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2연패 달성' 정윤진 감독 "전주고 정말 좋은 팀, 운이 우리에게 있었다" [신세계 이마트배]
배중현 2024. 4. 22. 19:44
정윤진 덕수고 감독이 역전승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덕수고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전주고를 8-5로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반면 1985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39회) 이후 39년 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노린 전주고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덕수고는 선발 매치업에서 열세였다. 8강 경동고전에서 김태형(104구) 4강 경남고전에서 정현우(82구) 카드를 모두 사용, 투수 보호 규정에 따라 '원투 펀치'를 결승전에 기용할 수 없었다. 이와 반대로 전주고는 에이스 정우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정우주는 고교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는 오른손 에이스로 최고 150㎞/h 이르는 빠른 공과 고속 슬라이더가 전매특허. 하지만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운 덕수고는 6회 2사까지 정우주 상대 5점을 뽑아냈다. 3-5로 뒤진 5회 초 1사 2루에서 터진 오시후의 동점 투런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5-5 동점을 만든 덕수고는 7회 초 무사 2루에서 오시후가 다시 한번 장타(2루타)를 터트리며 팀에 리드를 안겼다. 이어 추가 2득점하며 전주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정윤진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자신 있다'고 했는데 내가 약간 거짓말을 했나 싶었다. 전주고는 (상대하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했다"며 "선수들이나 모든 분에게 티를 내면 안 될 거 같아서 그렇게 말씀드렸다. 전주고 정말 좋은 팀이다. 올해 무조건 우승할 거 같은데 (오늘은) 운이 우리에게 있었을 뿐이자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는 걸 (다시) 느꼈다"고 상대를 치켜세웠다.
이날 덕수고는 김태형과 정현우는 물론이고 임지성까지 투입할 수 없었다. 정윤진 감독은 "투수 3명이 없는 가운데 (선발로 내세운) 유희동이 3~4이닝 해줄 거로 믿었다. 그런데 너무 긴장한 거 같더라. 볼넷을 내줘서 뺀 게 아니라 너무 긴장해서 내렸다"며 "이어 이지승과 김영빈이 던져줬는데 김영빈이 생각 외로 너무 잘했다. 정말 감사하다. 오늘의 MVP는 김영빈"이라고 말했다. 덕수고는 선발 유희동이 1회 선두타자 임준현을 볼넷, 2번 성민수에게 우전 안타를 맞자 무사 1,2루에서 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이지승이 3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3실점, 김영빈이 5와 3분의 1이닝 3피안타 무실점하며 역전승의 기틀을 마련했다.
"수명이 1년씩 단축하는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떤 정윤진 감독은 "오시후는 프로에 진출하면 우리나라 왼손 타자 중 손꼽히는 타자가 될 거 같다"며 "(어렵게 우승한 만큼) 지금, 이 순간 이후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에 분위기를 즐거운 쪽으로 하겠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의 실력이 늘지 않을까 한다"며 껄껄 웃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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