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쇄빙선' 자처하던 조국혁신당, 이화영 '술판'엔 침묵

김정재 2024. 4. 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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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쇄빙선을 자처하던 조국혁신당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수원지검 술판 회유’ 논란에 대해서는 침묵 기조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2일 채상병 추모식수가 식재된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창의공과대학을 찾아 헌화와 묵념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술판 회유’ 의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인 이 전 부지사가 제기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한 사업비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 측이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 대표도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6월 다섯 차례 검찰 조사에서 ‘대북송금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이후 “검찰의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다”고 번복한 뒤 지난 4일 재판에선 ‘술판 회유’ 주장을 펼쳤다.

이후 민주당은 13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비판성명, 15일 최고위원회의 비판 메시지, 18일 수원지검·수원구치소·대검찰청 항의 방문 등 파상 공세 중이다. 22일엔 ‘술판 회유’ 의혹을 전담할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도 발족했다. 대책단장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모해위증교사가 확실하다면 관련자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검사 탄핵소추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총선 내내 검찰의 권한 축소와 견제를 약속해 온 조국혁신당은 이날까지 ‘술판 회유’ 주장에 침묵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이 진술조작을 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에 대해 민주당만큼의 정보가 없어 언급하기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6일 조국 대표가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쌍방울 김성태 회장의 발언 내용이 계속 달라져 신빙성 문제를 따져봐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친북 이미지를 씌우려는 특수부와 공안부의 논리가 이루어진 것 같다”고 비판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야당탄압 중단' 손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북송금 의혹' 관련 6차 검찰 소환조사에 출석했다. 뉴스1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야당 탄압 대응과 검찰 권한 축소를 분리해 후자에 집중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 이슈가 나올 때마다 목소리를 내면 ‘방탄 2중대’ 이미지만 강화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특검과 탄핵으로 공세를 펼칠 때, 조국혁신당은 제도적인 개혁을 주장하는 역할을 하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의 다른 관계자도 “민주당과 공조도 하겠지만, 우리는 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법안부터 집중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주도 범야권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날 민주당과의 합당 절차에 돌입했다. 합당이 마무리되면 민주당 추천 당선인 8명은 민주당 소속이 되고 ▶진보당 2명(정혜경·전종덕) ▶기본소득당 1명(용혜인) ▶사회민주당 1명(한창민)은 각자 당으로 복귀하게 된다. 이 가운데 시민사회 추천 후보로 다음 행보가 비교적 자유로운 서미화 당선인이 지난 18일 SNS에 “조국혁신당에 합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조국혁신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 시도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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