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노래하는 밴드, 라쿠나

김미나 2024. 4. 2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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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노래하는 초여름의 밴드, 라쿠나는 말한다. 넷이 있어 못 해낼 것은 없다고.
(왼쪽부터, 오이삭)재킷 SSY. 로퍼 Dolce&Gabbana. 티셔츠, 데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김호)재킷 SSY. 티셔츠 Dsquared2. 데님 팬츠 Dnsr. 로퍼 Maison Margiela. (장경민)코트 Maison Margiela. 부츠 Alexander McQueen. 티셔츠, 데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민혁)재킷 Labeless. 부츠 Yowe. 티셔츠, 데님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코스모와는 첫 만남이죠? 독자들에게 소개 부탁해요.

A : 장경민 (이하 ‘경민’) 안녕하세요? 저희는 꿈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라쿠나입니다. 1998년생 동갑내기들로 이뤄져 있어요. 저는 보컬과 기타를 맡은 장경민입니다.

A : 김호 베이시스트 김호입니다.

A : 오이삭 (이하 ‘이삭’) 드럼을 치는 오이삭입니다.

A : 정민혁 (이하 ‘민혁’) 기타 치는 정민혁입니다.

Q : 오늘이 첫 화보 촬영이죠?

A : 경민 주변에 〈코스모폴리탄〉 화보를 찍는다고 알렸더니 “너 성공했구나” 그러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많이 긴장돼요.

A : 김호 저도 떨리는 상태로 왔는데, 스튜디오에 도착하니 여기저기 방음 스펀지가 붙어 있더라고요. 녹음실과 같은 분위기라 익숙해선지 마음이 좀 놓였어요.

A : 이삭 화보는 멋진 사람들이 나오는 거잖아요.(웃음) 그걸 저희가 한다는 게 참 신기해요.

A : 민혁 피부과에 가서 〈코스모폴리탄〉 화보를 찍는다고 했더니 원장님이 리프팅을 서비스로 해주셨어요. 유명한 잡지라고 하면서요!(웃음) 저희가 피해 끼치지 않게 멋진 작업물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왼쪽부터, 오이삭) 슬리브리스 톱 JW Anderson. 데님 팬츠 No/Faith Studios. 목걸이 Olgami. 스니커즈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정민혁)코튼 재킷 ConectⓇ X. 데님 팬츠 Meantime. 부츠 Yowe.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밴드명인 ‘라쿠나’는 영화 〈이터널 선샤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요.

A : 경민 네. 〈이터널 선샤인〉에 나오는,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 이름이 ‘라쿠나’예요. 저희가 밴드를 결성할 당시에 만들었던 곡명이기도 해요. 이름도 멋있고 의미도 있어 아예 저희 밴드명으로 삼았죠.

Q : '우주의 여름’, ‘언제나 여름’ 등 라쿠나의 음악을 들으면 초여름이 생각나요. 각자 좋아하는 여름의 모습을 말해준다면요?

A : 김호 일단 스케줄이 없어야 하고요, 침대에 누워서 커튼 걷고 비 오는 걸 바라보며 노래 듣는 순간이요. 저희 노래 중에 ‘Hello, Wonderland’를 추천할게요.

A : 이삭 저는 지난여름의 한순간이 떠올라요. 술을 엄청 많이 마신 날이었는데, 아침 6시쯤 해가 뜨고 나서야 집에 돌아가고 있었죠. 더운 열기와 습기, 취기가 올라오는 그 상태가 왠지 기분이 좋았어요. ‘언제나 여름’이 딱 그런 분위기죠.

A : 경민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급격히 더워짐과 동시에 공기의 냄새가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아침에 집을 나섰는데 지난주와는 다른 공기 냄새가 느껴질 때. 그 순간을 좋아해요. 싱그러운 흙 냄새라고 해야 하나요? 저희 노래 중에 ‘YOU’도 그런 순간을 노래해요.

A : 민혁 고등학교 때 점심 먹고 잠들었다가 5교시쯤 깨어났을 때. 이건 공부 안 하는 학생들만 느낄 수 있어요.(웃음) 여름인데 그늘이 져서 그리 덥지 않아야 해요. 제가 추천하고 싶은 저희 밴드의 여름 노래는 ‘나의 거짓말은 새벽 늦게 자는 것’입니다.

