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청년이면 우리교회 청년”… 마커스워십에 공간 제공

김아영 2024. 4. 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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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신목회열전] <16> 김현중 맑은샘광천교회 목사
김현중 맑은샘광천교회 목사가 최근 서울 성북구 교회 본당에서 다음세대·지역사회와 호흡하는 교회 사역을 소개하고 있다.


김현중(53) 맑은샘광천교회 목사는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아름다운 연주를 위해 오케스트라가 절대음에 조율돼야 하는 것처럼 교회도 말씀 안에 조율된 비전과 꿈을 가진 공동체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으로는 아름다운 신앙의 연주를 위해 열정과 헌신의 공동체가 돼야 한다. 지휘자를 주목해야 하는 오케스트라처럼 교회는 성령의 지휘하심에 주목해야 한다. 또 교회는 다른 이의 희로애락에 공감하고 격려하며 함께 연주하는 공동체를 꿈꾼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 오케스트라’

김 목사가 이 같은 목회 철학을 정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최근 서울 성북구 교회 목양실에서 만난 김 목사는 “저와 사모가 목회자 자녀로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자랐다”며 “자연스럽게 교회가 공동체적 영성을 추구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2년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사역할 기회가 생겨 가족 모두 캐나다에서 생활했다. 자녀들은 현지 초등학교에 다니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했다. 김 목사는 “아이들이 오케스트라에서 함께 연주할 부분을 개인적으로 연습해 함께 연주하는 것을 봤는데 저에게는 굉장히 충격적이었다”며 “연주할 때 상대방 악기의 소리를 염두해 자신의 소리를 어떻게 어울리게 넣을까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바로 교회 공동체임을 깨달았다. 오케스트라는 교회 모습과 참 많이 닮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교회 공동체에 대한 목회 철학을 품고 개척을 준비하던 2018년 그는 개척이 아닌 맑은샘광천교회 5대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그의 나이 47세였다. 교회는 서울 성북구에서 굵직한 사역을 담당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생각지 않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부담감부터 밀려왔다. 그는 “떠밀려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며 “제 실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교회라는 생각도 들었으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강력했다. 하나님께서 하실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으로 순종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워십팀에 교회 공간 활짝

그가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시작된 일은 교계에서 대표 워십팀으로 꼽히는 마커스워십이 매주 찬양 집회를 할 수 있도록 교회 공간을 무상으로 내어준 것이다. 김 목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지역에서 넓은 예배 공간을 만들기 위해 교회 장년 세대가 얼마나 수고하셨을까 생각했다”며 “그래서 이 공간을 잘 활용하고 싶었다. 하나님이 기적처럼 마커스워십을 연결해주셨고 지금도 함께 한다. 한국교회 청년이면 우리교회 청년이라는 마음으로 이들의 사역에 동역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교체되면 기존 사역이 없어질 것이라는 교회 당원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부임 후 ‘일대일 제자양육’ ‘EDI 전도 제자훈련’ 등 기존 사역을 그대로 이어왔다. 다만 사역을 재배치했고 성도들이 많은 사역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표로 정리했다. 김 목사는 “15년간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한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특히 기획실 사역을 하면서 전체를 보는 안목이 생겼던 것 같다”고 했다.

다음세대·지역사회에 투자 ‘팍팍’

그는 무엇보다 당회원들과의 소통에 정성을 들였다. 김 목사는 “작은 일 하나까지 소통하며 함께 교회를 세우는 데 노력했다”며 “담임목사와 장로가 견제하는 게 아니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에 최우선을 뒀다”고 말했다.

다음세대를 키우는 사역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교회가 있는 지역사회는 낙후된 편이라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신앙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한 중·고등부 비전 트립인 ‘화랑원정대’를 만들었다. 매년 해외로 비전 트립을 가는데 교회가 전액 지원한다. 김 목사는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자신의 어머니 나라에 다녀오면서 어머니에 대한 진심 어린 이해와 가족 간 회복을 경험해 감사하다”고 했다.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 다음세대 양육을 위해서도 앞장선다. 서울시 문화예산을 지원받은 ‘맑은샘 문화예술학교’는 지역 아동에게 양질의 문화 교육과 활동을 통해 예술 활동이 취약한 다음세대가 자신의 재능과 가치를 발견하도록 돕는다. 김 목사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도 누구나 지원해 참여할 수 있다”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공동체성을 맛보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역동적 사역의 비결은

기존에 이미 튼튼하게 다져진 일대일 제자 양육과 전도 훈련 사역을 넘어 다음세대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사역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분위기를 맞았다. 팬데믹 후 교회는 교회학교와 청년부가 8~20%가량 성장하는 열매도 맺었다.

김 목사는 모든 공을 하나님과 성도들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예배와 각종 양육 및 훈련, 다음세대에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뿐”이라며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전도팀을 만들어 복음 전파하시는 성도님들과 청년부의 자발적 헌신에 교회가 좋은 영향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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