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일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 - 미국 경제 미스터리 [글로벌 시황&이슈]

김채은 PD 2024. 4. 26.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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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채은 PD]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입니다. 여러분 혹시 햄버거 좋아하시나요? 아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 햄버거가 아닐까 싶은데요. 전세계 맥도날드에서 팔리는 빅맥 가격을 통해 각국의 물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빅맥 지수까지 생겨날 정도니, 햄버거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탄탄하다 할 수 있죠? 하지만 이 햄버거를 최저시급으로도 사 먹지 못한다면, 대중의 음식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의 햄버거 세트 가격이 무려 20달러 한화로 약 2만 5천 원에 판매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요. 햄버거 가격이 이렇게 오른 배경에는 바로 미국의 뜨거운 고용시장이 있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패스트푸드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15.5달러에서 20달러로 대폭 늘렸습니다. 연방정부의 최저시급이 7.25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차이나는 액수인데요. 캘리포니아 당국에서는 패스트푸드 근로자들이 다른 식당과 달리 팁을 못 받기 때문에 임금이 실질적으로 가장 낮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인건비 대폭 상승은 결국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기업들의 지출을 줄어들게 하니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할 수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미국의 근로자 특히 패스트푸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이민자들은 환호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가 촉발한 최저임금 인상이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저소득 근로자들의 형편은 개선될 걸로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물가 상승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먼저 미국의 최근 고용 동향을 살펴보자면, 지난 3월 비농업 고용이 전월 대비 30만 3천 건 증가하며, 예상치였던 21만 건을 대폭 상회했었습니다. 2023년 이후 발표된 고용지표 중 11번이 전망치를 웃돌고 예상치를 10만 명이나 초과한 것도 5차례나 되는데요. 탄탄한 고용률을 바탕으로 지난 16일 발표된 IMF의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고 기존 2.1%에서 2.7%로 상향 조정됐었죠? 장기간 이어진 고금리와 고물가로 전세계가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 미국은 왜 이렇게 고용과 소비가 호황을 이루고 있는 걸까요? 이 미스터리의 정답은 바로 미국에서의 이민 증가세입니다.

미국 의회 예산국이 올해 1월에 발표한 작년 미국의 순이민자 수는 330만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중 240만 명이 불법 이민자인데, 이들이 낮은 임금 일자리에 투입되면서 물가상승 압력은 낮추고, 고용시장은 뜨겁게 만들어 경제 호황을 일으키고 있는 건데요. 이로 인해 미국 경제의 정통적인 이론으로 통하면서 연준이 지켜보는 필립스 곡선이 어긋나고 있습니다. 필립스 곡선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반비례로 움직이는데, 현재 미국은 실업률은 지난달 3.8%로, 2년째 4% 미만의 실업률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보다 상승했지만, 작년에 비해서는 낮습니다. 미국 의회 예산국에서는 미국의 높은 이민율이 고용률을 증가시켜, 향후 10년간 연평균 GDP 성장률에 0.2% 포인트를 더할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민자의 증가는 첨단기술 제조업에 필요한 인력에도 보충이 되고요. 고학력 이민자들도 증가하면서 미국의 생산성도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지원금이 외국 투자를 불러 일으키게 되고 일자리도 동시에 늘리고 있는데요. 이에 더해 미국 대선에서 불법 이민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시민과 결혼한 불법 이민자의 체류를 합법적으로 허용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특히 부모 한 명과 자녀가 미국 시민이지만, 나머지 부모 한 명이 불법 이민자인 경우를 초점에 맞춰 이민자에 대한 동정 여론을 잠재우고 친이민층의 표심을 사로잡을 예정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뜨거운 고용 시장을 잠재우는 것 역시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무섭게 올라가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입니다. 인건비가 올라감에 따라 패스트 푸드 업체들을 비롯한 소매업들은 운영비 절감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미 캘리포니아주 내 피자헛 매장은 배달 기사 1천 200명을 해고하거나 다른 부서로 이동시켰고요. 다른 요식업들도 매장에 대한 시설 투자를 축소하고, 에어컨 가동 시간과 조명을 어둡게 맞추는 등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해 지출을 줄이고 있습니다. 키오스크 도입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CNN에서는 한 두 달 내에 캘리포니아의 모든 레스토랑은 키오스크 설치를 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는데요. 심지어 미국 뉴욕 식당에서는 높은 임대료와 최저 임금으로 인해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필리핀 직원이 원격을 통해 주문을 받고 예약과 리뷰를 관리한다고 합니다. 뉴욕에서의 최저임금은 16달러인 반면 필리핀인들은 자국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시급이 3달러에 불과하 다는데요. 실제로 지난 24일에 공개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 예비치는 49.9로 나타났습니다.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하는데요. 서비스업 PMI 역시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팬데믹 이후 신규 주문 감소, 그러니까 지출 감소와 고용 감소를 보고했습니다. 한편 오늘은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발표되는 날이었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 7천 건으로 집계돼, 전문가의 예상치를 밑돌았고, 전월보다도 낮은 수치를 보이면서 노동 시장은 아직 견고하다는 것을 나타냈습니다. 미국 의회 예산국에 따르면,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면, 동시에 물가 상승과 일자리 140만 개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를 반영하듯 오늘 1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 PCE 상승률은 3.4%로 경기는 침체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이에 최종적으로 다음주에 있을 FOMC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금리 향방에는 어떻게 반영할지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듯합니다. 지금까지 월가의 돈이 되는 트렌드, 월렛이었습니다. 김예림 외신캐스터
김채은 PD c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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