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웃을 유럽 해군...미군 쏠 뻔하고, 잇단 미사일 고장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4. 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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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면서 홍해에서 후티의 위협도 막으려고 갈 길이 바쁜 유럽 여러 나라 해군들이 일부 함선의 준비태세 부족과 병력 부족이라는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 특히, 독일 해군에서 발생한 SM-2 미사일 문제는 2018년에도 일어난 적 있다. 미국과 문제의 원인에 대한 논쟁이 다시 일 전망이다.

①유럽 해군의 골칫거리들
유럽 일부 국가 해군 함정에서 연초부터 무기 작동 불능이나 병력 부족 같은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2월 26일(이하 현지 시각), 홍해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저지하는 유럽 주도의 아스피데스 작전에 참가 중이던 독일 해군 작센급 호위함 헤센(F221)이 인근을 비행하던 미 공군 MQ-9 무인기에 SM-2 함대공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SM-2 미사일 불발 문제를 겪은 독일 해군의 호위함 헤센. 독일 해군


MQ-9은 아군 여부를 확인하는 피아식별기(IFF)를 켜지 않았다. 헤센은 탐지한 드론에 대해 미 해군에 문의했지만, 자신들의 드론이 아니라는 응답을 받았다. 후티 반군의 적대적 비행체로 간주해 SM-2 함대공 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 하지만, 미사일이 모두 기술적 오작동을 일으켜 불발했다.

이번 사건으로 SM-2 함대공 미사일에 대한 조사가 요구됐다. 2018년 6월에도 훈련 중이던 작센급 호위함에서 발사한 SM-2 함대공 미사일이 발사 직후 폭발했다. 당시 미사일의 로켓 모터 불량으로 추정됐다.

4월 4일 발트해 인근에서 훈련 중이던 덴마크 해군의 이베르 휘펠트급 호위함 닐스 쥬엘(F363)에서 하푼 함대함 미사일 발사대가 오작동을 일으켰다. 훈련 해역은 덴마크 질랜드 섬과 푸넨 섬 사이의 스토어벨트 해협으로 북해에서 발트해로 들어가는 주요 관문이다. 하루 수만 척 이상의 선박이 이곳을 지나간다. 덴마크 정부는 미사일 오작동 후 인근 선박들에게 스토어벨트 해협을 지나지 말라고 경고했다.

최근 벨기에 해군 호위함 루이스 마리(F931)이 홍배 배치를 앞두고 RIM-7 시스패로우 미사일이 발사되지 않는 등 몇 가지 문제가 확인됐다. 이 배는 네덜란드 해군이 1991년부터 2006년까지 운용하다가 벨기에 해군이 사와 2008년부터 재취역한 카렐 도어만급 호위함이다. 사건을 조사한 덴마크 정부는 이 문제를 알리지 않은 참모총장을 해임했다.

함정 문제 외에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곳도 있다. 이탈리아 국방부는 의회에 러시아의 위협 등으로 인해 육·해·공 모두 병력을 늘려야 하며, 해군의 경우 현재 2만 9000명에서 34% 증가한 3만 90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탈리아는 2012년 19만 명이던 군대의 규모를 15만 명으로 줄이는 법안을 채택했다. 2023년 말 1만 명 늘어난 16만 명으로 정원을 늘렸지만, 병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②주가에 더 신경쓰는 미 조선업계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장관을 포함한 해군 지도부와 미 의회 사이에 해군 전력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한 책임 논쟁이 일고 있다. 4월 15일 미 상원 세출 국방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상원 의원들은 해군 관계자들에게 여러 중요 함선 건조 프로그램이 예정보다 몇 년씩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미국의 대표적 조선 기업인 헌팅턴 잉걸스의 조선소 인더스트리. HII.com


소위원회 위원장인 존 테스터 의원은 해군장관에게 지연은 국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중요한 문제이며, 해군과 조선 산업에 비상사태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장관은 빠른 해결책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해군과 조선소 양측이 무엇을 할 준비가 돼 있는지, 구체적으로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책임을 업계에 돌린 것이다. 그는 일부 프로그램이 첫 함선의 설계 성숙도가 떨어지거나, 설계 및 현장 인력이 부족한 등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군장관은 조선소들이 자체적으로 생산 능력을 높이는 데 충분한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월 중순 해군장관은 조선업계가 기록적인 수익을 발표한 것을 두고 투자보다는 주가에 더 노력한다면서 조선업계를 맹비난했다.

이번 청문회에서도 정부가 앞으로 5년간 1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지만, 많은 조선소가 40억 달러 이상을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며, 조선업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하다며, 적시에 그리고 예산에 맞춰 선박을 납품하는 것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린지 그레이엄 의원은 해군이 함대를 키우기 위한 더 나은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해군 지도부에게 2043년까지 유인 및 무인 함정에 대한 해군의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요청했지만, 해군은 지출 요청에 이것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③이스라엘 미사일 전쟁은 태평양의 예고편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공습하여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관 두 명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170대, 탄도미사일 110기, 순항미사일 30기를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영국, 프랑스, 요르단이 함께 방어에 나서 99%를 격추했다. 일각에서 미사일 방어 능력에 대한 찬사를 보내고 있다.

미 국방부는 태평양에서 중국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의 규모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DF-17 극초음속 미사일. 미 육군


하지만, 하이드 슈 미 국방부 연구공학차관 등 고위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공격은 중국이 미래에 괌, 대만 그리고 태평양 지역에서 벌일 수 있는 전쟁에서 그들이 발사할 수 있는 엄청난 공격의 일부를 미리 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2023년 작성한 중국군 관련 보고서에 전략로켓군이 사거리 5500㎞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500대와 미사일 350기, 3000~5500㎞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대 250대와 미사일 500기, 1000~3000㎞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발사대 300대와 미사일 1000기, 300~1000㎞의 단거리탄도시마일(SRBM) 발사대 200대와 미사일 1000기, 그리고 사거리 1500㎞ 이하의 지상발사 순항미사일(GLCM) 발사대 150대와 미사일 30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슈 차관은 4월 16일 미국방위산업협회(NDIA)가 연 미사일 방어 컨퍼런스에서 미래 위협의 엄청난 규모에는 점점 더 저렴한 요격 수단과 고출력 레이저와 같은 새로운 방어 수단, 적 발사대에 대한 선제 또는 보복 타격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플럼 국방부 우주정책 차관보는 상대방이 저렴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동시에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규모에 맞는 방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히스 콜린스 미사일방어국(MDA) 국장은 그동안 MDA가 예측 가능한 ICBM 요격에 초점을 맞춰 왔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제 더 느리고, 더 낮지만 예측 불가한 순항 미사일, 극초음속 무기 그리고 무인기의 합동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컨퍼런스에서는 가격이 싸지면서 확산하고 있는 자폭 드론처럼 저렴한 위협 수단을 방어하는데 고가의 미사일을 쓰는 비용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레이저와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같은 더 저렴한 옵션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플럼 차관보는 적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공격하는 것도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드론 80대 이상과 탄도미사일 최소 6기를 파괴한 미 중부사령부는 이 가운데 드론 7대와 탄도미사일 발사차량에 있던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 전에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슈 차관은 미 국방부가 300㎾급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요격을 위한 킬웹(Kill Web)이라고 밝혔다. 슈 차관은 지상 시스템보다 더 멀리 볼 수 있는 극초음속·탄도미사일 추적 우주 센서 위성(HBTSS)과 같은 우주 기반 센서와 다양한 종류의 드론, 미사일 및 디코이를 구별하기 위한 잠재적인 인공지능(AI) 패턴 매칭 알고리즘을 포함해 조기 탐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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