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아이돌에 ‘꿈의 무대’이자 ‘시험대’가 된 코첼라 [D:가요 뷰]

박정선 2024. 4. 20. 13:4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가장 큰 목표는 ‘코첼라’ 무대에 서는 겁니다.”

베이비몬스터를 비롯해 하이키, 키스오브라이프, 아일리원, 픽시, 배너 등 직접적으로 ‘목표가 코첼라’라고 언급한 이들만 해도 열 손가락으로 다 꼽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미국 최대 음악 축제로 통하는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페스티벌)은 케이팝 아이돌에겐 꿈의 무대로 통한다.

ⓒ쏘스뮤직

이 배경엔 지난 2019년 케이팝 걸그룹 최초로 이 무대에서 공연한 블랙핑크의 효과가 컸다. 이 페스티벌에 출연한 이후 블랙핑크에 대한 입소문이 났고, 이들은 북미 시장에서 급격한 인지도를 쌓으면서 ‘빌보드200’ 1위 등 각종 글로벌 차트 등에서 큰 성과를 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2020)에도 코첼라 페스티벌에 출연했을 당시의 블랙핑크 멤버들의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헤드라이너로 공연을 이끌기도 했다.

케이팝 아이돌들이 이 무대를 ‘꿈의 무대’로 꼽는 이유는 코첼라 페스티벌은 현지 시장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일종의 ‘시험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 케이팝 관계자는 “전 세계에 많은 음악 페스티벌이 있지만 현재로서는 코첼라가 가지는 위상이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블랙핑크의 성공 이후 코첼라에 대한 욕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팝이 세계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올해 코첼라 페스티벌에서는 페기 구, 비비와 타이거 JK·윤미래, 에이티즈 , 르세라핌 등 한국 아티스트의 무대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올해 여러 의미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건 르세라핌이다. 높은 관심과 달리 평가는 씁쓸함이 더 크다.

르세라핌은 지난 14일 코첼라 사하라 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펼쳤는데 기대 이하의 공연을 선보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화려한 오프닝 영상과 밴드 영상과 함께 등장한 르세라핌의 무대는 강렬했고 시청각적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기엔 충분했다. 많은 인원의 댄서와 함께 무대를 꾸미고 야외 페스티벌 답게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보컬은 불안정하게 흔들렸고, 불안함에서 오는 작은 목소리는 밴드 사운드에 번번이 묻히기 일쑤였다.

물론 야외 페스티벌 무대에서의 라이브 공연은 베테랑 가수들에도 까다로운 건 사실이다. 그런데 이건 르세라핌의 무대에만 특별하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를 두긴 어렵다.

더 논란이 된 건 대중의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문제였다. 해당 페스티벌을 통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 블랙핑크도 르세라핌과 마찬가지로 당시 가창력 논란을 겪었지만, 적어도 논란을 가볍게 받아들이진 않았다. 반면 르세라핌 멤버의 대처는 매우 아쉽다. 멤버 사쿠라는 “누군가의 눈에는 미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완벽한 사람은 없고 우리가 보여준 무대 중 최고의 무대였다는 것은 흔들림 없는 사실이다”라며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자평했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데뷔 2년차 아이돌 그룹임에도 비판을 받아들이기 보단 안주하고, 더 솔직하게는 비판을 받아들이려는 마음조차 없어 보이는 듯한 모습은 아쉬움이 남는다.

첫 무대에서 비난 여론에 부딪혔지만, 아직 만회할 기회는 남았다. 오는 20일(현지 시각) 두 번째 코첼라 공연을 앞두고 있다. 앞선 무대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이 관계자는 “코첼라 페스티벌이라고 100% 라이브 해야한다는 조건이 있는 건 아니다. 그룹의 특색을 살린 영리한 기획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가수’라는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어떤 것에 방점을 찍든 그것은 자유이지만 최소한 대중을 납득시킬 수 있는 무대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