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바둑 둘 운명
2024. 4. 22. 00:11
〈본선 16 강전〉 ○ 딩하오 9단 ● 김승진 4단
장면④=바둑에선 제4선 이후를 ‘중앙’이라 부른다. 중앙은 전투의 장소이자 고수의 놀이터다. 하수에겐 공배이기 십상인 실망의 땅이기도 하다.
딩하오는 백1을 선수하고 3으로 눌렀다. 그 순간 허공을 가르며 흑4가 슬며시 놓였는데 AI를 보니 놀랍게도 이곳에서 푸른 점이 반짝이고 있다. 흑4 같은 수는 누구한테 배울 수 있는 수가 아니다. 백의 엷음을 조용히 찌르며 중앙의 주도권을 가져온 이런 수는 오직 감각의 소산이다. 김승진이란 소년이 바둑을 둘 운명임을 보여주는 한 수이기도 하다.
◆AI의 감각=AI는 상변을 누른 수(장면도 백3)가 전혀 급한 곳이 아니라고 한다. 그 수로는 하변을 확실하게 정리한 다음 백7에 두라고 한다. 이 수는 부드럽다. 백의 엷음을 보강하며 A의 절단을 노리고 있다. 흑도 좌변으로 손을 돌리겠지만, 이 그림은 백의 75% 승률에 2집반 우세라고 한다.
◆실전 진행=흑▲의 창끝이 거북하다. 수비도 마땅치 않자 딩하오는 백3으로 반격을 도모한다. 김승진도 지체없이 나가 끊었고 전투가 시작됐다. 이 판을 뒤덮은 유혈극의 서막이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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