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다리 떨다 돌연사…원인 불명 고양이 질병 확산 중

류승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wkzl23@naver.com) 2024. 4. 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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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기슭인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의 한 농가에서 고양이들이 눈을 맞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고양이에게 이상 질환이 돌며 반려묘를 키우는 가정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상이 나타난 고양이들이 2~3일 안에 숨지는 사례가 늘며 대한수의사회도 주의를 당부했다.

17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 고양이들이 원인 모를 근육 질병 증세를 보이다 단시간에 갑자기 사망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사망한 고양이들은 다리를 절고 식욕이 줄어들며, 혈뇨를 하는 등 비슷한 증상을 보였다는 증언이 많다.

일부 보호자들은 고양이 사료를 원인으로 의심한다. 증상을 보인 고양이들이 공통으로 같은 제조사에서 제조된 사료를 먹고 탈이 났다는 점에서다. 고양이 커뮤니티와 SNS 등지에서는 해당 사료 제조사에 대한 정보 공유가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단법인 묘연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역시 자체적으로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런 증상을 앓는 반려묘들이 특정 업체에서 만든 고양이 사료를 먹고 탈이 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묘연과 라이프는 “15일까지 파악한 피해 고양이 80마리 가운데 31마리가 사망했고 47마리는 입원과 통원 치료 중이며, 2마리는 회복 중”이라며 “입원한 고양이 중 중증이 많아 사망 개체 수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망한 고양이들은 4개월령부터 10살까지 연령대가 다양하고, 특정 품종에 제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지역 역시 서울, 인천, 대구, 부산, 의정부 등 전국적으로 퍼져 있다.

묘연과 라이프는 “특정 전염성 질병이 원인으로 지적되기는 힘들어 보이고 일각에서 주장하는 원충 감염 의심의 경우도 예방 접종이 잘 이행된 실내 반려묘들이 피해를 겪은 것으로 보아 원인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망하거나 급성 질환을 겪고 있는 반려묘들의 공통된 특징은 49가구 대부분이 특정 제조원에서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생산된 고양이 사료를 급여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이 중 일부 제조원은 상호명만 달리하고 제조 공장의 주소지는 동일한 곳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대한수의사회도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내고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고양이 이상 질병이 여러 건 보고됐다며 보호자들에게 주의와 관심을 촉구했다.

수의사회는 ▲고양이가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거나 잘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 ▲움직이지 않거나 검붉은 소변을 보는 경우 등의 이상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즉시 동물병원을 내원해 정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증상을 보인 고양이들 주요 감염병에 대한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이라며 “일부 질병에 대해서는 정밀 검사가 진행 중으로 결과가 나오기까지 1~2주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의사회는 증상 등을 감안할 때 원충성 질병이 유력하게 의심되며, 전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사료 또는 모래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나 정밀 검사 결과 등에 따라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료가 원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 원인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는 단계”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문제의 제조 회사로 지목된 A사는 지난 12일 공식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수의사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원충성 질병이 유력하게 의심되고 있다”며 원충성 질병의 원인인 충란(알)이 제조 사료에서 발견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등 해명에 나섰다.

수의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수의사회 회원인 동물병원 측에서 농림축산검역본부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등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에 사망한 고양이들의 부검과 사료 품질 검사를 의뢰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정밀검사 결과는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공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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