에 따라 달라지는 개념이라는 뜻이다.

기고문에서 손 교수는, 언론은 사람들이 사회적 이슈를 경험하고 인식, 판단하는 통로인 만큼 왜곡을 최대한 줄이고 배후의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방송에 대해 당시 열린우리당 등 여권은 박수를 쳤고, 한나라당 등 탄핵추진 세력은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해 10월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는 문호철 전 MBC 보도국장.ⓒ

그 이유에 대해 손 교수는 방송 공정성 확보 원칙과 기준에 대한 합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공정성’은 논쟁적이며 상대적이다.

MBC. KBS의 탄핵방송을 두고 당시 언론학회 보고서는 양적 질적으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 유리했다고 결론지었다.

‘불공정한’ 탄핵방송이었다는 말이다.

손 교수는 특히 선거보도에서는 균등·필요의 원칙에 따라 기계적 균형을 맞춘 보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도 대선에서 공화 민주 양당 후보에 대해 지지율 관계없이 50:50으로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지적했다.

박모 보도국장에 돌아가 보자.

이렇게 규정이 어려운 ‘공정성’에 대해 교만해서는 안 된다.

손 교수 제언처럼 공정한 보도에 방송사 자체적으로 전문가, 시민사회와 함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가야 한다.

권력이나 정당, 이익집단, 광고주, 노조, 시민단체에 의해 영향 받는 것을 감시해야 하고 언론인 스스로 각자의 이념적 지향이나 정파적 입장에 매몰되지 않는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MBC內 최대 세력이자 가장 강력하고 정치적인 민노총 언론노조로부터 독립해야한다.

최근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민주당 등 야권과의 강고한 연대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PS)

박모 보도국장은 필자와 워싱턴특파원 생활을 함께했던 후배로 가족끼리도 자주 교류하며 지냈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17년 대선 이후 문재인정권이 들어서면서 돌변해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필자를 ‘적폐’로 규정하면서 징계를 주도했던 후배이다. 징계할 사안이 아니기에 3년을 끌다가 회사가 결국 징계를 포기했지만...

박모 국장에 대한 MBC노조의 최근 성명 일부를 인용하겠다.

“박모 국장의 과도하고 비이성적인 그의 행동이 일종의 ‘과거사 세탁과정’이라고 의심한다.

그는 장기간 파업 사태로 민노총 언론노조원들이 해고되고 징계 받는 등 파업의 여파가 여전했던 2013년 봄 워싱턴 특파원에 지원해 3년 간 미국에서 이른바 ‘부역’했다.

언론노조원들이 그를 어떻게 여겼을지는 짐작이 갈 것이다. 문재인 정권 이후 적폐청산의 바람이 휘몰아칠 때 그는 태세 전환에 나섰다.

감사실로 이동해 동료 기자들을 상대로 칼날을 휘두르는 데 앞장섰다. (적어도 거부할 수 있는 인사였을 텐데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자원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기자가 감사실에 배치되는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2012년 파업 때 입사한 경력기자 50여 명의 채용을 무효화할 목적으로 시작한 이른바 ‘채용비리 감사’ 당시 경력기자들이 전에 다녔던 회사에 공문까지 보내 경력을 확인하는 등 개인 사찰 수준의 조사를 주도했던 인물 중 한 명이다.

해당 경력 기자들은 수치심과 공포감에 지금도 치를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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