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또 반전…‘EPL 드라마’ 끝까지 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역대 가장 치열한 우승 레이스.’
영국 가디언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시티와 아스널·리버풀 등 ‘빅3’가 펼치는 선두 경쟁을 이렇게 표현했다.
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EPL은 선두가 또 바뀌었다. 최근 33라운드 경기에서 맨시티(루턴타운전 5-1승)만 승리하고 아스널(애스턴 빌라전 0-2패)과 리버풀(크리스털 팰리스전 0-1패)이 한 수 아래 팀에 나란히 덜미를 잡히면서 선두권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아스널과 리버풀이 주춤한 틈을 타 3위였던 맨시티(승점 73)가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맨시티가 선두에 오른 건 지난 2월 24라운드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반면 아스널(승점 71·골 득실 +49)은 2위로, 리버풀(승점 71·골 득실 +41)은 3위로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32라운드까지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패배가 더 아쉽다. 아스널은 11경기(10승 1무) 무패, 리버풀은 8경기(6승 2무) 무패를 질주 중이었다. 축구 통계 전문업체 옵타는 엇비슷했던 세 팀의 우승 확률을 재조정했다. 옵타 수퍼컴퓨터의 분석에 따르면 맨시티의 우승 확률은 40.6%에서 70.1%로 커졌다. 대신 아스널은 30.3%에서 18.3%, 리버풀은 29.1%에서 11.7%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어느 팀도 포기하기엔 이르다. 6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여전히 세 팀 모두 우승 가능성이 있다. 한 경기라도 주춤하면 순위는 곧바로 뒤집힌다. 가디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선두와 2위권의 격차는 겨우 승점 2다. 1971~72시즌 이후 52년 만에 막판까지 세 팀 이상이 우승 경합을 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옵타 역시 “31라운드 직후만 해도 우승 확률이 리버풀(45%), 맨시티(33.6%), 아스널(21.4%) 순이었다”며 순위 변동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의 견해도 수퍼컴퓨터와 비슷하다. 맨시티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건 확실하지만, 아스널과 리버풀에도 역전 우승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아스널 레전드 공격수 출신 이안 라이트는 EPL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가 승부처에서 실수하는 것을 본 적 없다. 우승 기회가 왔을 땐 반드시 잡았다. 아스널과 리버풀은 남은 6경기를 모두 이기고 맨시티가 1경기라도 놓치길 바라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맨시티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새로운 역사에 도전 중이다. 맨시티는 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만약 올 시즌에도 우승해서 4연패를 달성하면 전설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이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3연패(2회)를 넘어 역대 최장기간 우승 기록을 세운다.
반면 잉글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출신 마이클 오웬은 아스널과 리버풀도 선두 탈환의 기회가 한 번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맨시티가 유리한 건 맞지만, 한 번은 위기가 있다. 바로 37라운드 토트넘전(5월 15일)”이라고 했다. 맨시티는 리그 최강이지만, 유독 토트넘엔 약했다. 최근 10경기 맞대결에서 4승 1무 5패로 열세다. 특히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8골 4도움(16경기)을 몰아친 ‘맨시티 킬러’다. 미켈 아르테타(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2003~04시즌 이후 20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올 시즌을 끝으로 물러나는 위르겐 클롭(독일) 감독의 리버풀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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