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녀 가정 지원에 3040 부부 위로… 교회가 힘 돼준다

장창일,박용미,손동준 2024. 4. 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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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사회 홀리 브리지] <4> 저출산 극복에 팔 걷은 교단들
한 아기가 지난 14일 제주 탐라교회에서 아빠 품에 안겨 있다. 예장합동총회 제공


결혼과 임신·출산, 육아는 인륜지대사다. 개인의 삶을 좌지우지 할 만큼 전적으로 개인과 가정의 몫이다. 하지만 빠르게 확산하는 ‘비혼 문화’와 저출산 흐름 속에서 외부의 도움과 관심 없이 결혼·출산율의 자연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인식 전환을 위해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 총회와 노회·연회가 팔을 걷어붙였다.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결혼과 출산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서다.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총회가 나서서 진행하는 전국적인 캠페인은 갈림길에 선 결혼 적령기 청년과 출산 고민에 빠진 가정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더욱이 다자녀 가정 시상은 신앙의 대를 잇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각 가정에 커다란 격려와 위로가 되고 있다.

청년 미팅 주선도 교회 몫

“인류 역사는 아담과 하와의 결혼과 출산으로 시작됐습니다. 결혼해야 출산으로 이어지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죠. 누굴 탓할 일은 아닙니다. 목회자는 강단에서 가정의 중요성을 선포해야 합니다. 더불어 미혼 청년들의 만남을 총회가 나서서 주선합시다. 가까운 교회 청년들이 만날 수 있는 연합 행사도 마련해야 합니다. 비혼 문화가 확산하고 출산율이 낮아지는 건 기성세대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교회가 나서 변화를 선도해야 합니다.”

지난 14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 다음세대목회부흥운동본부(운동본부·본부장 이성화 목사)가 제주 탐라교회에서 연 ‘한국교회 저출산 극복을 위한 헌신예배’에서 김진하 운동본부 부본부장이 전한 메시지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전국 캠페인을 진행하는 예장합동 총회는 지난 2월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에서 진행한 저출산 극복 전국연합기도회를 시작으로 서울서북(서문교회)·대구경북(대명교회)·전북(드림교회)·광주전남(광주중흥교회)·부울경(대암교회)·제주(탐라교회)를 순회하며 비혼 문화·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식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성화 본부장은 22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비혼 문화와 저출산 극복에 한국교회가 앞장서기 위해 전국을 돌며 ‘기도 행전’을 썼다”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성경이 말하는 출산의 축복과 비혼주의 극복, 3040세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전했던 시간이었다”고 전국 캠페인을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낳아야 한다’거나 ‘결혼하라’는 구호로는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을 바꿀 수 없고 결국 인식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복음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예장합동 총회의 도전이 전 교단으로 확산하고 기존의 문화가 변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장합동 총회는 다음 달 19일을 ‘생명존중·출산사명주일’로 지킨다. 총회는 전국 교회에 저출산 극복 메시지를 담은 영상과 설교문을 배포하며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다음 달 20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열리는 제61회 전국 목사장로기도회에서 교단 산하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 가정 가운데 1년 이내 자녀를 출산했거나 다자녀를 둔 가정을 초청해 격려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운동본부는 전국 기독 학부모와 예비 부모가 참여하는 ‘2024 스말로그 부모대학’ 과정을 최초로 개설해 다음 달 27일부터 한달 동안 온라인을 통해 교육한다. ‘스말로그’는 스마트와 아날로그의 합성어로 운동본부가 아날로그 신앙 영성과 스마트한 교육환경을 결합해 개발한 교육과정이다.

3040세대 가정으로 위로하자

주요 교단 산하 노회와 연회는 3040 세대 가정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장통합(총회장 김의식 목사) 서울강남노회(노회장 임현철 장로)는 지난 9일 열린 노회에서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다자녀(3명 이상) 목회자 가정에 매달 3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은 막내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이어진다. 재정 지원만으로는 출산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진단이 일반적이지만 다자녀 가정에 실질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판단 때문에 결정한 지원책이다.

노회 부서기인 김명윤 목사는 “담임목사보다는 부목사와 전도사들이 많은 혜택을 볼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대상자를 선별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면서 “다른 노회에도 확대돼 목회자들이 먼저 저출산 극복에 적극 나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다음 달 ‘신앙 전수 모범가정 시상식’을 개최한다. 교단 역사상 처음이다. 가정에서의 신앙 계승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한 시상식은 부모에게 신앙을 물려받아 신앙의 열매를 맺고 있는 믿음의 가정을 발굴해 격려할 예정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서울연회(감독 이용원 목사)는 지난 4일 서울 금란교회(김정민 목사)에서 열린 제44회 연회에서 세 자녀 이상 출산한 목회자와 성도 가정을 표창했다. 이날 장다영 금란교회 성도 등 11가정이 연회 표창을 받았다. 지난 8일에는 남부연회(감독 김동현 목사)도 대전 힐탑교회(호대선 목사)에서 제70회 연회를 열고 자녀를 4명 이상 출산한 목회자와 성도 가정에 표창장과 축하금을 전했다.

장창일 박용미 손동준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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