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주문도 한바퀴'…강화나들길 12코스

이춘희 2024. 4. 2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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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12코스는 강화도 동쪽의 작은 섬 주문도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주문도는 조선 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중국으로 가는 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만 지금의 모습은 1923년 이곳 주문도의 교인들이 헌금을 모아 개축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주문도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와 배를 타고 강화도로 돌아오면 오늘의 코스는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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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12코스는 강화도 동쪽의 작은 섬 주문도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육지와 이어지는 다리가 없어 강화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코스는 배가 닿는 주문도선착장을 시작으로 배너머고개, 주문저수지, 주문진, 서도중앙교회, 해당화군락지, 뒷장술해수욕장, 고마이를 거쳐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12코스의 별명은 코스의 특성 그대로 '주문도 길'이다. 총 11.3㎞ 길이로 소요 시간은 3시간이다.

주문도는 조선 시대부터 구한말까지 중국으로 가는 전진기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때문에 영국 성공회 신부들이 최초로 포교 활동을 하는 등 서양 문물이 첫발을 디딘 곳이기도 하다. 주문도(注文島)라는 섬의 명칭 유래 역시 조선 중기의 명장 임경업이 명에 사신으로 떠나면서 임금에게 글을 올렸다고 해서 주문도(奏文島)라 부르던 것이 '섬에서 글을 올렸다'는 뜻의 현재 명칭으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세종실록 지리지에 이미 당시 이 섬을 주문도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있어 실제와는 다르다는 지적이다. 임경업 이전부터 사신이 중국을 왕래하면서 한양의 국왕에게 여정을 보고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야기도 있고, 또는 어원적으로 따져보면 '높은 산이 있는 섬'이라는 뜻이라는 설도 있다.

주문항에서 남쪽으로 길을 걸어오다 보면 배너머고개와 주문저수지, 주문진 등을 거쳐 서도중앙교회를 만난다. 교회이지만 한옥의 형태를 한 특이한 모습의 서도중앙교회는 1905년 설립된 교회다. 부드러운 동양의 곡선과 화려한 서양의 건축미가 혼합돼 소박하면서도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금의 모습은 1923년 이곳 주문도의 교인들이 헌금을 모아 개축한 것이다. 목재와 기와는 강화도에서 들여왔고, 돌을 박아 장식한 벽에는 사람의 얼굴, 물고기 등의 모양이 있다.

주문도 서쪽 해변을 걷다 보면 만나는 드넓은 해수욕장은 뒷장술 해수욕장이다. 장술은 '모래가 쌓여 백사장이 길어 파도를 막아주는 언덕'이라는 뜻이다. 북쪽의 해변을 앞장술, 남쪽의 해변을 뒷장술이라고 부른 데서 이름이 유래했다. 썰물 때 드러나는 넓은 갯벌은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이 서식하고 있어 해수욕과 조개 캐기 체험을 동시에 해볼 수도 있다. 한창 썰물일 때는 북쪽의 대빈창해수욕장과도 이어진다.

나들길은 뒷장술해수욕장이 끝나갈 즈음부터는 언덕길로 접어든다. 숲이 우거진 언덕을 지나다 보면 다시금 드넓은 주문도의 북쪽 해안 절경을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문도선착장으로 다시 돌아와 배를 타고 강화도로 돌아오면 오늘의 코스는 끝이 난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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