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SNS 인증 릴레이… 29년 만에 수개표 밤샘 작업

백재연,김윤,전국종합 2024. 4. 11.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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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소마다 남녀노소 발길 이어져 '육지 속 섬' 주민들도 소중한 한 표 "기표소 내부서 촬영" 신고 접수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에 남녀노소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총선은 정책과 비전이 사라지고, 후보들의 막말 공방으로 역대급 정치 혐오를 낳았지만 유권자들은 나라의 발전을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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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투개표 이모저모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본투표가 실시된 10일 서울 중구 중구구민회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번 총선부터 개표 과정에서 투표지를 일일이 손으로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가 도입됐다. 최현규 기자


투표소마다 남녀노소 발길 이어져 ‘육지 속 섬’ 주민들도 소중한 한 표 “기표소 내부서 촬영” 신고 접수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0일 전국에 마련된 투표소에 남녀노소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총선은 정책과 비전이 사라지고, 후보들의 막말 공방으로 역대급 정치 혐오를 낳았지만 유권자들은 나라의 발전을 바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만 18세를 넘겨 첫 투표권을 갖게 된 양모(18)군은 서울 강남구 대치2동 투표소를 찾았다. 양군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라 정치에 관심을 두기는 버거웠다”면서도 “시민들 의견을 잘 반영할 사람을 뽑고 싶었다”고 말했다. 젊은 유권자들은 판다 ‘푸바오’ 등 좋아하는 캐릭터를 인쇄한 용지에 기표 도장을 찍은 인증샷을 남기는 등 온라인에서 투표 인증 행렬을 이어갔다.

유권자들은 선거운동 기간에 후보들이 보여준 부끄러운 모습을 지적하며 총선 이후 나아질 정치를 기대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하모(79)씨는 “역대급 저질 후보가 많이 나왔다. 서로 헐뜯기만 하는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며 “그렇지만 시민들이 나라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0대 강모씨도 “이번 총선에선 지역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약속이 아니라 서로 심판한다는 얘기만 들렸다”고 한탄했다.

교통이 불편한 농어촌 지역 유권자들도 투표를 빼먹지 않았다. 대청호 연안의 ‘육지 속 섬’으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 1940년대 화천댐 건설로 육지 속 섬이 된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 동촌1·2리 주민들이 배를 타고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광주 고려인마을에 거주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인 카자흐스탄 출신 20대 유권자도 투표했다. 연해주에서 항일 무장 독립운동을 했던 박노순(1896~1971) 선생의 현손녀 최빅토리아(24)씨는 광산구 월곡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투표에 참여했다. 경북 예천에서는 올해 105세인 임차녀 할머니가 자녀의 도움으로 투표했다. 임 할머니는 투표를 마친 뒤 “이번 투표가 어쩌면 내 인생의 마지막 투표일지 모른다는 생각에서 반드시 참여하고 싶었다”며 “우리나라가 잘되려면 국민이 꼭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전북 전주의 한 투표소에선 누군가 기표소 내부에서 촬영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유권자는 자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촬영해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 군산의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남성이 함께 투표소를 찾은 20대 자녀의 투표지를 훼손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날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되자 전국 개표장에서 곧바로 개표 작업이 시작됐다. 총 7만6000여명이 투입됐다. 각 당이 추천한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표사무원들은 바쁘게 개표 작업을 이어나갔다. 투표율이 67%를 기록해 1992년 14대 총선 이후 32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고, 29년 만에 수검표까지 부활하면서 개표 작업은 밤새 이어졌다. 특히 비례대표 투표지는 모두 수작업으로 개표됐다.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역대 최장인 51.7㎝에 달해 분류 기계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수검표 도입으로 최종 개표 마감이 지난 총선과 비교해 최소 2시간가량 늦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선관위는 개표 종료 후 비례대표 의석수 산정과 배분을 하고, 11일 오후 5시 중앙선관위 전체회의를 열어 비례대표 의원을 확정할 계획이다.

백재연 김윤 기자, 전국종합 energ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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