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엔비디아 대항 '가우디3' 공개…네이버와는 AI 생태계 구축(종합)

김평화 2024. 4. 1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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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AI 반도체 '가우디3' 공개
엔비디아 의존 줄이려 협력 강화
네이버와는 '가우디2' 협력 확대
국내 유수 대학·스타트업 참여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인공지능(AI) 시대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반(反) 엔비디아 동맹을 구체화하고 있다. 핵심 파트너인 네이버와 협력해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여는 등 새로운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인텔은 미국에서 차세대 AI 반도체인 '가우디3'를 공개했는데, 이 제품은 엔비디아 제품 대비 성능이 더 우수하고 오픈 생태계 기반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인텔 비전 2024' 행사에서 발표하는 모습 / [사진제공=인텔]

AI 칩 '가우디' 경쟁력 강화 위해 네이버와 협력

인텔은 1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인텔 비전 2024'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8~9일(현지시간) 진행된 인텔 비전 행사에서 밝힌 네이버 협력 건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박사)와 권세중 네이버클라우드 리더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 이사는 "인텔 가우디2를 활용해 국내서 테스트할 예정"이라며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붙여보고 평가해서 어느 정도로 (내부에) 적용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대언어모델(LLM)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적용 가능성을) 살펴볼 생각"이라며 "이번 협력이 기존 AI 반도체에서 나오지 못한 여러 독특한 특징이나 성능을 볼 수 있을지를 살피는 것이기에 목표가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를 위해 인텔과 AI 공동연구센터(NICL)를 만든다. 카이스트(KAIST)를 중심으로 서울대 등 국내 20여개 연구실 및 스타트업과 협업해 가우디 활용도 증진 방안을 살필 예정이다. NICL을 통해 스타트업과 대학이 AI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가우디 기반의 IT 인프라를 제공하는 식이다. 가우디 기반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및 산학 연구 과제 등도 운영한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센터장이 '인텔 비전 2024'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제공=인텔]

이 이사는 "가우디는 같은 전력 대비 성능이 좋다 보니 매력적으로 봤다"며 "인텔이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이 폭넓기에 안정적인 데이터센터 구동 관점에서 차별성이 있지 않겠냐는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가우디2 중심으로 평가를 진행한 뒤 결과가 좋다면 향후 인텔 신제품인 가우디3 가속기 도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국내 AI 연구 활성화와 AI 칩 생태계 다양성 강화를 위해 공동 연구 방식을 인텔 측에 제안했다. AI 시장에서 엔비디아 칩 점유율과 의존도가 높다 보니 제때 제품을 받기 어려운 데다 칩 구매 부담도 늘면서 국내 스타트업과 학교들의 AI 리소스 환경이 매우 열악해진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권 리더는 "국내 스타트업, 대학이 가우디2를 직접 사용하고 그 결과물을 오픈소스로 공유하는 협업을 계속 만들어갈 예정"이라며 "결과물이 대중에 공개되고 그 결과물을 보면서 새로운 유저가 가우디2를 쓰는 데 있어 두려움 없이 진입할 수 있도록 (성과를)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번 연구를 주도하면서 자사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 중심의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네이버는 25년간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중심의 시장에서 사용자에게 또 다른 선택권을 제공해왔고, 다양성은 네이버가 추구한 중요 가치"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AI 칩 생태계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 대항 위해 5나노 기반 '가우디3' 출시

인텔은 미국 피닉스에서 열린 비전 2024에서 최신 AI 반도체인 가우디3를 공개했다.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가우디3 시제품을 선보인 뒤 이번에 공식적으로 제품을 내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가우디3는 대규모 AI 모델 운용을 효율화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H100(엔비디아 AI 반도체)과 비교했을 때 벤치마크(성능 테스트)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고 피력했다.

인텔에 따르면 가우디3는 H100과 비교해 평균적으로 50% 더 빠른 학습 시간을 지원한다. 또 추론 처리량은 H100보다 50%, 전력 효율성 면에선 40% 더 우수하다. 전작인 가우디2에 비해선 최대 4배 빠른 AI 컴퓨팅 성능을 지원한다. 메모리 대역폭은 1.5배, 대규모 시스템 확장을 위한 네트워킹 대역폭은 2배 향상됐다.

인텔이 공개한 AI 칩 신제품 '가우디3' / [사진제공=인텔]

특히 개방형 커뮤니티 기반의 소프트웨어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이 AI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앱)을 유연하게 확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엔비디아 제품과의 차별점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AI 반도체와 함께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여왔다. 인텔은 보시, 레드햇, VM웨어 등 파트너와 가우디 기반 오픈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나승주 인텔코리아 상무는 이날 간담회에서 "가우디2에서 가우디3로 시장에 더 뛰어난 선택권을 지원하게 됐다"며 "가격대와 성능, 소비 전력 면에서 성능과 효율성을 더 높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방형 산업 표준인) 이더넷을 기반으로 해서 어떤 제품에 종속될 필요 없이 오픈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도록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우디3는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제조된다. 전작처럼 이번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3세대인 HBM2E를 품는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텔은 2분기부터 델 테크놀로지스와 HPE, 레노보 등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 업체에 가우디3를 공급한다. 3분기부터는 가우디3가 탑재된 서버를 시장에서 만나보게 될 전망이다. 인텔 DCAI(데이터센터 및 AI) 그룹 총괄인 저스틴 호타트 수석 부사장은 "가우디3는 가격 대비 성능, 시스템 확장성, 가용성 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 생성형 AI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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