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조국, 범야권 승리 기여"…친명 "민정수석 때 잘하지" 기싸움
조국 대표가 4·10 총선 당선자 전원과 함께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혁신당이 국회 입성을 앞두고 범야권의 적통을 강조하는 행보에 돌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조국 대표는 15일 당선자 11명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정권심판의 바람을 일으켰고, 범야권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며 “집단지성으로 새로운 정당의 리더십과 문화를 보여줬듯이 한국 정치를 바꾸고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조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비가 오는 중에도 우산을 쓰고 나와 당선자를 직접 맞이했고, 조 대표와 함께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었다.
조 대표는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뒤엔 권양숙 여사에게도 인사했다. 조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 “권 여사님도 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조국혁신당이 할 일이 많다는 말씀을 해주셨다”며 “두 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방명록에는 “대통령께서 추구하셨던 과제, 혼신의 힘을 다해 이뤄내겠다”고 적었다.
조국혁신당의 이 같은 행보는 ‘검찰 권한 분산’ 기조와 맞닿아있다는 평가다. 조 대표는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맡으면서 권력기관 개편을 주도했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검사동일체 원칙을 폐지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 대표는 일정에 앞서서도 페이스북에 “윤(尹) 라인 고위급 검사 사이에서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긴장과 암투가 전개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와 김건희 씨 관련 혐의 처리 입장이 인선의 핵심 기준”이라며 “윤 대통령은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뻔뻔한 방패막이 역할을 할 사람을 찾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이 부산·경남(PK) 출신인 만큼, 부산 출신 조 대표가 PK 지도자를 계승하는 의미를 담았다는 시각도 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두 전직 대통령 정신을 계승하는 메인 정당이라면, 조국혁신당은 두 번째 아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민주당 친명 의원은 “민정수석 할 때나 잘하지, 민주당이 숙제를 다 떠안아 하던 와중 왜 본인이 앞장서는 양 나서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른 친문 의원은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스핀오프(spin-off·번외편)로서 조국혁신당을 챙긴 거겠지만, 규모로만 봐도 민주당과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15일부터 1박 2일간 봉하마을에 위치한 봉하마을 연수원에서 당선자 워크숍에 돌입했다. 22대 국회 개원 이후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같은 총선 공약을 논의할 전망이다. 16일에는 워크숍을 마친 뒤 안산에서 열리는 4·16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식에 전원 참석한다. 22~23일에는 호남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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