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직형식 못갖춰 효력없어”… 교수들은 인수인계 준비

김유나,박선영 2024. 4. 2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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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2일 의과대학 교수들이 한 달 전 제출한 사직서에 대해 형식을 갖추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4월 25일이 되면 대학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 자동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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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사직 놓고도 엇갈리는 의·정
서울대 교수들 주1회 셧다운 논의
정부 “원점 재논의·1년 유예보다
통일된 대안 제시를” 거듭 당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비상시국대응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22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정문 앞에서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정부가 22일 의과대학 교수들이 한 달 전 제출한 사직서에 대해 형식을 갖추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실제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도 많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교수들은 환자들에게 사직 이후 일정을 안내하며 다른 병원을 연계하는 등 사직 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4월 25일이 되면 대학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 자동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사직서가 수리될 예정인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교육부 관계자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정례 브리핑에서 “의대 교수로 임용된 분 중 사직서를 제출한 분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일종의 항의 표시였기 때문에 현실화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상당수 교수들이 사직서를 병원이나 대학 본부에 제출하지 않고 사직 의사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제출 방식이 개별적으로 다를 뿐 무더기 사직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직을 예고하며 환자 안내를 시작한 교수도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은 이날 ‘외래를 찾아주신 환자, 보호자 여러분께’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이들은 ‘저희의 사직 희망일은 8월 31일이다. 믿을 수 있는 소아신장분과 전문의 선생님들께 환자들을 보내드리고자 하니 희망하는 병원을 결정해 알려 달라’고 적었다. 안내문 하단에는 서울과 경기 등 인근 병원 목록이 기재됐다.

고범석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공보담당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부가 교수 사직이 안 된다고 한다면 현실적으로 길게 보고 진료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료 축소 방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의대 비대위는 23일 총회를 열고 오는 30일부터 주 1회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는 ‘셧다운’ 방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충남대 의대 비대위는 오는 26일부터 금요일 휴진을 결정했다. 충북대 의대 비대위도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를 중단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사직 의사를 밝힌 교수들이 수백 명”이라며 실제 사직하는 교수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실제 사직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모르겠다”면서도 “다만 해결되지 않는 현 상황에 대한 피로감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의협 내부에서도 정부와 의료계가 양보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정부도, 전공의도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면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에 의사들이 참여해 의료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현택 의협 당선인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임 당선인은 SNS에 ‘먼저 때린 놈이 자기는 잘못 없다고 버티다가 처벌이 다가오자 빨리 합의 보자고 난리’라는 글을 올렸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중대본 회의에서 의료계를 향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원점 재논의’와 ‘1년 유예’를 주장하기보다 통일된 대안을 제시해 달라”며 “의료개혁특위에 반드시 참여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유나 박선영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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