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시스, 탄력 레이저 ‘슈링크’ 앞세워 美·中서 쑥쑥 [영업이익 강소기업]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4. 1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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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클래시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의 인기가 엄청나다. 글로벌 피부미용학회와 전시회의 섭외 1순위가 국내 기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야말로 K-미용기기 열풍이다. 이를 이끄는 대표 주자는 탄력 레이저기기 ‘슈링크’로 유명한 클래시스다. 지난해 실적으로도 드러난다. 매출 1801억원, 영업이익 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30.1% 늘었다. 역대 최대치다. 매출 성장세도 대단하지만 5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OPM)도 눈에 띈다.

증권가에서도 클래시스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클래시스의 성장 스토리를 두고 찬사가 쏟아진다. 국내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뒤 차근차근 해외로 영역을 넓혔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각에선 “계단식 성장의 정석”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클래시스는 어떤 회사?

피부과 전문의 창업…PEF가 인수

클래시스를 만든 이는 피부과 전문의 출신 정성재 창업자다. 어느 날 처남(현 이진욱 해브앤비 창업자)과 대화를 하다 BB크림 얘기를 하게 됐다. 처남은 BB크림 시장이 무조건 클 것 같다며 2004년 화장품 브랜드 ‘닥터자르트(해브앤비)’를 만들었다. 닥터자르트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이후 해브앤비는 2019년 글로벌 뷰티 브랜드 에스티로더에 2조원 가격으로 매각됐다.

처남의 성공을 지근에서 바라본 정 씨는 이후 본인만의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2007년 클래시스를 설립했다. 해브앤비 경영을 도우며 체득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됐다. 조금씩 국내에서 인지도를 높여가던 클래시스는 2010년대를 기점으로 해외 시장까지 눈을 돌렸다. 2012년에는 클래시스의 대표 피부미용 장비 현재 슈링크의 전신인 울트라포머를 선보였다. 해외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으며 2015년을 기점으로 내수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더 큰 회사가 됐다. 이에 힘입어 2017년에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예상 못했던 행운도 따랐다. 유튜브에서 클래시스의 주요 피부미용 장비들이 ‘화제’로 떠올랐다. 가수 박준형 씨가 출연하던 인기 유튜브 채널 ‘와썹맨’이 계기였다. 박 씨와 장성규 전 아나운서가 병원에서 클래시스 장비를 이용해 피부 탄력을 되찾는 리프팅 시술 영상이 200만뷰 이상의 조회 수를 올리며 인기를 끌었다.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시술 체험이 ‘밈’처럼 돌았고 회사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인지도 개선은 실적에도 영향을 줬다. 2018년 475억원이던 회사 매출은 2019년 763억원으로 뛰었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60%대까지 상승해 업계 1위로 자리 잡았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해외 신규 시장 발굴에도 유튜브가 큰 도움이 됐다.

무서운 성장 속도에 자본 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매각 제의가 물밀듯 쏟아졌다. 특히 글로벌 사모펀드(PEF) 관심이 상당했다. 휴젤을 인수해 경영하던 베인캐피탈도 이때 정 씨와 접촉을 시작했다. 정 씨는 베인캐피탈이 클래시스의 해외 사업 확장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2022년 4월 베인캐피탈은 ‘BCPE Centur Investments, LP’ 투자조합을 활용해 클래시스 지분 60.84%를 취득했다. 베인캐피탈 측 지분율은 현재도 동일하다.

제품 판매 → 소모품 수요 선순환

브라질·태국 등 글로벌 시장도 好好

50%대 영업이익률을 이끈 제품은 ‘하이푸(HIFU)’ 장비로 잘 알려진 고강도 집속 초음파로 슈링크(해외 판매명 Ultraformer Ш)다. 슈링크는 초음파 에너지를 피부 진피층에 쏴 눈썹 리프팅과 얼굴, 복부, 허벅지 피부 탄력을 높이는 의료기기다. 2022년 내놓은 슈링크 유니버스(해외 판매명 Ultraformer MPT)도 상당한 인기다. 기존 슈링크와 비교해 샷 형태가 다르다. 기존 슈링크는 점 형태(도트 타입)로 조사된다. 반면 슈링크 유니버스는 점 혹은 선 형태로 조사된다. 또 기존 슈링크의 경우 한 방향으로만 시술이 가능하지만, 슈링크 유니버스는 양방향 시술이 가능해 시술 속도가 약 2.5배 빠르다는 것도 특징이다.

클래시스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클래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HIFU 시장점유율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출시한 슈링크의 국내 누적 판매 대수는 3700대를 넘어섰고, 2022년 출시한 슈링크 유니버스 누적 판매 대수는 1600대를 돌파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매출 비중만 놓고 보면 해외가 내수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의 65%가 해외 매출이다. 특히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발달한 태국과 브라질에서 클래시스 수요가 상당하다. 클래시스의 지난해 브라질 매출은 457억원, 태국 매출은 100억원이다. 각각 전년 대비 71.8%, 58.7%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장비 판매뿐 아니라 소모품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슈링크 제품에는 피부 위치나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카트리지들이 적용된다. 클래시스는 장비 판매 초기에는 카트리지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다만 교체 시기부터는 고객이 유상으로 구매해야 한다. 통상 병원 시술 기준 슈링크는 3개월 단위로 무상 소모품을 소진한다. 쉽게 말해 슈링크의 경우 장비 판매 이후 3개월이 지난 뒤부터 주기적으로 유상 소모품 매출이 추가로 발생하는 구조다. 이 같은 소모품 판매 호조세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의 슈링크(유니버스 포함) 관련 매출의 55%가 소모품 판매로 발생했다. 해외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슈링크와 슈링크 유니버스 관련 매출 중 41%가 소모품 판매 실적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모품 매출 관련) 단기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태국 시장이다. 태국은 클래시스 설치 장비가 2023년 1000대를 돌파했다. 소모품 매출 비중은 약 31%인데, 해외 시장 평균 소모품 매출 비중이 41%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적인 소모품 매출 증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미용 의료기기 슈링크를 앞세운 클래시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사진은 클래시스 본사 전경. (클래시스 제공)
중국·미국 빅마켓도 노린다

인허가 과정…2026년 진입 목표

클래시스는 내부적으로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톱3를 목표로 삼았다. 전문가들은 추가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내다본다. 현재 클래시스 실적은 미국과 중국 등 미용 의료기기 빅마켓 진출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낸 성과다. 정동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클래시스는 미국이나 중국 등 대형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브라질과 태국 등을 중심으로 50%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클래시스도 올해를 기점으로 빅마켓 진입에 속도를 붙일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미국에서는 2024년 상반기 전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2025년 상반기 임상시험을 거쳐 2026년 중 시장 진출을 계획한다. 중국에선 2024년 하반기 임상시험을 시작해 2026년 시장 진입이 내부 목표다. 유럽 내 영향력도 확대할 방침이다. 클래시스는 2016년부터 슈링크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최근 슈링크 유니버스도 판매를 시작했다. 클래시스 관계자는 “유럽 지역은 피부미용에 관심이 많은 수요자가 많아 잠재 시장 규모가 매우 큰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클래시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슈링크 유니버스를 유럽 선진 시장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스페인, 튀르키예를 기점으로 한 유럽 시장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4호 (2024.04.10~2024.04.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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