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거나 지키거나" 韓 안방 싸움 치열해진 로봇청소기

조인영 2024. 4. 17. 11: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보락·에코백스 등 中 기업, 약점인 CS 기능 대폭 강화
막강한 AS 인프라 갖춘 삼성·LG, 신기술로 고객 공략
16일 열린 '로보락 S8 MaxV Ultra 론칭쇼'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로보락

국내 고객 10명 중 4명(35.5%)이 쓴다는 로보락 로봇청소기. 먼지 흡입부터 걸레 세척까지 알아서 하는 매력에, 중국 브랜드임에도 2년 연속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빠르게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런 로보락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신제품 론칭 행사를 열였다. 확실한 시장성에 국내 대기업·중견업체들이 속속 도전장을 꺼내드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들은 세척·건조 기술 뿐 아니라 여러 CS(고객서비스), SW(소프트웨어) 서비스도 내세우고 있어 1위 자리를 둘러싼 한·중 경쟁이 새롭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로보락은 전날 신제품 플래그십 모델 ‘로보락 S8 MaxV Ultra’(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하며 다양한 기술 경쟁력을 설명했다.

신제품은 ▲엣지 클리닝 ▲직배수 기능 외에 ▲1만Pa(파스칼)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엣지 클리닝이란 청소 공간 내 모서리를 인식하면 플렉시암(FlexiArm Design™) 사이드 브러시가 자동으로 돌출돼 손이 닿기 어려운 부분의 먼지를 모아 흡입한다.

로보락 제품 최초로 직배수 기능을 추가한 것도 특징이다. 이로써 오수 버리기, 물통 채우기를 사람이 직접 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날 로보락은 물통형 제품(184만원) 가격만 공개했다. 직수형은 미정이다. 기존 진공 및 물청소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S8 MaxV Ultra는 지난해 플래그십 모델인 '로보락 S8 Pro Ultra'(6000Pa) 대비 더욱 향상된 1만Pa(파스칼)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췄다.

이같은 기술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다양한 고객 서비스(CS) 전략을 소개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기존 18개였던 로보락 AS 센터를 하이마트 AS 접수 지점을 더해 총 352개 지점으로 확대하며, 신제품 론칭을 기념해 무상 AS 기간도 2년까지 연장한다. 직접 방문 접수가 어려운 소비자를 위한 도어 투 도어 방문수거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서영 로보락 한국마케팅총괄은 "3일 이내 AS 완료를 목표로 한다. 평일 뿐 아니라 주말에도 AS가 가능하도록 해 진정한 청소 해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해외 기업들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힌 AS 부문을 대폭 강화해 명실상부 로봇청소기 1위 자리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로보락이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급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80.5%나 차지할 정도로 장악력을 확대했음에도 대대적인 CS 정책을 공개한 것은 AS 인프라에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의 도전을 선제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3일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이달 초 출시했다. 로보락이 신제품 론칭쇼 초청장을 보낸 시점과 맞물린다. LG전자도 조만간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기업들은 그간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합친 올인원(일체형) 제품이 성능이 떨어지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고 판단, 각각의 기능을 분리한 제품만 출시해왔다.

그러나 로보락이 국내에 진출(2020년)한 지 2년 만에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고 매출도 2020년 291억원에서 2023년 2000억원으로 7배 가까이 성장하자 태도를 바꿨다.

삼성이 내놓은 신제품은 먼지 흡입, 걸레 청소, 스팀 살균이 한 번에 이뤄진다. 100℃ ‘스팀 살균’으로 각종 세균을 없애주고 55℃의 ‘열풍 건조’로 물걸레 냄새 걱정도 덜었음을 강조한다. 가격은 179만원으로 로보락 신제품(184만원)과 비슷하다.

LG가 이달 선보이는 로봇청소기도 걸레를 빨 때 자동으로 투입되는 전용 세정제를 자체 개발해 걸레 냄새를 없앤 것이 특징이다.

신일전자는 하이엔드가 아닌 보급형 시장에 타깃을 맞췄다. 100만원 초반대로 복잡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대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모콘을 추가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안방 텃밭' 이점을 살려 전국 40여개 이상의 서비스망도 구축한다.

로보락 국내 매출 추이ⓒ로보락

국내 대기업·중견업체들이 대대적인 추격에 나서지만 로보락을 비롯해 이미 진출한 중국 기업들의 판매 전략도 만만치 않다. 편의성을 갖춘 직배수 기능을 추가하고 오프라인 접점도 대대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 곳곳을 파고들고 있다.

점유율 2위인 중국 로봇청소기 제조사 에코백스는 서비스 전문기업과 직영 계약을 체결해 AS를 보완했다. 또한 물통형 보다 편의성이 좋은 직배수 기능도 추가했다. 직배수 키트 설치는 무료로 제공한다.

중국 드리미는 자사 로봇청소기 한글화를 지원하고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24개 AS 센터를 운영해 고객 불편을 해소할 예정이다. 가격은 169만900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로보락은 판매 영역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김서영 총괄은 "로봇청소기 외에 무선청소기도 내놓는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 청소기 외에 생활가전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들의 도전에 대해서는 "우리는 수치를 좇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한국 고객들의 필요"라며 자신감을 어필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