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비타민 복용, 질병예방 등 입증된 효과 없다

2024. 4. 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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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이 부모에게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제를 선물로 전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이런 영양제 라벨에는 '노인을 위한 비타민' 등의 문구가 쓰여 있어 마치 노인을 위한 특별한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제처럼 생각되기 쉽다.

부모들 또한 식사는 걸러도 자녀들의 효도 선물인 영양제는 열심히 복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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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철의 ‘건강하게 나이들기’] ⑦ 노인용 영양제 꼭 필요한가


자녀들이 부모에게 비타민을 비롯한 각종 영양제를 선물로 전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이런 영양제 라벨에는 ‘노인을 위한 비타민’ 등의 문구가 쓰여 있어 마치 노인을 위한 특별한 성분이 들어있는 영양제처럼 생각되기 쉽다. 부모들 또한 식사는 걸러도 자녀들의 효도 선물인 영양제는 열심히 복용한다. 과연 노인에게 영양제는 꼭 필요하고 기대만큼 효과적일까?

노년에는 위산 분비가 줄고 소화 효소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음식에서 영양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쉽다. 특히 비타민 B12, 엽산, 칼슘, 철분 등의 흡수가 감소할 수 있어 ‘노인을 위한 비타민’이란 문구가 그럴듯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종합비타민을 오래 복용했더니 암, 백내장 위험이 조금 감소했고 비타민B복합제, 엽산을 복용하면 뇌졸중 위험을 조금 낮출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관적인 연구 결과가 없었고 심혈관질환 같은 질병 예방, 수명 연장 등의 효과도 입증된 바는 없다. 오히려 장기간 과량 복용 시 오심 구토 두통 등의 부작용이 유발되기도 하며, 심혈관계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종합비타민, 비타민D, 칼슘, 비타민C 등이 실제로는 그런 효과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2018년 미국 심장학회지에 발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평소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잘 먹는 노인이라면 영양제를 보충할 필요가 없고, 이런 영양제가 추가적인 이득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영양제 라벨의 문구에 현혹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영양제는 건강한 식사로부터 얻어지는 영양소를 대체하지 못한다. 사람들은 건강에 자신 없을 때 영양제가 본인들이 건강해질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위약 효과로 인한 잘못된 안도감으로 훨씬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에서 멀어지게 할 수도 있다. 다만 지나친 고령이거나 습관적인 음주를 하는 노인, 인지·신체 기능이 떨어진 노인, 경제적 능력이 약한 독거 노인, 식욕 저하나 위장관질환 등으로 음식을 통한 영양소 섭취가 어려운 노인은 영양제 보충이 필요하다.

끝으로 자녀들은 부모님에겐 비싼 영양제보다 가족들과 대화하면서 외식을 한 번 하는 것이 정서적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신호철 전 강북삼성병원장·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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