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만 월 1000명 방문?...‘퍼스널컬러 진단’ 뭐길래 [신기방기 사업모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2024. 4. 14. 2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퍼스널컬러 진단?

피부 톤, 헤어 컬러, 눈동자 색 등 개인의 고유한 신체 색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파악, 어울리는 화장법, 코디 등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개인별 색상 진단이라고도 한다. 1920년대 독일에서 처음 소개된 후 1980년대 미국(뉴욕 웨스터체스터 카운티)에서 자리 잡았고 1990년대 들어 일본에서 유행을 탔다.

그러던 것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진화했다. 대부분의 한국 업체에서는 IT 기술과 접목, 얼굴형, 피부 고유색, 피부 톤 등을 한번에 스크리닝해주고 이를 전문가가 분석, 추천까지 해준다. 게다가 K팝 스타가 적극 이를 활용하자 더더욱 외국인 호응이 뜨거워졌다. 자연스레 한국이 퍼스널컬러 진단 후발주자에서 ‘선진국’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퍼스널컬러 진단 체험을 하는 외국인들. (코코리색채연구소 제공)
이는 각종 방한 외국인 관련 지표에서 드러난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미용서비스 업종에 소비한 금액이 364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10억원) 대비 231% 뛰어올랐다. 이 중 꽤 높은 비중을 퍼스널컬러 진단이 차지한다. 외국인 국내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 뷰티숍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퍼스널컬러 관련 상품 판매 비중은 거래 건수 기준 47%, 거래액 기준 75%에 달할 정도다. ‘컬러가산다 홍대동교센터점’이나 ‘코코리색채연구소 서울본점’의 경우 월평균 외국인 이용자 수는 1000명 이상이다.

* 퍼스널컬러 왜 인기?

2023년부터 외국인 고객이 월 1000명 이상 방문하고 있다는 코코리색채연구소. (연구소 제공)
여기서 드는 의문.

내국인도 물론 곧잘 이용한다지만 유독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꼭 이용해야 할 서비스’가 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K컬처 덕이 크다. 한국 아이돌, 배우, 가수 등 연예인들의 외모를 동경하며 특히 이들의 화장법을 궁금해하는 외국인이 급증했다. 여기에 더해 블랙핑크 지수 등 글로벌 스타가 된 K팝 아이돌이 잇따라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소개되자 모방 체험해보려는 수요가 몰렸다.

‘컬러가산다’ 홍대동교센터점 관계자는 “한국인 사이에서 먼저 유행이 되기 시작했는데 이런 트렌드를 따라 하려는 외국인들이 하나둘 늘어나더니 엔데믹 이후에는 오히려 외국인 비중이 절대적으로 바뀌었다”며 “미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 고객이 한국에 오기 전부터 예약한 후 지점을 방문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서비스를 받아본 싱가포르 출신 에이미 추 씨는 “싱가포르에도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지만 한국이 확실히 체계적”이라며 “단순히 피부 톤에 맞는 화장법만 배우는 게 아니라 평소 피부 관리, 상황별 옷 코디까지 배울 수 있어 돈이 아깝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 이용 금액은 얼마나?

각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1회 진단 비용은 10만~15만원 사이, 전문가 교육 과정은 기본 50만원부터 자격증 취득용 심화 과정은 250만원까지 다양하다.

일부 외국인은 아예 한국에서 교육 과정을 이수할 정도로 인기다. (코코리색채연구소 제공)
업체 관계자는 “외국인 중에서도 단순히 1회 진단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과정을 신청해서 민간자격증을 발급받고 돌아가는 이들도 꽤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김영 코코리색채연구소 대표

Q. 퍼스널컬러 진단 시장, 어떻게 알고 뛰어들게 됐나.

원래 방송 리포터, 정부 산하기관 홍보팀장 등을 하면서 자연스레 방송, 대외활동에서 비치는 내 모습을 좀 더 과학적으로 관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17년 정도 방송 경력을 잠시 접고 쉬던 차에 ‘컬러리스트 자격 과정’ 모집 광고를 보고 처음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경기도 용인 소재 대학 컬러리스트과에 수시전형으로 입학, 전문성을 쌓았다. 색이 재미있고 좋아서 졸업 전 군포에 작은 연구실을 열고 개인적으로 공부하면서 하나둘씩 만들어낸 결과물을 블로그에 올렸다. 그 글을 보고 수강 문의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교육 과정을 진행했다. 졸업 후에는 곧바로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색채 강의를 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됐고 지금의 연구소를 차리게 됐다.

