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손상 치료 후 원래 운동 강도로 복귀하려면…”

이해림 기자 2024. 4. 22.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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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스포츠손상 명의’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요즘은 본인만의 취미 운동이 있는 사람이 많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꼭 운동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부상 위험이 늘 뒤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운동이 취미인 사람들은 부상 탓에 평소대로 운동하지 못하는 게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는데, 스포츠 손상을 최대한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상 예방·치료법과 운동을 재개하기 적절한 시기까지,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에게 물었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사진=고대구로병원 제공
- 대표적 스포츠손상인 염좌와 탈구는 어디에, 어떤 때에 잘 발생하나
뼈와 뼈의 이음새에는 관절이 있고, 그 관절을 안정시키기 위해 인대가, 뼈와 뼈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근육이 있다. 본인의 관절 가동범위보다 큰 움직임에 인대나 근육이 손상되는 것이 염좌, 여기서 더 나아가 인대나 근육이 찢어지며 뼈가 제자리를 벗어나 버리는 것이 탈구다.

탈구는 가동범위가 넓어서 움직임이 자유로운 관절에 잘 생긴다. 상체에선 어깨관절, 하체에선 무릎뼈 앞 슬관절이 여기 속한다. 고관절은 가동범위가 비교적 좁은 대신 안정적이라 탈구가 덜 생기는 편이다. 염좌는 관절의 안정성이 강하면서 움직임이 많고, 체중 부하를 많이 받는 곳에 잘 생긴다. 고관절, 무릎관절, 발목관절 등이다. 손가락, 발가락 등 여기저기 부딪히기 쉬운 부분도 염좌가 잘 생기는 경향이 있다.

몸이 유연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탈구가 잘 된다.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으로 탈구를 예방하긴 어렵다. 운동 도중에 동작을 무리해서 하지 않는 게 관건이다. 스트레칭은 염좌 예방 목적이 더 크다.

- 어깨가 처음 탈구될 땐 통증이 심한데, 같은 부위 탈구가 반복되면 통증이 덜해지는 이유가 있나
뼈가 탈구되려면 매우 많은 관문을 거쳐야 한다. 뼈를 감싼 인대와 근육에 이어 관절을 감싼 관절낭이라는 주머니까지 찢어져야 뼈가 원래 위치를 벗어난다. 처음 탈구가 일어났다면 연부조직 손상 때문에 통증이 심하다. 그러나 같은 자리에 탈구가 반복되다 보면 이미 주변 연부조직이 다 손상돼있어 뼈를 잡아주지 못한다. 쉽게 말하면 뼈가 빠질 길이 이미 트여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통증도 덜 느끼게 된다.

- 운동하다가 어깨가 빠졌다면 스스로 끼워도 되나, 아니면 빠진 상태 그대로 병원에 가는 게 좋나
스스로 끼우지 말고 병원에 오길 권한다. 뼈가 탈구되는 과정에서도 인대, 근육, 관절낭이 손상될 수 있지만, 반대로 빠진 뼈를 끼워 넣을 때도 주변 연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병원에서 전문가가 끼워 넣어야 2차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빠진 팔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고 병원에 가면 된다.

- 습관성 탈구는 수술이 필요한가
탈구가 같은 부위에서 3번 이상 반복되면 습관성 탈구로 본다. 외력으로 인한 습관성 탈구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굉장히 많다. 연골이나 뼈가 많이 손상된 상태여서다. 특히 어깨 같은 경우 견갑골과 상완골 사이의 관절와를 둘러싼 연골인 ‘관절와순’이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연부조직이 찢어진 정도가 너무 심하거나 탈구되며 뼈와 연골이 깨지는 경우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찢어진 관절낭·인대를 복원하거나 뼈와 연골의 결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어깨의 경우 관절와순 복원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 만성 염좌는 어떻게 치료하나
만성 염좌는 손상된 인대가 제대로 회복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근력 강화나 인대 강화 등 재활치료를 시도해본다. 그래도 인대가 불안정해 관절염이 빨리 오거나, 뼈·연골이 망가지면 수술이 필요하다. 손상돼서 여기저기 흩어진 인대를 한데 모아 봉합하거나, 몸 다른 곳의 인대를 떼와 손상 인대를 재건하는 것이다.

- 만성 염좌나 습관성 탈구로 수술하고 난 후에 원래 강도로 운동해도 되나
만성 염좌 수술이 성공적으로 됐다면 관절이 원래 기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탈구는 염좌보다 더 큰 부상이고, 스트레칭 등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운동할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특히 탈구 수술을 받은 부위가 운동할 때 자주 쓰는 부위라면 더 그렇다.

- 운동하다가 별다르게 부딪힌 곳이 없어도 뼈에 금이 갈 수 있다는데
운동하면서 작은 스트레스가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뼈에 금이 갈 수 있다. 이를 피로골절이라고 한다. 운동하면서 체중 부하가 많이 가해지는 곳에 특히 잘 생긴다. 고관절, 발등, 발가락 등 우리 몸에서 체중을 견디는 부위가 대표적이다. 정강이뼈에도 많이 생기는 편이다.

- 피로골절은 엑스레이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치료하나
보일 때도 있고, 안 보일 때도 있어서 피로골절이 의심되면 엑스레이보다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피질골에 생긴 실금은 CT를 찍으면 거의 보이고, 해면골까지 금이 갔으면 MRI를 찍어야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엑스레이상으로는 확인되는 게 없어도 골절이 의심되면 CT나 MRI를 찍거나 핵의학 뼈스캔 검사 등 정밀검사를 하게 된다.

