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000억대 '양성자', 부산·세종은 '중입자'...암 치료에 사활 건 지자체

김윤호 2024. 4. 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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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의 양성자치료기. 중앙포토, 사진 국립암센터

전국 자치단체가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입자 가속기' 도입에 나섰다. 암 조직을 파괴하는 중입자 가속기에 이어, 1000억 원대 양성자 치료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양성자 치료기 2기, 1000억 원대 추정 사업


울산시는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한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양성자 치료센터를 짓기로 하고, 최근 시 추가경정예산안에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비 1억5000만원을 반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잠정적으로는 양성자 치료센터에 양성자 치료기 2기를 장만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양성자 치료기는 설치비를 더해 1대 값이 500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울산은 양성자 치료기를 2030년쯤 가동할 예정이다.

양성자 치료, 간세포암 치료 효과 연구결과


양성자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다. 양성자 치료기 같은 기기로 양성자를 인체에 쏘아 암 조직을 파괴한다. 암세포 주변에 함께 노출되는 정상 세포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암 치료법이다. 국내에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운영 중인데, 국립암센터가 7년간 연구 끝에 양성자 치료법이 간세포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울산지역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22년 울산시 표준 인구 10만 명당 암 발생률은 311명으로 전국 평균 암 발생률인 301.6명보다 9.4명이 높았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양성자치료센터가 울산에 세워지면, 지방 의료 격차 해소는 물론 시민들이 암 치료를 위해 수도권까지 가는 불편과 이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세종 '중입자' 치료로 의료질 개선 기대


국내 최초로 도입된 연세의료원 중입자 치료기로 첫 치료 대상은 전립선암 환자다. 연세의료원은 앞으로 적용 대상 암종을 차츰 넓혀나갈 계획이다. 중앙포토. 사진 연세의료원
이렇게 울산이 '양성자' 치료라면, 부산과 세종에선 '중입자' 치료 시설을 도입한다. 중입자 치료는 중입자 가속기로 탄소 입자를 빛 속도의 70%까지 가속, 암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이다. 암 질환 즉 암 종류에 따라 양성자와는 다른 암 치료 장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 서울대병원 중입자가속기추진단은 지난 2월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단지에 조성된 중입자치료센터에서 증축·구조변경 착공식을 열었다. 중입자가속기 가동 시기는 2027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충청권의 암 치료 인프라를 담당할 세종시는 지난해 12월 중입자가속기 암 치료센터 설립과 관련, 한양대를 비롯해 국내외 5개 기관과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세종시는 5000억원을 들여 중입자 치료시설, 건강검진시설, 숙박시설 등으로 구성된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종시는 여기에다 힐링·치유센터도 설치할 에정이다. 이런 시설은 2028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입자치료센터는 지난해 연세암병원이 국내에서 처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첨단 암 치료시설이 지방에 들어서면 수도권과 의료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은 인접한 대전·오창 등에 가속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입자가속기 치료시설에 최적지”라며 "이런 시설이 지방에 들어서면 암 환자가 진료를 받기위해 서울로 가는 현상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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