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컥 울컥' 하이브리드차, 혼다 어코드·CR-V에선 예외… 어떻게?

편은지 2024. 4. 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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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어코드·CR-V 하이브리드 기술 설명회
엔진보다 전기모터 우선… 전기차 가까운 하이브리드차
"토요타·현대차보다 하이브리드 진보해"
(왼쪽부터) 모토하시 야스히로 혼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총책임자, 사토 에이스케 CR-V 개발 총책임자, 요코야마 나오키 어코드 총책임자가 지난 18일 열린 하이브리드 테크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혼다코리아

"토요타도 하이브리드 기술이 우수하지만,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로 가는 길목에 있음을 고려하면 혼다의 기술이 더 앞서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지난해 국내 출시한 어코드, CR-V 하이브리드의 파워트레인을 개발한 모토하시 야스히로 총책임자의 말이다. 그는 토요타, 현대차 등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높은 경쟁사들의 기술이 훌륭하다고 말하면서도 전동화라는 큰 틀에서 보면 혼다가 가장 앞서있다고 자신했다.

혼다는 지난 18일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모빌리티 카페 '더 고(the go)에서 미디어 하이브리드 테크데이를 열고, 하이브리드 기술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해 국내 출시된 어코드, CR-V 개발 담당자와 혼다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총책임자가 직접 참석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며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높아진 가운데, 혼다 역시 지난해 어코드, CR-V 하이브리드를 출시한 후 판매량이 완연한 회복세에 올라탔다. 혼다의 올해 1~3월 판매량은 609대로, 전년 대비 무려 102.3% 늘었다.

이날 참석한 개발 담당자들은 혼다의 판매 회복 바탕에 '하이브리드 기술'이 자리한다고 봤다. 혼다의 강점인 부드러운 주행감을 가솔린차 뿐 아니라 하이브리드 차에서도 구현하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모토하시 총책임자는 "혼다의 강점은 빠른 응답성으로 인한 가속력과 편안한 주행감"이라며 "혼다는 오래 전부터 주행의 즐거움,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해온 회사다 보니, 고출력 모터를 채용해서 가솔린 차량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면서 주행의 즐거움도 잃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가장 가까운' 하이브리드… 연료효율 높이고, 주행감 살렸다

ⓒ혼다코리아

혼다의 CR-V, 어코드 하이브리드에 대한 자신감에는 혼다의 노하우가 결집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깔려있다. 두 차량에는 혼다의 4세대 HEV 시스템인 i-MMD(intelligent Multi-Mode Drive)가 적용됐는데, 차량 안에 2개의 모터 장착돼 운전 조건에 따라 엔진 구동 방식을 직렬식과 병렬식으로 자동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다.

모터가 2개 장착된 만큼 혼다의 하이브리드차는 엔진보다 모터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한다. 통상 하이브리드차가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엔진이 우선이고 모터가 뒷받침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혼다의 i-MMD는 모터가 중심이 된다. 엔진이 엔진 자체의 힘으로 달리는 경우를 최소화하고, 대신 엔진의 힘으로 배터리를 충전해 모터에 힘을 실어주는 방식이 우선된다.

모토하시 야스히로 혼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총책임자가 i-MMD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하이브리드 명가' 타이틀을 두고 경쟁하는 토요타와 혼다의 가장 큰 차이도 여기에 있다. 토요타와 혼다 모두 모터가 두개지만, 토요타는 엔진이 중심이고 혼다는 모터가 중심인 구조다.

모토하시 총책임자는 "토요타 시스템의 경우 가장 큰 특징은 엔진과 발전용 모터 및 주행용 모터 사이에 동력 분할기구, 즉 유성 기어가 탑재돼 있다. 하이브리드 모드에서 엔진으로 직접 기계적인 동력을 전달하고 주행용 모터에서도 전기를 전달한다. 엔진이 주가 되고 주행용 모터는 보조를 하는 기존 전통적인 엔진 차량의 연장선상에 있는 하이브리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주행용 모터가 메인이기 때문에 모터출력이 높다"며 "고출력 모터로 주행을 시켜 넓은 범위에서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이 가능하고, 이전 세대 차량 대비 빠른 응답성을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

하이브리드차량의 단점 중 하나로 꼽히는 회생제동 시 울컥거림을 줄이기 위해 엔진과 모터를 오가는 충격도 최소화했다. 감속시에는 주행용 모터만 활용하게 되기 때문에 회생제동 이질감이 적다.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엔진과 모터를 오갈 때 트랜스미션을 통해 제어하면서 울컥임이 발생하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모토하시 총책임자는 "혼다 내부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해온 지 20년이 넘었기 때문에 회생제동 부분 관련해서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제어적인 부분에서 많이 고심을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물리적인 브레이크에 대해서 모터 제어를 통해 회생제동 걸 때 이질감이 가급적 느껴지지 않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했다.

사토 아이스케 CR-V 개발 총책임자 역시 "모터에서 엔진으로 넘어갈 때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3가지 모두 심리스하게 구현하고자 노력했고, 엔진이 멈출 때의 진동감, 소음 등 소비자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강성을 높이고 소음을 낮췄다"며 "엔진이 걸리거나 모터가 돌 때 부드럽지 않으면 운전자가 불편하기 때문에 엔진과 모터의 리니어리티를 많이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모터가 우선시되는 특성은 배터리가 부족해졌을 때도 마찬가지다. 통상 하이브리드 차량은 EV모드로 차량을 주행하다가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엔진에 시동이 걸리면서 엔진으로 주행하게 되는데, 혼다의 차량은 엔진에 시동이 걸려도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만 이용되면서 즉각적으로 전기를 모터에 보내게 된다.

그는 "배터리가 굉장히 많이 줄었을 때 엔진에 시동이 걸리고 발전용 모터를 돌리면서 배터리를 충전하게 된다. 그러나 그 때에는 클러치 연결이 안 돼 있는 상태라 엔진에 시동이 걸려도 배터리 충전만 하게 된다"며 "하이브리드 모드에서는 기본적으로 엔진에 시동이 걸려도 발전기로만 이용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2개의 모터를 비롯한 부품 가짓수가 늘어나면서 높아진 비용은 단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원가절감 보다는 주행감과 연비, 품질에 주력했다는 의미인데, 사실상 1모터 시스템을 활용하는 현대차의 하이브리드차도 연비면에서는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소비자들에게 시승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토하시 총책임자는 "단점이라면 가격적인 측면이 있을 것 같다. 1모터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는 현대차와 비교하자면 현대차는 구조가 심플해서 비용 절감에 뛰어나다"며 "그러나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연비와 주행을 모두 만족시키려고 하다 보니 들어가는 부품 자체가 많아 가격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약점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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