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의 당부... "지금 중요한 것은 절망하지 않는 것"

전희경 2024. 4. 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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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란타 세사모,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간담회 열어

[전희경 기자]

4월 13일 오전 9시 (한국시각),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열렸다. 이 간담회는 '세월호를 잊지 않는 애틀란타 사람들의 모임 (애틀란타 세사모)' 주최로 열렸으며, 세월호 유가족인 창현 엄마 최순화씨, 시찬 아빠 박요섭씨, 예은 엄마 박은희씨가 함께 했다. 
 
▲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 간담회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하며 갖는 수다의 자리에 시찬아빠, 창현엄마, 예은엄마와 전세계 동포들이 참여했다
ⓒ 애틀란타 세사모
 
장승순 조지아텍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는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접속한 30여명의 해외동포들이 세 명의 유가족들과 지난 10년 동안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와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를 나누는 수다의 시간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절망하지 않는 것, 기억을 이어가는 것" 

10년 동안 애틀란타 세사모의 역사와 활동 사진 슬라이드를 보여 준 장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거의 모든 것을 해 오신 부모님들이 지금 가장 많이 하고 계신 생각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던졌다.

"연대의 힘이 저희가 걸어가는 힘이다"라고 강조한 시찬 아빠는 "안전한 세상에서 아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계속 걸어나갈 것이다. 그 걸음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대외협력부서장인 창현 엄마는 "4.16가족협의회가 잘 버텨냈고, 수고가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족만 있었다면 불가능했을텐데, 함께 해주시는 분들이 국내든 해외든 많아서 잘 버틸 수 있었고, 싸울 수 있었다. 막막하지만 목표 지점에 다다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며 연대를 강조했다.

예은 엄마는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또 온몸으로 기억 중이시니 우리가 외로워하거나 절망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절망하지 않는 것, 기억을 이어가는 것, 세대를 이어가면서 또 다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도록 열린 결말로 놔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1/5 이상을 세월호 관련 시간으로 보냈다는 장 교수는 "속히 진행되는 것이 없어 보여 속상하고 힘빠지나, 캠페인이나 특별활동이 아니라 삶이 되어버렸다"고 응답했다.

독일의 클레어 함씨는 세월호 가족들이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을 지원하고 이태원참사 가족들과 연대했던 사례를 들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변했고, 연대의 씨앗이 뿌려졌으므로 절망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격려와 부탁의 말을 했다.

이에 "절망적일 때, 한 사람의 위로와 따뜻한 마음 전달이 그 사람을 살린다"는 시찬아빠는 "세월호참사 이전에는 연대를 몰랐다. 많이 반성했다. 우리가 먼저 연대하고 피해자분들께 힘이 되어드렸다면,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안겪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이하며 갖는 수다의 자리 창현엄마 최순화씨, 시찬아빠 박요섭씨, 예은엄마 박은희씨, 사회자 장승순씨
ⓒ 애틀란타 세사모
 
"정권 교체나 의회 권력 교체로도 해결이 안되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문제는 사회 구조적 문제 때문이 아닌가?"라는 노쓰캐롤라이나 유문조씨의 질문에 예은 엄마는 " 문제의 원인이 너무 많다. 문 정부 2년이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큰 구조의 일부에 균열을 낸 것일 뿐이었다"고 말했다. 

"아이들 만났을 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는 것을 바란다" 

LA 정니콜씨는 창현 엄마의 노란운동화와 예은 엄마의 노란팔찌, 생명안전공원 예배 시작, 그리고 시찬아빠의 예명인 '푸른하늘'의 의미를 궁금해했고, 애틀란타의 이상현씨는 가족들이 제일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질문했다.

창현 엄마는 "아이들을 생명안전공원으로 데려오는 것, 4.16가족협이 동력을 잃어버리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것, 건강히 살아 남아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기를 바란다는 시찬아빠는 "가족들은 국가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으며, 국가는 답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안전사회 만들기가 사명"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에게 시급한 것, 중요한 것, 원하는 것은?

참사 초기에 가족들이 회의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전문가들에게 질문했었다는 예은엄마는 "법을 만들어서 특조위 세우기, 법적으로 싸우기 모두 필요하고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급하거나 실현 가능한 것은 생명안전공원이지만, 모든 부분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적극적으로 발언했고, 채팅창에는 참가자들의 다짐과 감사 글들이 올라왔다. 세계 각 지에서 참여한 해외동포들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가족협의회의 활동이 여러 국가폭력 희생자들과 함께 큰 촛불과 힘이 되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 린다모)

"긴 세월 동안 꿋꿋하게 자리를 지켜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한 사회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연대하겠습니다." (애틀란타 고은아)

"세분의 부모님들의 귀한 나눔에 감사합니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연대하며 나아가는 우리 한국 사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런 귀한 자리 마련해주신 장교수님과 애틀란타 세사모 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토론토 고봉찬)

"영어로 "The price of freedom is eternal vigilance"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싸움과 노력 역시 끝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부분적 민주화를 이뤄서 발전시킨 것 많이 있지만 되돌아긴 것도 많고 모든 진전이 "두 발짝 앞으로 한 발짝 뒤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싶습니다. 계속 응원하고 함께 하겠습니다. 세월호 가족분들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보스턴 전승희)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우리가 함께 해 온 시간들과 기억들을 다시 꺼내어 그 간의 소회를 나누는 수다의 자리에서 장승순교수는 "사막 한가운데 씨앗이 떨어져 싹이 나서 꽃을 피우는 느낌이다"라며, "있어서는 안될 일로 모였지만 손잡아 줄 수 있는 사람들로 변해가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 베를린 분향소와 전시회 "베를린에서 작은 기억식 가지고, 분향소 열었습니다. 베를린에서 있었던 활동들도 간략히 모아 전시했고 16일까지 합니다." (권오복)
ⓒ 권오복
 
한편, 13일 (미국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0주기 추모제가 열렸고, 뉴저지에서는 10주기 추모공연과 경빈엄마 전인숙씨와의 영상 대담이 있었다. 베를린에서는 분향소를 열었고, 기억식을 가졌다. 전시회도 4월 16일까지 열린다.

세월호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전세계 각 지역에서 10주기 추모제 (4/13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4/14 시애틀, 4/20 미국 LA), 세월호참사 10주기 추모집회 (4/14, 일본 나고야), 함께 걷기(4/14 워싱턴D.C.),  '세가지 안부' 영화상영회 (4/18 독일 프랑크푸르트, 4/21 미국 LA), 홍순관 콘서트 (4/20 시카고, 4/27 애틀란타), 전시회 (4/13-4/16 독일 베를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 세월호참사 10주기 행사 포스터들 미국 각 지에서 다양한 10주기 기억행사가 열린다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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