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앓이 꼼짝마"…서울우유, 2030년 'A2 원유' 전면전환

구은모 2024. 4. 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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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우유 출시…‘나100%’ 이은 프리미엄 우유
배앓이 유발 단백질 제거해 유당불내증 해결
2030년까지 ‘A2 원유’ 비율 100% 교체 목표

서울우유가 배앓이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뺀 '에이투(A2) 우유' 신제품을 앞세워 신규 소비 창출에 나선다. 서울우유는 2030년까지 우유를 마시면 자주 탈이 나는 소비자들도 마실 수 있는 'A2 원유'로 100% 교체하고 ' 서울우유는 A2'라는 인식을 굳혀간다는 방침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에이투플러스(A2+) 우유’ 출시 기념행사를 열고 신제품 소개와 함께 향후 비전에 대해 발표했다.

차세대 프리미엄 ‘A2+ 우유’ 출시…유당불내증도 편하게 섭취

서울우유 'A2+ 우유' 3종

A2 우유는 맘카페 등에서 ‘소화가 잘되는 우유’, ‘배앓이 없는 우유’ 등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프리미엄 우유다. 우유 단백질은 카제인과 유청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카제인이 약 80%를 차지한다. 카제인 성분 중 하나인 ‘베타(β) 카제인’의 유전자 유형은 다시 ‘A1’과 ‘A2’로 나뉘는데, A1 단백질은 A2 단백질보다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베타 카소모르핀-7(BCM-7)’을 최대 4배가량 더 많이 방출해 섭취 시 배앓이 등 장내 염증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흰 우유는 통상 A1 단백질과 A2 단백질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하지만 A2 우유는 A2 단백질 유전자 형질만을 가진 개체에서 집유해 A2 단백질로만 구성된다. A2 단백질은 사람의 모유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흡수력이 좋고 소화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뇌 발달에 필수요소이자 항산화 성분인 글루타치온을 생성하고, 면역기능 강화에도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이번에 선보이는 A2+ 우유도 형질 검사를 통해 A2 유전형질을 가진 젖소만 착유하는 A2 전용 목장에서 생산해 A2 단백질만 함유한 우유다. 서울우유는 100% A2 우유만 집유하기 위해 목장 집유 차량과 공장 생산라인 2회, 완제품까지 총 4단계의 A2 검사를 진행한다. 아울러 서울우유의 차별화된 핵심 가치인 체세포 수 1등급, 세균수 1A 원유를 강조하는 동시에 EFL(Extended Fresh Life) 공법을 통해 세균과 미생물을 한 차례 더 제거해 신선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A2 우유가 체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한 김나영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유 섭취 후 중증도 이하의 소화 불편감이 있는 한국인에서 A2 우유가 소화 개선과 장내 유익균 증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향후 시험군 확대를 통해 A2 우유의 다양한 기능성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출산·관세 철폐 이중고…프리미엄·신규 소비 창출로 대응

서울우유는 A2 우유를 앞세워 최근 유업계가 마주한 위기를 돌파하고 시장점유율도 더욱 견고하게 다진다는 각오다. 서울우유는 이날 향후 모든 제품에 사용되는 원유를 A2 원유로 전면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서울우유가 생산한 원유 총 1900t 가운데 A2 원유는 50t으로 전체 생산량의 약 3%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향후 조합 내 모든 목장을 A2 전용 목장으로 전환해 2030년까지 전량 A2 원유로 교체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비전 발표에 나선 최경천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한국인 100명 중 62명이 유제품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유당불내증”이라며 “서울우유는 A2 우유를 앞세워 그동안 유제품 섭취에 불편함을 느끼던 분들로부터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낙농 발전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유업계는 저출산으로 인한 소비 감소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우유 관세 철폐로 수입 우유와도 경쟁해야 하는 이중고와 마주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2022년(0.78명)보다 0.06명 줄었다. 주요 소비층이 축소되면서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kg에서 2022년 26.2kg으로 감소했고, 2020년 2조4651억원 규모였던 흰 우유 소매점 매출도 지난해 2조1531억원으로 12.6% 줄었다. 아울러 2026년에는 FTA에 따라 우유의 관세도 철폐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산 유제품에 관세 7.2%를 적용하고 있지만 올해 4.8%, 내년 2.4%로 점차 줄다가 2026년에는 관세가 0%가 된다.

다만 서울우유는 지난해 1937년 조합 창립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우유의 매출액은 2조11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늘었고, 영업이익도 545억원으로 15.1% 증가했다. 서울우유 측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고품질의 국산 원유를 활용한 트렌디한 제품 출시 및 다양한 판매 채널을 넓히는 한편 ‘나 100%’ 우유의 브랜드 우수성과 차별성을 내세워 꾸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은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최 상임이사는 “저출산 및 고령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수입산 멸균유에 대비해 A2 우유가 좋은 해답이 될 것”이라며 “A2 우유로의 전면 전환을 통해 프리미엄 우유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우유로 세상을 건강하게 한다는 기업이념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2+ 우유는 180㎖, 710㎖, 1.7L 등 3가지 용량으로 출시된다. 710㎖ 제품은 대형마트 기준 판매가격이 3580원으로 기존 '나100% 우유' 1000㎖(2980원)와 비교해 용량은 적고 가격은 비싸다. 다만 서울우유 측은 향후 대량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춰간다는 입장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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