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뜨거워진 몽골에서 벌어진 끔찍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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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몽골발 황사가 심해진다는 일기예보다.
황사 발원지인 몽골에서 맞는 상황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모래폭풍 먼지가 대기 5km까지 올라가서 굵은 입자는 몽골 국토에 흩뿌리고 미세 입자는 멀리 한국까지 이동한다.
UN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몽골에 연간 평균치의 2배에 달하는 양의 눈이 내리면서 도로가 끊겨 1만3500가구가 고립됐고, 한파 피해는 5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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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광준 기자]
오늘도 몽골발 황사가 심해진다는 일기예보다. 황사 발원지인 몽골에서 맞는 상황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올해 한두 번 황사가 울란바토르에 온 것 같은데, 지난해와 비슷한 것 같아요. 몽골의 황사는 '도시를 덮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심합니다. 바람과 함께 모래 폭풍처럼 황사가 다가오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몽골에서 식량위기 극복을 돕고 있는 농촌진흥청 코피아센터의 오명규 센터장의 전언이다. 고비사막에서 발원한 모래폭풍 먼지가 대기 5km까지 올라가서 굵은 입자는 몽골 국토에 흩뿌리고 미세 입자는 멀리 한국까지 이동한다. 몽골 전 국토가 빠르게 사막화되면서 황사의 강도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 2016년 3월 22일 몽골 서부 우브스 아이막에 있는 한 목축업자의 게르. 2016년에도 여름 가뭄에 이어 겨울엔 조드가 이어지면서 수십만 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
ⓒ EPA=연합뉴스 |
가장 최근 벌어진 일은 '조드(Dzud)'라고 불리는 극심한 한파와 폭설 피해였다. 조드는 겨울철 혹독한 한파·폭설로 방목돼 풀을 뜯고 먹는 가축들이 굶어죽고 얼어죽는 자연재해를 뜻하는 몽골어다. 기후변화로 인해 10년에 한 번 찾아오던 조드가 갈수록 잦아지고 있고, 특히 올해 조드는 가축 500만 마리가량을 폐사시킬 정도였다고 한다. 오명규 센터장도 지난 겨울 몽골의 조드를 경험했다.
"저는 올 1월에 영하 40℃를 난생 처음 경험했습니다. 겨울 한파와 폭설은 가축들의 생존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조드가 심해지는 현상은 기후변화 탓이다. 적설량은 1961년 이후 평균 40%가 상승했다. 조드 겨울은 이전에는 10년에 한 번꼴로 발생했으나 최근 10년 사이 여섯 차례나 발생했다. 이번 조드 겨울은 특히 심하다. 조드는 '흰 조드', 즉 엄청난 적설량으로 가축이 풀을 뜯지 못하는 경우와 '철 조드', 즉 심한 한파와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초지가 얼음으로 뒤덮이는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이번 겨울 몽골에는 두 가지 조드가 함께 찾아왔다. 3월에도 유례없는 폭설이 예보됐다." - 월간 <산>, 2024.4.8.
이런 상황에서 가축들의 피해는 끔찍하다. 오명규 센터장은 눈이 쌓이고 또 쌓여 얼음처럼 두터워지자 마른 풀을 먹어야 하는 가축들이 앞발로 눈을 헤짚고 풀을 찾다 결국 굶어죽는 일들이 계속 이어졌다면서 현장 상황을 전했다.
"저도 현장을 많이 다니는데 길거리에 수많은 가축이 죽어있고, 축산 농가를 가면 굶어 죽은 가축이 쌓여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굶어 죽는 것만큼 비참한 것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협력사업 농가 가축만이라도 굶어 죽게 하지 말자고 다짐했었습니다."
가축 피해는 식량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약한 가축을 도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5월까지 조드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농촌진흥청 코피아 센터는 협력농가들에게 마른 풀과 발효사료액을 우선 지원했다. 자세한 내용은 4월 26일 OBS라디오 '오늘의 기후'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전해드릴 예정이다.
[참고자료]
- 오영훈, '칭기즈칸 후예들도 혀내두른 몽골 한파' (월간산 마운틴뉴스, 2024.4.8)
- 박차영, '폭설과 한파로 몽골 국토 80%가 조드 위험지역' (아틀라스, 2024.3.11)
덧붙이는 글 | * '오늘의 기후'는 지상파 최초의 주7일 '기후' 방송으로 FM 99.9 MHz OBS 라디오를 통해 오후 5시부터 7시30분까지 2시간 30분 분량으로 방송되고 있습니다. <OBS 라디오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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