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들여 고치고, 공짜로 집 빌려준다…동네빈집 대변신
리모델링한 뒤 청년이나 신혼부부에게 아주 싼 값에 임대하거나 숙박시설로 활용한다. 또 귀농·귀촌 보금자리로 제공하기도 한다. 아예 헐어내고 주민 휴식공간을 만들기도 한다. 전국 자치단체와 정부가 추진하는 빈집 재활용 방법이다.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농어촌에 증가하는 빈집을 인구 늘리기 등을 위해 쓸모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다.
충남도는 올해 72억원을 들여 빈집 정비사업에 나선다고 11일 밝혔다. 빈집 리모델링과 원도심 빈집 재개발, 철거 등 3가지 내용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충남 도내 빈집은 4843동으로 조사됐다. 2021~2022년 2357동을 정비했는데도 오히려 2700여 동이 증가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에 1년 이상 비어있는 집이 13만2000동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 빈집 30개동 리모델링…신혼부부 등에 임대
충남도는 우선 빈집 30개 동을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공모로 선정한 빈집 1동당 최대 7000만원을 들여 보일러 교체와 지붕·부엌·화장실 개량, 내·외부 마감 공사 등을 거친 뒤 귀농·귀촌인,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 4년간 무상 임대할 계획이다.
원도심에 방치된 빈집과 상가·창고 등은 매입한 뒤 철거, 주차장이나 공원, 문화공간·쉼터 등으로 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올해 처음 시작하는 리모델링 지원 사업은 청년 농업인 유입 등 도정 핵심 과제와 연계했다”며 “이번 사업이 빈집 활용과 취약계층 주거 문제 해소 등을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청양군은 ‘만원 임대주택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 빈집을 정비한 뒤 월 1만원만 받고 청년과 신혼부부, 귀농·귀촌인에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청양군은 이를 위해 81∼115㎡ 규모의 단독주택 3동을 리모델링 중이다.
청양군 1만원 임대주택, 보은군 희망둥지 추진
충북 보은군은 농촌 빈집을 리모델링해 이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집 이름은 ‘희망둥지’로 보은에 이주 예정이거나 농업경영체(농지원부) 등록 2년 이내인 새내기 귀농·귀촌인이 대상이다. 보증금 없이 2년간 매달 15만~20만원만 내면 된다. 전남 강진군은 2022년 7월부터 빈집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빈집 이름은 ‘강진품애(愛)’로 5년 또는 7년 단위로 도시민에게 월세 1만원을 받고 빌려주는 사업이다. 강진품애는 방 2~3칸짜리 주택으로 연면적은 60~66㎡(18~20평) 정도다. 지원 대상은 강진으로 전입한 지 2년이 넘지 않았거나 다른 지역 거주자로 제한한다.
경주시, 구도심 빈집 고쳐 마을호텔 조성
대전시는 빈집을 아예 헐어 편의시설 등을 만들기로 했다. 안전사고 위험과 경관 훼손, 악취 발생 때문이다. 올해 연말까지 20억원을 투입해 빈집 8동을 사들여 주차장과 쉼터·텃밭 등으로 만든다. 행정안전부도 지자체와 함께 올해 전국에서 빈집 1677개 동을 헐거나 재활용하기로 했다. 이 사업에는 50억원이 투입된다. 행안부 관계자는 "빈집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처해 인구 소멸로 위기에 놓인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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