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권오식 (9) 대규모 공사 수주… 발주처와 신뢰 쌓으며 ‘윈윈’

신은정 2024. 4.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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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아흐마디 수출항만 공사를 수주하면서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쿠웨이트 수전력성에서 지속적으로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 외국 기자재 업체가 카르텔을 형성해 높은 금액을 유지한 채 돌아가며 수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쿠웨이트에서 지사장으로 6년간 근무하면서 15개 공사를 수주했고 전체 수주 금액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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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의 공사 기간 단축 공법으로
발주처 입맛에 맞게 한 영업활동 주효
매년 500억∼1000억원 규모 공사 맡아
6년간 15개 공사, 1조 4000억원 수주
권오식 보국에너텍 부회장은 6년간 쿠웨이트 지사장을 지내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끌어냈다. 사진은 쿠웨이트 발주처인 KNPC의 아사드 알사드 부회장이 2005년 방한해 본사로 복귀한 권 부회장을 만나는 모습.


쿠웨이트 아흐마디 수출항만 공사를 수주하면서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약한 자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셔서 그의 능력을 보여주셨다고 확실하게 느꼈다. 현대건설이 유동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전 세계 시장에서 수주한 공사는 극소수에 달했다. 그중 하나가 이 공사였다. 이사급 임원의 후임으로 차장 직급으로 지사장에 부임한 것부터가 이례적이었고 본사에서 포기한 시장에서 당시 쿠웨이트에서 발주된 가장 큰 공사를 수주한 것은 내 힘으로 된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께 간절히 간구했고 하나님은 발주처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도록 내 눈을 뜨게 해 주셨다. 나는 발주처가 원하는 방향에 맞추어 영업 활동을 했다. 발주처인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에서는 이른 시일 내 수출항만 시설을 건설하고 싶어했다. 마침 우리 회사의 공기 단축 공법이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입찰이 발주되기 전에 본사 항만 전문가 임원이 와서 발주처 공사국장에게 공기 단축 방안을 설명하는 회의를 주선한 것이 주효했다. 공사국장은 우리 공법에 만족하면서 이 공법을 입찰서에 반영해 입찰서를 발급했다.

쿠웨이트 수전력성에서 지속적으로 발주하는 공사 입찰에 외국 기자재 업체가 카르텔을 형성해 높은 금액을 유지한 채 돌아가며 수주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담당 차관보를 찾아가 현대건설을 입찰 초청자 명단에 추가해 주면 저렴한 금액의 입찰서를 제출하겠다고 제의했다. 오랜 기간 설득 끝에 기자재 업체가 아닌 건설업체로 입찰초청자 명단에 등록됐다. 이후 현대건설은 매년 500억~1000억원 규모의 송전선·변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결과적으로 발주처와 현대건설 간 윈-윈 관계가 설정됐다. 국영 정유회사 공사국장이나 수전력성 차관보는 빠른 시간 내 낮은 금액으로 건설할 수 있게 됐고 현대건설도 공사를 수주해 수익을 볼 수 있었다. 윈-윈 원칙은 특히 협상하면서 서로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다. 상대방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되면서 나에게도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서로가 이기는 관계가 되면 그 관계는 신뢰가 쌓이고 오래갈 수 있다.

나는 쿠웨이트에서 지사장으로 6년간 근무하면서 15개 공사를 수주했고 전체 수주 금액은 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쿠웨이트는 어려운 시장이니 사업을 더 벌이지 말라는 본사 지시가 있었지만 예상치 못하게 쿠웨이트 시장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었다. 현지 교민 사이에서는 “권오식 지사장 부인 기도발이 세서 공사를 수주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기도 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한다는 증거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에 나는 그 말이 싫지 않았다.

하나님은 쿠웨이트에서 또 다른 연단의 기회를 주셨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전쟁을 겪게 해 주신 것이다. 쿠웨이트 지사장 4년 차 되던 해인 2003년 3월,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전쟁이 발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동의 비극인 이 전쟁은 내가 회사에서 인정받게 된 계기가 됐다.

정리=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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