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예장합동 ‘여성 사역자’, “어디로 가나이까?”

장창일 2024. 4. 2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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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하지만 여성 안수 제도가 없는 예장합동 총회 산하 신학대학원에 여학생들이 오래 전부터 다닐 수 있었던 건 의아합니다.

더욱이 지난해 열린 예장합동 108회 정기총회에서 여성 강도사 고시 허락 직후 번복하는 해프닝 이후 안수에 대한 여성계의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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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안수’ VS ‘그냥 지위 향상’, 신대원 여성 동문 둘러싼 동상이몽
“신대원 여성 왜 뽑냐” “여성 평신도와 연대해야” 총회·여성계의 과제
예장합동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참석자들이 지난해 서울 충현교회 본당에서 열린 개회예배에 참여한 모습. 여성들을 찾을 수 없다. 국민일보DB

‘여성 안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는 교단 헌법과 날로 늘어나는 여성 사역자 사이에 불균형이 계속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못 찾는 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더욱이 다른 교단 여성 목사·장로들이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는 현실 속에서 예장합동 여성 사역자들의 지위가 어정쩡한 것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교단 내부의 고민은 적지 않습니다.

신학대학원은 노회의 위탁을 받아 목회자 후보생을 훈련하는 특수 교육 기관입니다. 모든 신입생이 노회장 추천서를 받아야 하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성 안수 제도가 없는 예장합동 총회 산하 신학대학원에 여학생들이 오래 전부터 다닐 수 있었던 건 의아합니다. 아무리 뛰어난 졸업생이라도 여성은 목사가 될 수 없는데 어떻게 목회자 위탁 교육 기관에 입학할 수 있었을까요.

요술 방망이는 ‘담임목사 추천서’입니다. 제도적 한계로 노회장 추천서를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출석교회 담임목사 추천서를 학교에 제출한 뒤 입학 자격을 얻어 왔습니다. 목사가 되겠다는 열정으로 신학대학원에 입학한 뒤 담임목사 추천서와 노회장 추천서가 지닌 의미의 차이를 알고 절망하는 여성도 있다고 합니다.

“여성에게 안수를 주지 않을 거면 신학대학원도 여학생을 선발하지 말라”거나 “‘담임목사 추천서로 된다’면서 여학생을 선발하는 건 입학정원 늘리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여성 사역자들의 문제 제기가 과연 무리한 것일까요.

총회도 해법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오는 29일에도 예장합동 여성사역자특별위원회는 ‘여성 사역자들의 실질적 처우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엽니다. 공청회에서는 ‘여성 강도권(설교권)의 성경적 의의와 필요성’ ‘동역사 제도에 대한 제언’ 등을 주제로 발표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여성 목사 안수’를 요구하는 여성 사역자들의 피부에 와닿기엔 아쉬움이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열린 예장합동 108회 정기총회에서 여성 강도사 고시 허락 직후 번복하는 해프닝 이후 안수에 대한 여성계의 요구가 한층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 안수는커녕 강도사 고시조차 허락하지 못하는 교단에 지속해서 안수만 요구하는 건 다소 비현실적인 면이 있습니다.

예장통합 총회는 긴 세월 요청 끝에 1995년 여성 안수라는 결실을 봤습니다. 이후 수많은 여성 지도자가 배출됐고 김순미 영락교회 장로는 여성으로는 최초로 총회 부총회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예장통합이 이만큼 여성 지위를 향상한 데는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예장통합 여성계는 성직인 목사 대신 평신도 지도력의 꽃인 여성 장로 안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여성 안수 운동 최전방에는 여전도회전국연합회가 섰습니다.

예장통합 여성계에서조차 “목사 안수를 앞세웠으면 실제 여성 안수가 허락될 때까지 얼마나 긴 세월이 필요했을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장로 안수 전략은 효과적이었습니다. ‘여성 목사’만 앞세우는 건 걸음마도 못 뗀 아기에게 뛰라고 닦달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예장통합 여성계와의 전략적 협력도 필요합니다.

예장합동 총회와 여성계 모두 깊은 고민에 빠졌지만 사실 교회 내 여성 지도력 확대는 일부 보수 교단을 제외하곤 이미 상식이 된 지 오래입니다.

총회는 더욱 과감한 결단이, 여성 사역자들은 보다 지혜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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