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남해 ‘살아있는 우유’ 베트남 식탁에 오른다...컨테이너로 대량 수출
‘살아있는’ 경남 굴…베트남 식탁 오른다
3t이 넘는 활(活)굴은 이날 부산항으로 옮긴 뒤 오는 17일 출항, 4∼5일 후 베트남 호찌민에 도착할 예정이다. 화물 선적·하역 등에만 2~3일 걸리는 장거리 해상 운송이다. 하지만 굴이 상해 상품성이 떨어지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은 적다고 한다. 아라F&D가 정부·지자체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활컨테이너(Livecon)’로 수송하기 때문이다. 배편으로 살아있는 굴을 멀리 떨어진 해외까지 대량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닷물을 채운 가로·세로 2m, 높이 1m의 수조 4개가 설치된 활컨테이너 내부에는 산소발생기·수온조절장치·여과기·자외선살균기까지 달려 있다. 이미 활컨테이너를 활용해 넙치류(광어)·우럭·숭어 등 활어를 미국과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다. 박태일 아라F&D 대표는 “굴의 서식 적정 온도(15~25도)보다 낮은 5도 내외로 수온을 유지, 생식 활동을 둔화시켜 장기간 운송에도 품질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활굴’ 첫 바닷길 수출…운송비↓ 가격 경쟁력↑
경남도가 ‘살아있는 굴’ 수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활컨테이너를 활용, 운송비가 저렴한 배편으로 살아있는 고품질 굴을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운송은 1㎏당 5.1달러지만, 해상운송은 이보다 약 60% 싼 2.1달러 수준이어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게 경남도 설명이다.
게다가 대량 수출이 가능하다. 그간 활굴은 신선도 저하 등 품질 저하가 우려돼 단기간 운송이 가능한 항공기편을 이용해야 했던 탓에 많은 물량을 수출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경남에서 수출한 굴의 약 97%가 냉동 굴이거나 마른 굴이었다. 하지만 특수 제작한 활컨테이너를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경남도는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를 시작으로 러시아·유럽까지 해외 시장을 넓히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외국인들은 자기 나라에선 비싸서 자주 먹지 못하는 굴을 한국에선 한가득 쌓아 놓고 먹는 것을 보고 놀란다”며 “품질 좋은 한국산 개체굴이 운송비를 낮춰 가격 경쟁력만 갖추면, 해외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굴, ‘수출 1억불’ 스타로 키운다
경남도는 나아가 경남 대표 수산물인 굴을 ‘경남 최초 수출 1억불($) 스타 상품’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전국에서 연간 생산되는 굴 31만t(전 세계 2위) 중 약 24만t(78.9%)이 경남산이다. 지난 한 해 경남의 굴 수출액은 7819만 달러로, 목표까지 그리 멀지 않다.
이를 위해 도는 5~6t을 한꺼번에 운송 가능한 ‘활 패류 수출 전용 컨테이너’ 개발·제작에 나선다. 현재 활컨테이너로 운송 가능한 굴은 최대 4t이라고 한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672억원을 들여 경남 굴까기 작업장 179곳 중 노후한 123곳을 현대화된 위생시설로 전면 교체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활컨테이너를 이용한 활굴 수출을 계기로 굴의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수출로 베트남 등 아세안 신흥시장 개척에 전진기지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안대훈 기자 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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