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추징액은 돌려받을 돈?…미수금 분류한 테슬라코리아

우수연 2024. 4.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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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한국 판매법인 테슬라코리아가 4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1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태성회계법인은 테슬라코리아의 2023년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냈다.

태성회계법인은 의견의 근거로 "당기·전기 재무제표에 미수금으로 계상한 법인세 추징액에 대한 환급액 자산성에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022년 국세청에 251억원의 법인세 추징금을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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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코리아, 4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
법인세 추징액, 미수금으로 재무제표 반영
소송·이의제기 등 회수 가능성 높게 본듯
작년 원가·판매구조 변경에도
영업이익률 매년 동일 '의문'

테슬라의 한국 판매법인 테슬라코리아가 4년 연속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국세청 세무조사에 따른 추징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다며 재무제표상 ‘미수금’으로 처리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한국 회계기준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태성회계법인은 테슬라코리아의 2023년 재무제표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을 냈다. 태성회계법인은 의견의 근거로 "당기·전기 재무제표에 미수금으로 계상한 법인세 추징액에 대한 환급액 자산성에 충분한 감사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계법인이 법인세 추징액을 돌려받을 만한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얘기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022년 국세청에 251억원의 법인세 추징금을 납부했다. 그리고 이 추징금을 확정한 이후 2022년과 2023년 재무제표에 미수금으로 인식했다. 소송이나 이의제기 등을 통해 다시 돌려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의미다.

이 회사는 2022년과 2021년 재무제표에서도 한정의견을 받은 바 있다. 모두 국세청 법인세 추징액과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이슈와 관련이 있다.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비용으로 반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회계처리 방식이 국내기업 물론 외감기업 기준으로도 매우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통 국내기업에선 세무조사 등 추징금은 당연히 비용으로 인식하는데, 테슬라는 이를 미수금으로 반영했다. 추징 불복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주석에 달아두는 정도로만 표기하는데 테슬라는 과감하게 미수금으로 잡아뒀다.

또 4년 연속 ‘한정’ 의견을 냈음에도 회계법인이 바뀌지 않고 있다는 점도 특이하다. 감사인 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거절 등으로 나뉜다. 이중 한정이나 부적정만 받아도 회계법인을 바꾸는 게 업계 관행이다. 회계법인이 가장 낮은 등급의 경고만 주면서 형식적인 감사만 유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테슬라코리아가 상장사였다면 2년 연속 ‘한정’의견이면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랐겠지만, 비상장사이기에 별다른 불이익은 없다.

테슬라코리아 영업이익률이 매년 1.5%로 똑같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감소율이 매년 같게 움직인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조1438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각각 13.7%다. 직전 해인 2022년에도 매출액, 영업이익 감소율은 각각 7.2%였으며, 2021년 증가율은 각각 51%였다.

지난해 테슬라코리아는 중국에서 만든 모델 Y를 국내 시장에 처음 들여왔다.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해 출시 가격을 미국산 모델보다 최대 2000만원 낮췄다. 배터리 제조 원가와 출시 가격이 큰 폭으로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똑같이 1.5%로 유지됐다.

익명을 요구한 회계사는 "한국에선 금융거래나 조달 계획도 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며 "한국 회계 기준이나 관행은 모르겠고 ‘내 갈 길 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대학 경영학 교수도 "개정 외감법에 따라서 억지로 감사는 받았지만 최소한의 형식적인 절차만 지킨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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