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W 2024] 유럽 상위 1% 겨냥...밀라노에 숨긴 LG전자 비밀병기는

임채현 2024. 4.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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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 참가
밀라노 시내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모오이 쇼룸' 전시
"궁극적 목표는 브랜드 컨셉 강화해 유럽 빌트인 입지 강화"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24를 맞아 '정밀함의 미학'을 주제로 쇼케이스를 진행 중인 이탈리아 밀라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 전시된 쿠킹 체험 공간.ⓒ임채현 기자

"300만원 짜리 본품 냉장고에 유럽 유명 디자이너의 작품을 결합하면 가격이 수배에서 열배까지도 올라갈 수 있겠죠."

기능에 예술을 더한 LG전자의 가전이 유럽 상위 1%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전세계 2300여 개 기업이 참가하는 글로벌 최대의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라노 디자인 위크서 최첨단 기술에 프리미엄 컨셉을 겸비한 제품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고, 궁극적으로는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빌트인 시장에서 초강자 자리를 굳힌다는 심산이다.

16일 밀라노 피아차 카브르(Piazza Cavour) 광장 인근에 위치한 'LG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는 '정밀함의 미학(The Art of Precision)' 주제로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이하 MDW) 2024' 시즌을 맞아 현지시간으로 16일부터 21일까지 현지에서 개최된 이벤트다.

가구 박람회에 LG전자가 등장한 사연은

LG전자는 빌트인 본고장으로 불리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밀라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을 열었다. 서울과 나파밸리에 이은 세 번째 쇼룸으로, 글로벌 빌트인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한 발판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 명소 브레라 구역(Brera District)과 인접한 지역으로, 지상 2층에 지하 1층, 연면적 1100m2 규모로 조성됐다.

이날 직접 찾은 쇼룸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바로 쇼룸 곳곳에 '정교함'을 강조하는 컨셉존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가전이 아닌 고급 가구를 표방한 제품들이 마치 작품처럼 진열됐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 냉장고, 와인셀러 등과 같은 주방 가전을 유럽 유명 디자이너들과 협업해 디자인한 것이다. 가전 제품이 소위 하나의 인테리어 오브제로 변모한 것이다.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협업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 사진은 화장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쓰기 위해 침실에 비치한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를 사용하는 모습.ⓒLG전자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1층에 전시된 서랍형(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다. 이른바 '밀라노 핑크'라고 불리는 해당 제품은 고급 인테리어를 표방한 서랍장같지만 사실은 음료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 두 칸으로 구성돼 있다. '두뎃 체어(Dudet Chair)', '센구 테이블(Sengu Table)' 등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Patricia Urquiola)가 LG전자와 손잡고 내놓은 '작품'이다.

실제로 현재 판매가 되고 있는 제품은 아니나,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얼마든지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만큼 가격은 일반 본품 300만원에서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성재욱 LG전자 키친솔루션해외영업팀장은 "이는 단순히 가전 기능만을 제공하는 제품이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상위 1% 소비자들에게 그 이상의 LG전자만의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했다.

지하 1층에는 와인 캐빈이 전시됐다.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LG전자가 최초로 선보이는 제품이다. 360도 회전형 구조에 하단은 와인 셀러, 상단은 와인잔을 전시·수납하는 공간과 시가 박스로 구성됐다. 밀라노 건축디자인 그룹 M2 아틀레이가 디자인한 '작품'이다. 지상 2층에는 쿠킹클래스가 진행되는 공간도 마련돼있다. 성재욱 팀장은 "주3회,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가전으로 클래스가 진행된다.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가전에 '리빙' 강조한 '모오이' 쇼룸도

한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밀라노 쇼룸에서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모오이(Moooi) 쇼룸에서도 LG전자가 표방하는 인테리어 가전을 접할 수 있다. 네덜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오이는 예술작품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LG전자와는 지난 2022년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로 처음 맞손을 잡은 후 꾸준히 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모오이 쇼룸에는 올레드 TV 포제, 무드업 인스타뷰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올 뉴 스타일러, 슈케이스, 스탠바이미, 엑스붐 등 프리미엄 가구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LG전자 가전이 대거 전시된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과는 다소 차별화된 점은 기존의 일반 가전이 모오이와의 협업으로 인테리어 오브제로 재탄생하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밀라노 모오이 쇼룸에서 네덜란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오이(Moooi)와 협업한 LG전자의 에어로퍼니처와 2세대 스탠바이미가 전시된 모습. ⓒ임채현 자

모오이의 디자인을 입은 LG전자의 에어로퍼니쳐 공기청정기, 모오이의 소품을 담은 슈케이스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판매 제품에 인테리어 컨셉을 더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마르셀 반더스 모오이 공동창립자(수석 디자이너)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Lliving is Life'(생활이 삶이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게는 기술(가전)에 프리미엄 디자인을 덧입힌 단순한 쇼룸 홍보지만, 궁극적으로 LG전자의 리브랜딩을 통해 유럽 시장의 전통 빌트인 시장을 뚫겠다는 목적을 담아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AI를 주제로 했다면 올해는 리빙룸, 즉 생활 감각 및 센스를 적극적으로 담아냈다"며 "가전과 디자인을 결합해 LG전자만의 철학을 담아 궁극적으로는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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