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육 먹으려고 뛴다”… ‘주객전도’ 마라톤 온라인 화제

이정헌 2024. 4. 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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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이 본격 뜀박질에 나서는 계절이 왔다.

최근 온라인상에선 '수육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금천구청장배 건강 달리기 대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건강 달리기 대회의 화젯거리는 단연 '수육'이다.

수육런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지 말자는 대회 취지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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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청장배 건강 달리기 대회 주목
참가비 1만원에 수육 등 제공
“완주나 기록 부담 덜고 즐기며 달리길”
온라인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등에 '수육런'을 검색해 올라온 수육, 두부김치 사진을 갈무리. 올해 20회를 맞는 금천구청장배 건강달리기 대회는 2006년 무렵부터 참여자들에게 수육 등을 제공해왔다. 포털사이트 캡처


러너들이 본격 뜀박질에 나서는 계절이 왔다. 최근 온라인상에선 ‘수육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금천구청장배 건강 달리기 대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완주 여부와 무관하게 참가비 1만원을 내고 수육과 두부 김치, 막걸리 등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밤 금천구육상연맹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일시 차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당시 홈페이지에는 “해당 사이트에 허용된 일일 데이터 전송량을 초과해 사이트가 차단되었다”고 안내됐다. 18일 오후 해당 홈페이지는 다시 접속자 폭주로 접속이 차단되는 일을 겪었다.

이번 접속 폭주 사태는 연맹이 다음달 26일 개최하는 제20회 금천구청장배 건강 달리기 대회 때문이다. 대회 안내문에 따르면 선착순 모집하는 참여자 950명은 금천구청역 안양천 인근 광장에서 출발해 5㎞ 또는 10㎞ 코스를 뛴다. 메달, 기록칩 등 다른 마라톤 대회가 기본 제공하는 완주 기념품은 없다. 대신 참가비는 1만원에 불과하다.

이광남 금천구육상연맹 회장은 18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접수 기간 이전인데도 착오 입금한 지원자가 1000명이 넘는 상황”이라며 “주중에 환불 조치를 모두 마무리하고 예정대로 오는 23일 선착순 모집을 다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전 문제 등으로 부득이 인원을 950명으로 제한했다”고 덧붙였다.

과거 개인 운동으로 취급되던 달리기(러닝)는 최근 다양한 세대가 크루를 이뤄 뛰는 단체 운동으로 변모했다. 소셜미디어에 ‘러닝’을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만 300만개가 넘고, 해시태그 ‘런스타그램’을 붙인 게시물도 120만개 가까이 된다. 여의도공원, 한강공원, 반포 잠수교 등 평평한 육로가 조성된 곳이라면 2열 종대를 이뤄 뛰고 있는 러닝 크루의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금천구육상연맹 제공


이번 건강 달리기 대회의 화젯거리는 단연 ‘수육’이다. 특히 참가자 전원에게 수육, 두부김치, 막걸리 등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부에서는 이번 행사를 ‘수육런’으로 부른다. 온라인 상에선 “10㎞ 뛰고 오면 수육이 없다. 수육 먹으려면 5㎞ 코스를 뛰어야 한다” “보통 다른 대회에선 10㎞가 메인인데, 여긴 빨리 뛰고 와서 수육 먹으려고 하는 바람에 5㎞가 메인”이라는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이 회장은 “참가비가 1만원이라 (주최 측도) 남는 장사가 아니다”며 “수육을 무한 제공한다고 잘못 알려져 있다. 그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오해 말아달라”고 했다.

수육런이 화제가 된 배경에는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지 말자는 대회 취지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 대회에서는 메달과 기록 칩을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낮은 진입 장벽 덕분에 누리꾼들도 “처음인데 해볼까” “지금부터 준비하겠다” 등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회장도 “말 그대로 ‘건강 달리기 대회’다. 평소 뛰지 않는 분들도 참여하도록 완주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도 있다”며 “힘들면 되돌아오면 된다. 무리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23일 선착순 티켓팅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몸에서 땀이 많이 나서 수육런인 줄 알았다” “같이 뛸, 아니 먹을 사람” “수육 땡긴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요새 마라톤 대회는 참가비가 4만~5만원씩 하면서 쓸모 없는 기념품만 챙겨준다”며 “자원낭비도 안 하고, 수육 두부김치 막걸리라니 최고”라고 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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