김영 대표. (코코리색채연구소 제공)
Q. 외국인들이 퍼스널컬러 진단에 열광한다는데 실제 한 달에 몇 명 정도 이용하나.

퍼스널컬러 서비스는 1인 1시간 13만원, 교육은 6회 450만원이다. 내국인, 외국인 사이 가격 차이는 없다. 2022년부터 외국인들이 한두 명씩 오기 시작하더니 현재는 월 1000명 이상 해외 고객이 퍼스널컬러 서비스를 받거나 관련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평균 객단가는 20만원대 중반이다.

Q. 외국인은 어떤 경로로 한국을 알고 들어오던가. 특히 퍼스널컬러 진단은 생소할텐데.

2022년 하반기 ‘외국인들에게 퍼스널컬러가 과연 매력적일까?’라는 주제를 갖고 한국에서 활동하는 인도네시아 틱톡커를 섭외해서 체험을 진행해봤다. 처음 해봤는데도 이 틱톡커 영상에 반응이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영상을 본 일부 외국인들이 하나둘씩 문의하기 시작, 실제 코코리를 방문하는 이들도 생겼다. 이들이 다시 소셜미디어에 사진과 영상을 올리면서 서서히 ‘코코리’ 이름이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 호주 고객이 틱톡에 체험 영상을 2편 올렸는데 조회 수가 2000만이 넘을 때도 있었다. 그러더니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외국인 고객들이 늘어났다. 한 달에 150명 이상의 대기자가 있을 정도가 됐다.

퍼스널컬러 진단 체험 과정을 올린 싱가포르 인플루언서의 틱톡 영상 조회 수가 수백만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naploes 계정 캡처)
Q. 외국인 고객을 위해 준비한 건 어떤 게 있나.

통역 없이 영어를 구사하는 전문가만 10여명을 배치해 일단 원활한 소통 환경을 구축했다. 더불어 국내외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도 부각시켰다. 일부 업체는 통역비 명목으로 가격을 올려받는데 코코리는 한국인과 같은 금액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한국은 13만원인데 호주나 미국의 경우 퍼스널컬러 진단 한 타임에 40만~50만원 정도를 받고 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자국, 한국 시장 조사를 다 해봤을 때 한국에서 받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해외에서는 이미지메이킹과 연계, 유명인 대상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코코리는 일반인 대상으로 대중성을 높였다.

Q. 자연스레 맛집, 패션, 뷰티 등 연관 산업과 여러 시도를 해볼 수도 있을 듯싶다.

연구소 인근 식당가에서 외국인 손님이 부쩍 늘어 고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웃음). 실제로 퍼스널컬러 진단은 주로 뷰티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진단을 받은 후에는 K뷰티 제품을 추가 구매하고 싶어 한다. 한국에 성형하러 오면서 퍼스널컬러 서비스를 받고 화장품까지 구입하는 연계 서비스가 실제 이뤄지고 있다. 코코리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패션·뷰티 브랜드와 제휴 서비스를 기획 중이다. 그 밖에도 헤어, 메이크업 업체와도 협업하고 있다. 코코리 빌딩 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놓고 옥상(루프톱)부터 5층(체험형 라운지), 4층(퍼스널컬러 코칭), 3층(퍼스널컬러 교육), 1층(컬러 쇼룸 겸 카페), 지하 1층(셀프 사진, 패션 라운지) 등으로 구성해 원스톱 K컬처 체험 서비스를 올해 5월 중 선보일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개발한 컬러 관련 앱 6가지를 탑재한 키오스크 상품(오프라인)과 온라인(코코리 앱) 서비스를 병행, 이를 통한 O2O 서비스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