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고속도로 교통난 해소 어떻게?…“지하화부터 하이패스IC까지”

임정희 2024. 4.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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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이용자 8~9명 교통정체 경험
지하 고속도로로 도로 용량 증대, 안전성 향상 연구 한창
하이패스 IC 설치로 교통량 분산, 전국 10개소 운영
시뮬레이터를 통해 가상현실(VR) 속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10명 중 8명 이상.

고속도로 이용 시 이용자 80% 이상이 교통정체를 경험하고 있다는 수치다. 한국생산성본부가 지난해 7~9월 진행한 고속도로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재정 고속도로는 이용자의 85.5%(보통 31.2%, 심각 54.3%), 민자 고속도로는 94.8%(보통 35.5%, 심각 59.3%)가 교통정체를 겪은 바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를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등은 고속도로 교통정체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속도로 지하화 사업과 하이패스IC 설치 확대 등이다.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도로 용량을 넓히고 하이패스IC를 설치해 기존 IC에 몰리던 교통량을 분산한다는 것인데, 지난 17일 직접 관련 사업 현장을 찾아 교통난 완화를 위한 노력을 들여다봤다.

시뮬레이터 외부 모습. 시뮬레이터 내부에서 VR 영향이 재생되고, 운전자의 움직임은 레일과 시뮬레이터 움직임 등으로 구현된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고속도로 지하화 어디까지 왔나, 안전성 높일 방안은?

경기도 화성시에는 도로주행 시뮬레이터 실험센터가 마련돼 있다. 시뮬레이터는 실제 도로에서 자동차를 달리는 것과 같은 상황을 가상현실(VR)로 구현하는 것이다. 내부에는 VR 영상이 재생되고, 운전자의 움직임은 외부에 설치된 레일과 시뮬레이터 움직임 등으로 구현되고 있었다.

실험세터는 연구 목적에 따른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VR 영상을 제작한 뒤, 시뮬레이터에서 시나리오를 가동해 실험을 진행하는 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실제 지하 고속도로를 운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 등을 대비한 도로기술도 이 가상현실을 통한 모의주행으로 개발해볼 수 있다.

시뮬레이터 내부 모습. 별도의 VR 기기를 착용할 필요는 없이 원형 통 모양의 시뮬레이터 내부 전체에 VR 영상이 재생됐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이현석 한국도로공사 연구위원은 “시뮬레이터는 실차 주행이 불가능한 다양한 도로 환경에 대해 가상현실 기법을 적용해 운전자가 실제로 주행하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구현하는 실험 시설”이라며 “시뮬레이터에 자기부상 제어 기술을 이용해 원심력이나, 차량 급제동 시 쏠림 현상을 실제와 거의 유사하게 묘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뮬레이터 내부로 들어가 차량에 탑승해 VR을 체험해봤다. 별도 VR 기기를 착용할 필요는 없었고 원형 통 모양의 시뮬레이터 내부 전체에 VR 영상이 재생됐다.

차량 뒷좌석 탑승 후 VR 영상이 시작되자 실제 도로를 달리고 있는 것과 거의 흡사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운전자가 실제로 속도를 내거나 브레이크를 밟는 대로 모션이 작동했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지하화 관련 시나리오도 준비 중이다. 지하 고속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를 가정해보고 운전자의 반응을 분석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매뉴얼 구축 등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지하 고속도로 관련 연구에도 연구 시설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현재는 대심도 터널을 테스트하는 시나리오가 구축돼 있다. 대심도 터널 입구부 정체와 터널 안 사고, 터널 출구부 안개 등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운전자가 어떻게 대응하는 지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영동터널을 활용한 도로터널방재종합시험장에서는 터널 내 사고 상황을 가정한 체험과 훈련, 관련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정희 기자

도로공사는 가상현실뿐 아니라 실제 터널에서도 화재 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도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영동터널을 활용한 도로터널방재종합시험장에서는 터널 내 사고 상황을 가정한 체험과 훈련, 관련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었다. 이날 충북 영동군의 영동터널을 찾아 내부 시설을 살펴보니 소화기부터 화재 연기를 밖으로 분출하는 제트펜 시설, 물분무 시설 등 사고에 대비한 최신 장치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향후 지하 고속도로 관련 방재시설 연구 개발도 이 시험장에서 이뤄진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하 고속도로 운영과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고려해 시험장에 제트팬보다 안전한 대배기구 시설 등을 구축하고 교육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하이패스IC, 기존 IC 교통량 분산 기대

교통량을 분산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고속도로 진출입을 위한 나들목(IC)를 신설하는 것이다. 기존 IC에 차량이 몰리며 정체가 발생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신탄진 휴게소를 찾으니 올해 말 설치를 목표로 하이패스IC 사업 추진이 한창이었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IC가 운영될 경우 신탄진IC 교통량의 11%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한국도로공사

신탄진 하이패스IC 설치 위치와 1.7km 떨어진 곳엔 국도 17호선을 연결하는 신탄진IC가 위치해 있는데, 교통량이 몰릴 때는 극심한 정체 현상이 발생한다.

박주영 도로공사 남부도로개량사업단 공사관리팀장은 “해당 사업은 신탄진 휴게소와 국도 17호선을 연계해 대전 북부권 접근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며 “신탄진IC를 통해 국도 17호선에서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 대기하는 차량 행렬이 피크 시간 대 약 400m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이패스IC가 설치되면 기존 신탄진IC에 집중되는 교통량 분산으로 이 일대 교통 정체가 해소되고 주민 편의를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는 하이패스IC가 운영될 경우 신탄진IC 교통량의 11%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패스IC 설치 초기인 2025년에는 신탄진IC 교통량이 1일 기준 3만2459대에서 2만9979대로 7.6% 감소하고, 향후 2044년에는 2만5433대로 11% 가량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재 신탄진 하이패스IC처럼 휴게소를 활용한 하이패스IC는 전국 10개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주종완 국토부 도로국장은 “기존 IC를 이용하기 위한 교통량이 집중되다 보니 정체가 발생하는 구간들이 있다”며 “신탄진 하이패스IC와 더불어 경부고속도로의 남사진위IC를 신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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