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숨길 좁아지고 폐 기능 약해져 호흡곤란 … 한방 복합요법이 해결사

신영경 2024. 4. 22.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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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폐쇄성 폐 질환 3단계 치료법

호흡기에 쌓인 염증 제거하는 ‘청폐’
기관지 확장·폐포 재생해 면역력 UP
심혈관 강화 맞춤식 한약재 처방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호흡기 면역력을 높이면서 심폐 기능을 회복해야 COPD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호흡기는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신체 기관이다. 특히 환절기엔 미세먼지와 황사 등으로 호흡기 건강이 악화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된다. 기침·가래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가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을 진단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 COPD는 대표적인 난치성 호흡기 질환으로 꼽힌다. 그만큼 치료가 까다로운 것도 문제지만, 감기로 질환을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부지기수다. 40여 년간 COPD 치료를 연구해 온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폐의 염증 반응이 커져 허파꽈리(폐포)가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며 “COPD를 적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부정맥·협심증·심근경색증 등 심장 합병증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PD는 숨길이 좁아지고 폐 기능이 서서히 악화하는 질환이다. 주로 담배 연기,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이 폐에 쌓여 발병한다. 기관지 점막이나 허파꽈리(폐포)가 부었다 가라앉기를 반복하면서 만성 염증으로 손상돼 호흡이 어려워지는 게 특징이다. COPD 환자는 주요 증상으로 호흡곤란, 기침, 가래, 가슴 압박감, 전신 무기력증을 호소한다. 기침 후엔 가슴에서 휘파람 소리가 나기도 하며, 가벼운 신체 활동도 버거워지기 시작한다.


COPD 재발 잦아 적극적 치료 필요


특히 COPD는 한번 발병하면 증상을 개선하기 어렵다. 재발도 잦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급성으로 악화하면 환자 절반의 평균 수명이 3.3년에 그칠 정도로 치명적이다. 환자 4명 중 3명의 평균 수명도 7.7년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질환을 조기 발견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영동한의원에선 김 원장이 자체 개발한 복합한약을 통해 COPD를 치료한다. 이른바 ‘한방 약물 칵테일 복합요법’이다. 이는 폐·심장 기능을 강화하고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근본 치료로 통한다. 체질을 개선해 증상 재발을 막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김 원장은 “복합요법을 시행할 경우 빠르면 3~4개월, 길면 1년 안에 COPD 증상이 완화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크게 세 가지 단계로 이뤄진다. 첫째는 폐를 깨끗하게 만드는 ‘청폐(淸肺)’다.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해 숨길을 열어주는 단계다. 청폐 과정이 잘 진행되면 호흡의 통로가 원활해지기 때문에 기침·가래 등 COPD 증상이 잦아든다. 김 원장은 “호흡기 증상이 지속하면 폐 기능이 더 빨리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염증을 제거하면서 증상을 가라앉혀야 일상생활이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둘째는 면역력 증강이다. 증상이 가라앉았다면 손상된 기관지와 폐포의 재생을 유도해야 한다. 이 단계에선 호흡기 면역력을 높여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하고 병든 폐포를 새로운 폐포로 대체하는 식으로 치료가 이뤄진다. 청폐와 면역력 증강을 위해 처방하는 한약은 ‘김씨녹용영동탕’이다. 기존 소청룡탕에 녹용·녹각교·신이화 등 35가지 한약재를 배합한 것이 특징이다. 김 원장은 “김씨녹용영동탕에 담긴 약재는 기관지와 폐 면역력을 높이는 데 깊이 관여한다”며 “폐포 재생 속도를 높여 거칠고 딱딱해진 폐를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심폐 기능 강화다. 약해진 폐와 심장 기능을 동시에 보완하면서 신체 자생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다. 폐와 심장은 형제 장기로 구분된다. 폐가 나빠지면 심장 기능도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폐에서 산소 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심장으로 가는 산소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김 원장이 COPD 치료에서 심장 기능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다. 심폐 기능을 높이기 위한 처방은 ‘김씨공심단’이다. 공진단과 우황청심원에 사향·침향 등 심장과 심혈관을 강화하는 한약재를 더해 처방을 완성했다. 김씨공심단의 개인 맞춤형 처방인 ‘K-심폐단’도 있다. 김 원장에 따르면 K-심폐단은 심장을 튼튼하게 하는 강심(强心) 효과가 뛰어나다. 환자의 체질과 증상을 고려한 맞춤 처방이 이뤄지기 때문에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방 복합요법, 세계적으로도 관심


한방 복합요법은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다. 앞서 김 원장은 수차례 국제학회에서 복합요법을 통한 COPD 치료 증례와 한의학적 가치를 발표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하버드 메디컬스쿨에서 국내 한의사 최초로 COPD 한방 복합요법 강의를 진행했다. 또한 김 원장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오사카 컨벤션센터에서 복합약물을 사용해 COPD 환자의 완치를 도운 임상 연구 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앞으로도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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