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쌓기' 소문날수록, 맹꽁이는 죽어갔다…제주 금오름 뭔일
제주도가 '돌탑 쌓기'로 입소문 난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 내 돌탑들을 모두 제거했다.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서식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제주도는 금오름 분화구에 형성된 습지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방문객들이 쌓은 돌탑을 제거했다고 14일 밝혔다.
금오름은 사유지로 정상에서 한라산, 비양도, 금악마을 등을 볼 수 있어 전망이 좋고 '금악담'이라 불리는 화구호 습지를 지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오름이다.
특히 금악담에는 유기물이 풍부해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를 비롯해 제주도롱뇽, 큰산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서식한다.
하지만 최근 입소문이 나면서 탐방객들이 주변 돌들을 옮기는 바람에 양서류 서식지가 훼손된다는 우려가 나왔다.
나무와 수풀이 거의 없는 금오름 분화구에 사는 양서류는 화산송이(화산석)가 유일한 그늘막이 되기 때문이다.
피부로 호흡하는 양서류는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있어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는데, 탐방객들이 돌탑을 쌓으려고 돌을 옮겨 버리면 피부 호흡이 힘겨워진다는 것이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금오름의 양서류가 처한 위기 상황을 알리며 제주도에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탐방객이 이어지는 만큼 정기적인 점검을 하고, 안내판 추가 정비도 이달 중 추진할 계획"이라며 "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환경에 위해가 될 수 있는 돌탑 쌓기 등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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