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야 유럽이야? 마카오에서 만난 베르사체의 궁전

채은미 2024. 4. 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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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아이덴티티로 견고하게 세워진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
지난 3월,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의 오프닝 세레모니를 위해 참석한 도나텔라 베르사체와 존 레전드.

전방 5m. 존 레전드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고 있다. 후렴구에 접어들자 일제히 떼창 시작. 물론 옆 테이블에 앉은 도나텔라 베르사체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는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Palazzo Versace Macau), 오늘은 장장 12년간에 걸친 준공을 마친 호텔이 본격적인 환대를 시작하는 날이다. 수많은 사람이 탄성을 자아낸 이유는 바로크 양식과 고대 그리스 문화에 근거한 베르사체식 장인 정신이 보석같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거대하고도 컨셉추얼한 건축물이 위용을 뽐내는 마카오 코타이(Cotai) 지역에서 작은 이탈리아를 방불케 하는 유러피언 럭셔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오직 이곳뿐이다.

메두사 문장과 밀란의 베르사체 홈 풍경을 8만 개의 모자이크 타일로 수놓은 호텔 로비.

로비에 들어서면 베르사체 가문의 상징인 메두사 문장이 그레카(Greca) 모티프와 함께 바닥에 한 땀 한 땀 수놓여 있는데, 이 모자이크 타일은 호텔 곳곳의 벽과 바닥, 심지어 객실 내 욕실까지 이어진다. 정교한 공예적 미감은 이것에 그치지 않는다.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밀란 장인이 수작업으로 제작한 테라초 바닥재, 객실 내부의 맞춤형 가구와 리넨, 세계적 도자기 브랜드 로젠탈과 협업해 섬세하게 디자인한 전용 식기, 베르사체의 심미안으로 엄선한 예술 작품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럭셔리한 비스포크 가구와 패브릭, 카펫 등으로 꾸며진 임피리얼 스위트룸은 마치 실제 베르사체 하우스에 초대된 듯한 인상을 안긴다.

마카오 관광사업을 주도해 온 SJM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SJM리조트가 운영하는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리조트 마카오에는 그랜드 리스보아 팰리스, 칼 라거펠트 마카오 그리고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가 연결돼 있다. 이곳에 머물면 다른 두 호텔의 조식 레스토랑과 수영장 등의 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의미. 1990년대 베르사체가 패션계에 신선한 파동을 일으켰듯 테마별로 다르게 꾸며진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 객실은 이탈리아 궁전의 축소판처럼 느껴질 정도로 압도적인 화려함을 자랑한다. 모든 객실의 세면대 수도꼭지와 행거, 배스 로브, 어메니티, 심지어 변기 솔까지 메두사 문장이 더해지고, 기존의 화이트가 아닌 컬러플한 침대 시트는 이 호텔의 아이덴티티를 고조시킨다. 베르사체 가문이 추구해 온 미학과 삶의 방식, 특히 대담하면서도 자유로운 브랜드의 영혼은 호텔 맨 꼭대기 층에 있는 임피리얼 스위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크리스털 스팀 룸과 사우나, 터키식 하맘으로 완벽한 휴식을 선사하는 스파.
야외 수영장은 이탈리아식 정원에 둘러싸인 비밀의 라군을 연상케 한다. 맞은편엔 27m에 이르는 실내 수영장도 있다.

250만 개가 넘는 대리석과 유리 모자이크 타일로 불가사리, 산호, 조개 등을 모티프로 한 베르사체의 ‘트레소르 드 라 메르(Tre´sor de la Mer)’ 프린트를 새긴 스파는 이곳의 또 다른 자부심이다. 유기농 원재료로 만드는 ‘프레임 코스메틱스’ 사의 제품만을 사용한 스파는 몸의 겉과 안을 두루 살핀다. 스파와 함께 빼놓지 않고 즐겨야 할 시설은 27m 길이의 실내 수영장. 유럽 스타일의 정원인 자르딤 세크레토(Jardim Secreto)로 둘러싸인 야외 수영장 덕분에 프라이빗함과 개방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돈 알폰소 1890’ 레스토랑. 오직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 호텔을 찾는 고객도 있을 정도.
‘블루 새우와 캐비아 타르텔레트, 석류를 곁들인 푸아그라 무스, 티라미수와 카놀리 시칠리아니 등의 디저트와 음료가 함께 나오는 애프터눈 티 세트.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의 오픈과 함께 문을 연 돈 알폰소 1890(Don Alfonso 1890)은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풍부한 전통 요리를 소개한다. 헤드 셰프 페데리코 푸치는 전설적인 셰프 알폰소 라카리노의 아들인 에르네스토 라카리노와 협업해 ‘팜 투 테이블’ 퀴진을 실현해 오고 있다. 베르사체의 테이블웨어에 서비스되는 이탈리아 음식을 맛본 후 한낮의 여유를 즐기려면 ‘라 스칼라 델 팔라초(La Scala del Palazzo)’의 애프터눈 티 메뉴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물론 팔라초 베르사체 마카오가 마카오 여행 최고의 선택지임엔 틀림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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