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안사람 덕에 신범철이 될 거야"
신범철 동행 취재 중 만난 유권자도
상대 후보와 지지자 간 대화 중에도
빠짐 없이 언급되는 '신범철 배우자'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오전 11시 20분. 만발했던 벚꽃이 저물어가는 충남 천안 원성천 일대에서 묵묵히 쓰레기를 주워담는 이가 있었다. '벚꽃비'를 맞으며 거니는 시민들을 마주할 때면 기다란 쓰레기 집게를 공손히 앞으로 모은 채 "기호 2번 신범철입니다. 기회를 주세요"라고 했다.
'충남 정치 1번지' 천안갑 지역구에 출마하는 신범철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 정혜진(51)씨는 몸을 낮추고 또 낮췄다. 시민들과 인사 중에도 천변 곳곳의 쓰레기를 주워담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한 달여간 천안갑 지역구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곳곳을 누볐다. 취재를 하며 간접적으로 가장 많이 접한 인물이 신 후보 배우자였다.
유권자들에게 민심 동향을 물으면 "신범철 사모가 사람이 좋다"고 했고, 신 후보 동행취재 중 만난 유권자는 "얼마 전 부인을 봤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심지어 신 후보의 경쟁자가 지지자들과 필승을 다짐할 때도 신 후보 배우자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정씨는 '후보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지만, 누구보다 주인공을 빛나게 해주는 '언성 히어로'가 분명해 보였다.
신 후보도 공개적으로 배우자와의 일화를 언급하며 "행복하다"고 말한 바 있다. 신 후보는 지난달 말 출정식에서 "4년 전 총선 마지막 날, 선거운동을 열심히 한 뒤 2만5000보를 걸었다고 집에 가서 이야기했다"며 "제 와이프를 보니 5만보를 걸었더라. 제가 행복하다. 꼭 감사하다는 말을 여러분들 앞에서 하고 싶었다"고 했었다.
"이번엔 이겨야 돼"
"2번 찍고 왔어요"
신 후보 배우자가 원성천 일대 쓰레기를 수거하며 벚꽃놀이 후유증을 어루만질 때, 시민들은 응원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신범철 후보 안사람이에요"라는 말에 한 시민은 발길을 돌려 인근 지인에게 신 후보 배우자 동선을 일러줬다. 또 다른 시민은 신 후보 배우자 어깨를 토닥이며 응원 메시지를 건넸다.
이날 정씨 곁에는 봉사활동을 함께하며 친분을 쌓았다는 김현숙(55)씨도 동행했다. 김씨는 신 후보 배우자의 진정성이 느껴져 자발적으로 선거를 돕게 됐다고 했다.
자신이 걸친 빨간색 바람막이도 사비로 산 것이라며 미소를 지은 김씨는 "봉사를 다니다 보니 (신 후보 배우자가) 항상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선입견이 있기 마련"이라며 "저런 분들은 봉사를 좀 하다가 빠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신 후보 배우자는) 처음부터 일찍 나와서 끝까지 함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식 봉사를 할 때면 배달까지 참여했다"며 "배달만 3시간이 걸린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중간에 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주변에서 (신 후보가) 부인 복(福) 덕분에 (당선)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저런 분이 정치를 하는 분의 배우자라면 믿고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4년 전 총선을 계기로 거주지를 서울에서 천안으로 옮기게 됐다는 신 후보 배우자는 "처음 천안에 왔을 때,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남편이 앞에서 무언가를 할 때 조금 놓치고 있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역구도 지리적으로 넓다 보니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게 봉사였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께선 남편이 더 보여지길 바랐지만, 남편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이었다"며 "(시민들과 만나는 것은) 남편의 일이 아니라 배우자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봉사를 하게 됐다. 보여주기식은 길게 갈 수 없다고 생각해 다른 분들의 90% 가까이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저 성실히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봉사를 매개로 시민들과 접촉면을 넓히게 된 정씨는 신 후보 공약 마련에 기여하기도 했다. "봉사를 하다보면 남편이 접하기 어려운 애로사항을 듣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신 후보는 1만 시간 이상 봉사자를 대상으로 지자체장 표창과 사망 시 장례·납골 비용을 지원하는 '봉사유공자 제도'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신 후보 배우자는 "1만 시간 봉사는 20년 이상 매일같이 봉사를 하신 것과 같다"며 "자발적 마음이 중요하지만, 그분들에 대한 예우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 배우자는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도 시민이 지나갈 때마다 "기회를 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같은 날 오후 유세차에 오른 신 후보 역시 거듭 "일 할 기회를 주세요.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신 후보 배우자는 4년 전 총선 출마를 결심한 신 후보에게 "'천안 시민들이 당신(신 후보)을 왜 뽑아야 하느냐'고 물었다"며 "남편이 그 물음에 구체적인 답을 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강조했다. "국가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천안에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려 부단히 노력해 왔다는 설명이다.
신 후보 배우자는 "4년간 천안에서 큰일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다"며 "천안 시민들께서 기회를 주시면 그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천안갑 후보 측은 문 후보 배우자 동행취재를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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