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자 장례까지…교회·기관·지자체 ‘공유 돌봄’ 확산

최경식 2024. 4. 16.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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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이 확보되지 않아 연고자를 알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교회가 중심이 된 공영장례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시의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담당하는 비영리법인 나눔과나눔 이사장인 배안용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연고 사망자는 일차적으로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지만 교회 등 종교단체가 뒷받침하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며 "교회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닌 공신력있는 기관 및 다른 종교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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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교회, 지자체와 함께 공영장례 지원
독거노인 돌봄, 주차장 공유에도 앞장
시민들이 지난 2022년 경기도 수원시에서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식에 참석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원이 확보되지 않아 연고자를 알 수 없는 ‘무연고 사망자’가 갈수록 증가하는 가운데 교회가 중심이 된 공영장례 문화가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독거노인 돌봄과 주차장 공유 등 교회의 연이은 공유돌봄 활동이 빛을 발하면서 지역사회 기여와 교회 이미지 회복이라는 일석이조 효과가 기대된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 2447명이었던 무연고 사망자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5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대로라면 향후 무연고 사망자 1만 명 시대가 머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내 장사시설 관계자는 “현재의 혈연과 법률혼 중심의 연고자 범위에선 무연고 사망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사후자기결정권을 법적 권리로 인정해 본인이 원하는 사람, 방식으로 장례와 사후사무를 맡기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무연고 사망자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실제 연고자가 없는 경우는 약 20%, 연고자가 있어도 시신 인수를 거부하는 경우는 약 70%에 달했다. 무연고 사망자는 눈에 띄게 증가하지만 이들에 대한 장례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후 처리가 사회 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교회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타종교 대비 소극적이었던 모습에서 벗어나 교회가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최근 광주광역시에 있는 본향교회(윤석이 목사), 송정소망교회(이장헌 목사), 송정제일교회(유갑준 목사) 등은 다른 종교단체 및 장례식장과 함께 광주 광산구와 공영장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광산구가 공영장례를 위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교회는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추모 의식을 맡기로 했다.

앞서 대전에서도 지역 교회가 지방자치단체 및 다른 종교단체와 손을 맞잡고 무연고 사망자 장례 지원에 나섰다. 교회는 고인의 종교가 기독교일 경우 곧바로 추모 의식을 주관하고 종교를 알 수 없는 경우엔 다른 종교와 분기별로 돌아가며 의식을 지원한다.

서울시의 무연고 사망자 장례를 담당하는 비영리법인 나눔과나눔 이사장인 배안용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무연고 사망자는 일차적으로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지만 교회 등 종교단체가 뒷받침하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며 “교회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닌 공신력있는 기관 및 다른 종교와 함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독사 위험에 처한 독거노인을 돌보고 주차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교회가 적극 나서고 있다. 빛과소금교회(김한원 목사)와 수원제일교회(김근영 목사) 등은 독거노인과 다문화 가정에 정기적으로 생필품이 담긴 사랑박스를 전달하고 있다. 지자체와 협력해 집수리 봉사를 수행하기도 한다. 여기엔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샘교회(배성진 목사)는 최근 성북구청과 협약을 맺고 교회 부설주차장을 개방했다. 광주 성지교회(이재환 목사) 경기 수원성결교회(이정환 목사)를 비롯해 화성중앙교회(김영재 목사) 등 경기도 화성시 6개 교회도 지난해부터 교회 주차장을 지역 주민에 개방해 주민의 편의를 돕고 있다.

새샘교회 관계자는 “교회는 인근 거주지의 주차질서 확립에 기여하고 지자체는 교회에 주차장 시설개선비 등 혜택을 부여한다”며 “나눔 문화는 실추된 교회 이미지 회복은 물론 거대담론보단 미시적 관점에서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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