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양극화 심화…"광장동 아파트 1채가 영천동 3.5채 값"

백민정 2024. 4. 2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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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GS건설 청계리버뷰자이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정부의 규제지역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축소되고, 공사비가 오르면서 지역별로 분양가 격차가 커지고 있다. 올해 서울과 지방에서 분양된 아파트 단지 간 3.3㎡(평)당 분양가가 최대 15배 벌어진 사례도 나왔다.

2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올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총 75곳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 3.3㎡당 분양가가 가장 높은 아파트는 서울 광진구 ‘포제스한강’으로 1억3770만원이었다. 이는 3.3㎡당 분양가가 가장 낮은 전남 장흥군 대덕읍 ‘대덕읍더포레스트에코파크’(921만원)보다 1억2849만원 비싼 가격이다. 두 아파트 간 3.3㎡당 분양가 격차는 15배에 달한다.

분양가 양극화 현상은 같은 지역 내에서도 나타났다. 격차가 가장 컸던 지역은 서울이었다. 올해 1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광장동 ‘포제스한강’의 3.3㎡당 분양가는 1억3770만원이고, 지난달 분양했던 서대문구 영천동 ‘경희궁 유보라’는 3932만원이었다. 3.3㎡당 분양가가 9838만원으로 3.5배 차이가 났다. 포제스한강 1채 값으로 경희궁 유보라 3.5채를 구입할 수 있는 셈이다.

서울에 이어 부산, 경기도에서도 분양가 격차가 두 번째로 컸다. 부산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 I’(3624만원)과 기장군 장안읍 ‘부산장안지구 디에트르디오션’(1536만원)의 3.3㎡당 분양가 격차는 2088만원으로 2.4배였다.

경기도에선 3.3㎡당 분양가가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판교TH212’(3392만원)였고, 가장 싼 아파트는 평택시 현덕면 ‘평택푸르지오센터파인’(1415만원)이었다. 두 아파트 간 3.3㎡당 분양가 차이도 1977만원으로 2.4배였다. 이밖에 울산(2배), 인천(1.7배), 충남(1.6배), 광주(1.5배), 대전(1.5배), 대구(1.4배) 등에서 분양가 격차가 나타났다.

분양 가격은 땅값(대지비), 공사비(건축비), 자금조달비용 등으로 매겨지는데 최근 분양가 상승은 자잿값,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오른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비용도 늘었다. 서울 등 입지가 좋은 수도권은 지난해 분양가 상한제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분양가 상승 폭이 더욱 가팔라졌다. 정부는 지난해 1월 서울 강남 3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1분기 1698만원에서 4분기 1819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은 3011만원에서 3799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역 간, 지역 내 입지의 호불호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분양가 격차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분양가 오름세가 지속되며 그 격차도 커지고 있어 청약자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입지에 따른 가격 적정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며 “신규 분양과 기존 구축, 분양(입주)권, 경매 등 상품별 유형을 고루 비교하며 가성비 높은 주택 매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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