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빗 때문에 머리 뽑혔다"…목욕탕 업주에 소송 건 50대女
목욕탕에 비치된 롤빗으로 드라이를 하던 여성 손님이 싸구려 빗 때문에 머리카락이 뽑혔다며 업주에게 1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부산에서 7년째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50대 여성 손님 B씨는 목욕을 마친 뒤 탈의실에 비치된 롤빗을사용해 드라이하다가 머리카락이 엉켰다.
B씨는 10분간 애를 썼지만 머리를 풀 수 없었고, 목욕탕 내 매점에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매점 관리자가 핀셋을 들고 약 10분 동안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풀어줬고, B씨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그런데 며칠 뒤 B씨는 남편을 대동해 목욕탕을 다시 찾아왔고, 180도 다른 태도를 취했다고 한다. B씨는 목욕탕 사무실에 찾아가 A씨에게 "싸구려 롤빗 갖다 놔서 내 머리카락이 다 뽑혔다"고 주장하며 "아는 변호사에게 물어보니 보험으로 배상받을 수 있다는데 보험 들어놓은 거 있냐"고 물었다.
A씨가 "손님이 빗을 쓰다가 잘못해서 탈이 난 건데 보험은 안 될 것 같다"고 하자, 돌아간 B씨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려 22장의 서류를 받아 든 A씨는 그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B씨가 "탈의실에서 20분간 옷을 벗고 있는 상태에서 머리카락을 떼어냈기 때문에 큰 수치심을 느꼈고, 추위를 느껴 목에서 피가 날 정도의 극심한 감기몸살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또 "머리카락이 뽑혀서 외모에도 문제가 생겼고 병원 진료비, 약값, 교통비가 들었다"고 했다.
A씨는 "대중탕 탈의실에서 모든 사람이 다 벗고 있는데 무슨 수치심을 느끼냐"며 "당시 11월이라 난방을 굉장히 세게 하고 있었는데 감기에 걸렸다는 것도 납득이 안 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양지열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를 하려면 목욕탕이 잘못해서 손해를 입었다는 걸 손님이 입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배상 청구가 안 받아들여진다"며 ".사장님은 재판받으러 가시면 그 빗이 다른 데서 사용되는 일반적인 빗이라는 점과 손님이 머리카락을 떼어낼 때 옷을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는 점 등을 잘 설명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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