셔츠 Maison Margiela. 데님 팬츠, 타이, 안경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라쿠나가 곡을 만들 때 가장 영감을 많이 받는 것은 뭔가요?

A : 경민 나 자신, 그리고 사랑. 인간관계에 있어 사랑이 제일 중요한 근간이 된다고 생각해요. 대상보다는 그 감정 자체에 집중하려고 하죠. 사랑을 느끼게 되는 원인이나 방식, 또 그 사랑이 어디로 향해 가는지.

A : 김호 저는 팀에서 작사나 작곡보다는 편곡 아이디어와 베이스 라인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어요. 그래서 음악적 테크닉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죠. 스틸리 댄 음악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어요. 편곡적으로나 박자, 화성 같은 거에 얽매이지 않고 굉장히 자유로운 편곡과 곡 진행을 실험적으로 이끌어나가거든요. 그래서 ‘신박’한 것도 많고, 별로인 것도 많고.(웃음)

A : 이삭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드러머인 채드 스미스, 그리고 (김)호한테 영향을 많이 받아요. 드럼은 항상 베이스와 함께하니까 호가 만든 리듬을 들으며 뭘 추가하고 뭘 받쳐줄까 생각하죠.

A : 민혁 저는 저만이 할 수 있는 걸 극대화하기 위해 절대 철들지 않으려고 해요.(웃음) 음악을 할 때만큼은 기분파로 행동하죠. 그때그때 끌리는 음악 스타일을 구사해요.

Q : 철들지 않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나요?

A : 경민 저축 안 하기?(웃음)

A : 민혁 음악뿐만 아니라 영화, 예술, 책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기분 좋은 것들을 어떻게 하면 음악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지 늘 고민해요. 고여 있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악동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서요!

Q : 언제 처음 밴드에 대한 꿈을 꿨나요?

A : 민혁 중학교 2학년 때 그린데이의 라이브 영상을 본 후로요! 원래는 취미로 통기타를 쳤는데 그린데이를 알고 나서 일렉 기타를 배웠고 무조건 밴드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죠.

A : 김호 저도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이랑 밴드를 계속하고 있었고, 록 음악을 들으며 밴드에 대한 꿈을 키워왔죠.

A : 경민 중학교 때 KBS2에서 〈TOP 밴드〉라는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방영했어요. 그걸 보고 밴드 음악에 완전히 빠졌죠. 그러다 대학 진학을 위해 기타는 잠시 내려놓고 입시에 전념했는데, 고2 때 공부를 하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밴드 음악에 각성을 했죠. 밴드를 안 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더라고요.

A : 이삭 저는 사실 이 친구들에 비해 밴드 음악을 뒤늦게 알게 됐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혁오 음악에 완전 빠져서 밴드부에 들어가게 됐죠.

슬리브리스 톱 Marni. 안경 Tumulus. 데님 팬츠, 벨트,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마음이 맞아 함께하게 된 네 사람이지만, 작업하면서 의견 충돌이 생길 때도 있죠?

A : 김호 의견 충돌이라기보다는 교환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러 다른 의견을 내놓으려고도 해요. 항상 반대 의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래야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생기더라고요. 생각이 꼬리를 물다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걸 찾아주려고 하는 것도 있고, 그러다 보면 더 완성도 높은 작업을 하게 돼요.

Q : 호 씨가 그 반대편의 역할을 자처하는군요.

A : 김호 미움받을 용기라고 생각해요.(웃음)

A : 경민 예전에는 투닥거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어느정도 노하우가 생겼죠.

Q : 이삭 씨의 역할은 뭐예요?

A : 이삭 갈등이 일어날 때면 말을 아끼는 편이에요. 이미 두 의견으로 팽팽한 상태인데 제가 또 다른 의견을 내거나 한쪽 편을 들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으니까요. 민혁이가 좀 더 잘 나서요.

A : 민혁 적어도 4분의 1만큼은 괜찮은 의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립할 땐 대립해요.