- 피로골절을 증상만으로 염좌·근육통 등 다른 스포츠손상과 구분할 수 있나
통증의 양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대나 근육이 손상됐을 때의 통증은 둔한 편이다. 환자들이 “둔하게 뻐근하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그러나 뼈 손상에서 오는 통증은 살을 에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다. 칼로 베거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느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염좌가 일어나면 손상 부위를 어떻게 움직이든지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정 자세나 각도에서 통증이 사라진다거나 특히 강해지는 경향은 별로 없다. 이와 달리 피로골절은 금이 간 부위에 체중 부하가 가해질 때 ‘악’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한 통증이 발생한다.

- 운동으로 인한 피로골절을 예방할 방법이 있나
자세가 좋지 않은 채로 운동하다 보면 피로 골절이 잘 생긴다. 예컨대, 발 전체로 땅을 디뎌야 함에도 발날에 체중이 쏠린 채 땅을 디디는 식으로 한쪽에만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다. 바른 자세로 운동하고, 도중에 자주 휴식해야 한다. 쉬지 않고 계속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게 피로골절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 운동 종목별로 피로골절을 특히 조심해야 할 부위가 있나
골프는 공을 칠 때마다 상체를 회전하다 보니 갈비뼈에 피로골절이 잘 생긴다. 등산은 경사진 곳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고관절이 체중의 5배에 달하는 하중을 견디게 돼 고관절의 대퇴골 골두 부분에 피로 골절이 많이 생긴다. 등산할 때 등에 진 짐을 너무 무겁지 않게 해서 조금이라도 고관절 하중을 줄이는 게 좋다. 크로스핏이나 헬스처럼 무거운 것을 자주 드는 운동도 고관절 피로골절에 취약한 편이다.

- 피로골절은 어떻게 치료하나
스트레스를 받아 뼈에 금이 간 것이니 일단 그 부분에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줘야 한다. 체중 부하도 가급적 안 가게 하고, 움직이지도 않게 해야 한다. 그래서 보통은 깁스를 한다. 실금이 붙기까지는 보통 6주에서 3개월이 걸린다. 붙으면 환자가 느끼던 통증도 많이 사라진다. 그래도 뼈가 붙는지 안 붙는지 정기 검사로 확인해야 하고, 붙은 것으로 판단되면 깁스를 풀 수 있다. 이후 기능성 보조기를 착용해 관절이 움직일 수 있게 하면서 무리한 힘은 가해지지 않도록 한다. 완쾌되면 보조기도 빼게 된다. 이런 보존적 치료를 했느데도 뼈가 아물지 않으면 그때 가서 수술을 고려한다.

- 하체에 피로골절이 생겼다면 하체 운동은 물론이고 상체 운동도 하지 말아야 하나
하체에 피로골절이 생겼다면 하체 운동은 당분간 쉬고, 상체 운동만 하면 된다. 피로골절이 생긴 부분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다른 부위를 운동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이 생길 수도 있고, 뼈가 변형돼서 휘어질 수도 있다. 사소한 부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 운동하다가 다쳤다면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하나
운동하다 어딘가 불편하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일단 운동을 멈춰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다친 부위에 부목을 대거나 해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고, 부기를 빼기 위해 냉찜질을 한다. 다친 부위를 압박할 수 있는 상태라면 압박하는 것도 부기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다친 부위가 심장보다 높이 있도록 유지하면 덜 붓는다.

- 스포츠손상을 치료한 후 원래 운동 강도로 복귀하기까지 얼마간의 기간을 두는 게 좋나
관절 크기와 인대 특징에 따라 다르다. 어깨, 팔꿈치, 무릎, 고관절 등 큰 부위는 회복되기까지 최소 2달은 걸린다. 그렇다고 그동안에 가만히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다 회복되지 않았대서 아무것도 안 하면 근육과 인대가 그동안 완전히 약해져 버릴 수 있다. 물론 다친 직후엔 잠깐 운동을 쉬어야겠지만, ▲부기가 빠지고 ▲다친 부위의 관절과 근육을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게 되고 ▲손상이 있었던 곳에 체중의 1/3~1/2에 달하는 부하를 주었을 때 큰 불편함이 없다면 운동을 시작해도 된다. 단, 강도는 서서히 높여야 한다. 손상을 치료하고 2~3주 후에 이런 방식으로 운동 복귀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면 된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사진=고대구로병원 제공
김상민 교수는…
서울대 의과대학 학사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의과대학에서 정형외과학 석사를, 강원대 의과대학에서 정형외과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간 대한정형외과학회 임상부문 ISTA 2008 학술상, 대한정형외과학회 임상부문 학술장려상, 대한고관절학회 우수심사위원상, 대한골절학회 우수 논문심사위원상 등 다양한 상을 받았다. 대한골대사학회 연수이사를 맡고 있으며, 대한정형외과학회 차기 총무이사로 내정됐다. 병원 근처 중고등학교 야구부 학생들이 어깨부상으로 김 교수를 자주 찾아온다. 중학교 2학년 때 축구하다 인대가 붙은 쪽 뼈가 떨어져 나가는 ‘견열골절’이 고관절에 생긴 후, 뼈가 잘못 붙은 환자도 치료한 적 있다. 그 환자는 군대를 다녀온 후까지도 고관절 움직임이 불편했는데, 김 교수에게 뼈를 바로잡는 수술을 받은 후 불편함이 해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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