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영남당 DNA 싹 뜯어고쳐야… 변하지 않으면 수포당”

정우진 2024. 4. 2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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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바꿔 봅시다] 인천서 내리 5선 윤상현 당선인
윤상현 국민의힘 당선인이 21일 인천 미추홀구의 한 식당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은 ‘영남 중심당’의 DNA를 싹 다 뜯어고쳐야 한다”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수포자 정당’(수도권 포기 정당)의 미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윤웅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당선인(인천 동·미추홀을)은 4·10 총선 최대 승부처였던 수도권 122개 선거구에서 살아남은 19명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은 2008년 18대 총선부터 이번 22대 총선까지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5선을 했다.

이번 총선에서 윤 당선인과 남영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표차는 불과 1025표였다. 득표율로 치면 0.89% 포인트 차의 신승이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부터 국민의힘의 ‘수도권 위기론’을 제기했다. 윤 당선인은 21일 미추홀구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총선은 국민의힘의 예견된 참패였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영남 중심당’의 DNA를 싹 다 뜯어고쳐야 한다”며 “지금 변하지 않으면 ‘수도권 포기 정당’, 즉 ‘수포자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저렇게 빨리 변화하는데 국민의힘은 더 빨리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곧 회담 하는데.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이번 총선의 민심은 대통령과 정부·여당, 야당이 협치에 나서라는 것이다. 이 대표를 범죄자 프레임에만 가둬서는 답이 없다. 그는 야당의 당대표이고, 역대 대선 최소 득표 차(0.73% 포인트)를 기록한 경쟁자이면서, 차기 유력 대권 주자다. 실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직접 느낀 총선 민심은 어땠는가.

“정권심판론 바람이 너무 거셌다. 거대한 바람 속에서 후보 개개인의 경쟁력이나 정책·공약은 모두 실종됐다. 그런 흐름이 수도권 전체를 지배했다. 수도권 122석 중 국민의힘이 이긴 의석은 19개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집권여당이 이렇게 패배한 적이 없다.”

-그래도 험지로 꼽히는 지역구에서 다섯 번 연속 승리했다.

“진정성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도(商道)’ 즉, 상인이 지켜야 할 길이 있듯이, 정치의 길인 ‘정도(政道)’가 있다. 나는 이념이나 당, 출신지보다는 언제나 사람을 우선하는 정치를 해왔다. 구체적으로 제물포역 급행열차 정차, 국립보훈병원 유치, 인천발 KTX 사업, 인천대로 일반도로화 사업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일을 주도적으로 완수했다.”

-총선 패배 8일 만에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주최했는데.

“참패를 당하고도 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헤매고 있으니 나라도 빨리 당이 나아갈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돼야겠다는 생각에서 개최했다. 당 지도부를 공격하기 위한 의도가 결코 아니다. 지난해 수도권 위기론을 이야기했을 때도 ‘내부총질한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안타깝다. 정부·여당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전당대회 시기는 언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가.

“혁신형 비대위에서 결정하면 될 문제다. 다만 ‘당원 투표 100%’ 룰에 대해서는 적어도 당원과 일반국민의 참여를 7.5대 2.5로 하고 있는 민주당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 당이 민의를 받들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민심을 어느 정도는 포함해야 한다.”

-‘한동훈 책임론’에 대한 평가는.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전면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책임이 있다. 정치와 선거는 결국 결과로 말하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그 쟁쟁한 후보들이 다 쓸려나갔다.”

-한국 정치에서 바꿔야 할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한국 정치는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실종됐다. 이런 식으로 싸우는 정치가 세상에 어디 있는가.

이번에 민주당이 ‘이재명 사당화’ 되는 걸 보면서 우리 당은 좋아했다. 민주당이 죽 쑤고 있으니까 우리 당에 잘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이 잘못되면 여당도 잘못되게 돼 있다. 민주당이 바로 서야 국민의힘도 바로 선다. 양당이 적대적 공생을 청산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정책과 혁신 경쟁을 펼쳐야 한다.”

-당권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가.

“아직은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전당대회보다도 혁신의 시점과 내용이 중요하다. 지금은 모든 관심을 거기에 두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추진할 중점 과제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에 대비해 우리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핵무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북핵 폐기와 연계해 한국도 같이 폐기하는 식의 제한된 조건 위에서 ‘자위적 핵무장’을 준비하는 것이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방위비 분담금 등 한국의 부담도 커질 것이다. 결국 우리가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인천=정우진 기자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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