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하는 설교]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바울의 절규

2024. 4. 12.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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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디아서 5장 16~23절


‘지킬 박사와 하이드’라는 소설은 인간의 양면성, 이중인격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킬 박사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의사로 살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사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인격 분리 약을 개발하여 아주 품격 있는 의사인 지킬 박사로, 때로는 사악한 하이드로 변하면서 이중적인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는 하이드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 죄책감으로 하이드가 되는 약을 없앱니다. 그렇지만 이미 하이드로 변해 있었고 결국 하이드가 되는 것은 약이 아니라 자신 안에 이미 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런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성도들을 보며 답답해합니다. ‘아, 율법으로는 안 되는구나’를 깨달아야 하는데, 율법 박사들조차 율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임신이 가능한 나이의 하갈이 아니라, 생산 불능의 사라를 통해 약속을 이루신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 실력으로 율법을 잘 지켜서 가능한 일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갈라디아서 5장 1절은 율법의 종이 되지 말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유를 누리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또 13절에서는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서로 사랑하는 일은 율법의 대강령이고, 가장 중요한 율법 중의 율법이기에 결국 율법에 종노릇하라는 명령으로 들립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요. 감사하게도 성경이 답을 줍니다. “내가 사람의 줄, 곧 사랑의 줄로 그들을 이끌었고 그들에 대하여 그 목에서 멍에를 벗기는 자 같이 되었으며 그들 앞에 먹을 것을 두었노라.”(호 11:4) 우리는 여전히 종입니다. 그런데 율법의 종이 아니라 사랑의 종이 되게 하려고 예수님께서는 종으로부터 구원하셨습니다.

사도 바울의 인생은 열정의 인생이었습니다. 예수님 만나기 전에는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기 위한 열정으로, 예수님 만난 후로는 예수님을 위한 열정으로 살아갑니다. 율법의 종이던 바울이 사랑의 종이 되어 최고의 인생을 살아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랑의 종노릇 하며 사는 것일까요. 한 마디로 성령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육체의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합니다.(16절) 이 말씀은 아이가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따라가는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엄마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긴 한데 벤치에 앉아 있는 어떤 아저씨가 사탕 하나를 들고 손짓합니다. 엄마를 따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걸 알지만 사탕의 유혹도 만만찮습니다. 눈은 사탕에, 손은 치마를 붙들고 따라가는 아이, 우리도 그렇게 성령을 따라 행하면 사탕의 유혹, 즉 육체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될 줄 믿습니다.

중세의 성 버나드는 자기가 변하지도 않고 마음이 굳어 있는 것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에게 말합니다. 자기가 굳어 있지 않고 완고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굳어 있는 것이고 완고한 것이라고, 이것이 바로 본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입니다.

육체의 일과 성령의 열매를 다시 한번 깊이 들여다봅시다. 스스로에게 관대하고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며 스스로를 잘 용납하는 자리에서 일어나야 주님이 보입니다. 그리고 주님만이 해답이라며 항복하며 나아갈 때 주님이 친히 우리를 살리실 것입니다.

정용비 목사(더월드미션선교회대표)

◇정용비 목사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 소속의 전주온누리교회 담임을 마치고 교회가 교회를 개척하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더온누리교회를 분립했다. 지금은 더월드미션선교회 대표로 국내외 순회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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