A : 경민 그래도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멤버들이에요. 호가 전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힘든 일이 있으면 같이 먹고살아야 하는 입장인 멤버들의 얼굴을 떠올려라.” 당시에는 그냥 웃으면서 넘겼는데, 진짜로 힘들었을 때 멤버들 얼굴을 떠올리니까 위안이 되더라고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든든하기도 하고요.

A : 민혁 저도 러닝머신 뛸 때 세 사람 얼굴을 동시에 떠올려요.(웃음) 10분은 더 뛰게 되더라고요.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민혁)셔츠 Seokwoon Yoon.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이삭)셔츠 Etro. (김호)셔츠 Dnsr. (장경민)셔츠 SSY.

Q : 최근 성수동에서 게릴라 라이브를 진행했죠. 정말 많은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고 라쿠나의 무대를 즐겼어요.

A : 김호 저희가 지금껏 했던 그 어떤 이벤트보다도 특별했어요. 공연 시작 직전까지 팬분들이 많이 와주셨을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욕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죠. 나중에 스태프분들에게 물어보니까 팬분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중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날씨도 정말 좋았고, 영상도 좋았고,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 공연이었죠. 기획해주신 우리 스태프분들께 정말 감사해요.

A : 경민 밴드 음악이라는 게 공연장으로 찾아가야만 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이벤트로 밴드 문화를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 뜻깊었어요.

A : 김호 일본의 밴드 문화를 보면서 항상 부러웠던 게 지역마다 유명한 밴드 신이 있다는 거였어요. 우리나라는 인디 밴드 문화를 소비하려면 늘 홍대로 가야 하죠. 좀 더 넓고 다양한 지역에 밴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Q : 팬들은 모르는 서로의 귀여운 점을 하나씩 말해주세요.

A : 김호 이삭이는 워낙 애교도 많고 스킨십도 많고. 이 둘(이삭과 민혁)이 맨날 붙어 있어요. 서로 만지면서 또 싫어하더라고요.(웃음)

A : 민혁 그걸 보고 호가 되게 싫어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워요.(웃음)

A : 이삭 민혁이는 가끔 술 먹고 전화를 해요. “이삭아, 진짜 사랑한다”라며 사랑 고백을 하죠. “우리 평생 가자”라면서요.(웃음)

A : 민혁 경민이한테도 하는데 호한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얘가 너무 싫어하니까요. 취한 상태에서도 욕먹을 걸 아는 거죠.(웃음)

A : 이삭 경민이는 술 안 마신 상태에서 전화해요. “이삭아, 술 한잔 진하게 해야지” 이래요.(웃음) 그래 놓고 막상 술자리 생기면 많이 마시지도 않아요.

A : 민혁 그리고 경민이는 뭔가에 집중하느라 얘기해도 못 들을 때가 많아요. 뒤늦게 “뭐라고?” 이럴 때 귀여워요.

Q : 라쿠나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요?

A : 김호 일단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베이스 맛집이고요!(웃음)

A : 민혁 ‘찐친’ 케미는 그 어떤 팀도 따라올 수 없는 것 같아요.

A : 경민 맞아요. 계산된 퍼포먼스가 아니라 진짜 저희끼리 신이 나서 나오는 것들이죠. 이게 관객분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아요.

Q : 그 합이 맞는 순간에 정말 짜릿할 것 같아요.

A : 김호 그게 밴드의 전부죠! 미리 준비한 것 이상의 퍼포먼스가 나올 때 정말 짜릿해요.

Q : 돌발 상황이 일어나거나 실수하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죠?

A : 민혁 이제 멤버들 뒤통수만 봐도 사고인지 아닌지 파악이 돼요.(웃음) 그래서 미리 예방할 수 있죠.

Q : 차기 앨범에 대해 귀띔해주세요.

A : 경민 올여름에 앨범을 발매할 계획인데요, 저희가 추구하는 사운드를 집약한 앨범이 될 것 같아요.

A : 김호 완전히 다른 라쿠나의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A : 이삭 그 어느 때보다 드럼이 진짜 하드코어예요. 열심히 연습하고 있어요.

A : 민혁 저희 멤버들 모두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습해서 정말 좋은 것들만 엄선해 들고 나갈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냉정하게 놓고 봐도, 이번 앨범 정말 좋습니다. 빨리 들려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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