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댓글부대', 팀알렙 앙상블이 가장 중요했다"[D:인터뷰]

류지윤 2024. 4. 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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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알렙 리더 찠뻤킹 연기

김성철은 뮤지컬부터 연극, 영화, 드라마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가감 없이 발휘하는 배우다. 그가 캔버스에 그리는 연기를 두고 누구도 이견이 없다. 그런 김성철이 '댓글부대'에서는 지금까지 자신이 선보여왔던 연기, 포지션에 변주를 줬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김성철은 '댓글부대'를 이끄는 팀알렙 찠뻤킹을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팀알렙의 찠뻤킹, 찻탓캇(김동휘 분), 팹택(홍경 분)이 가면을 벗은 실제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다. 본명이 뭔지, 집은 어딘지, 댓글부대를 하기 전엔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김성철은 욕망은 있으나 그 욕망을 감당할 자신은 없는, 일을 벌이지만 책임감은 없는 찠뻤킹의 특성을 파악해 개연성보다는 모호함을 표현하려고 애썼다.

"대본을 봤을 때 일차원적으로 생각한다면 찡뻤킹은 생각이 별로 없고 쉬운 인물인데 그러면 입체적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한 번 꼬았어요. 역시 쉽지 않더라고요. 찡뻤킹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객이 몰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했죠. 팀알렙이 원래는 어떤 일을 했는지 우리끼리는 이야기하지만 영화에 드러나는 건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표현이 어려웠어요. 인물이 아직 사회에 어떤 시스템이 존재하고, 자신들이 하는 행동과 말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모르는 사회 초년생 같은 느낌이 들어야 했고요, 찠뻤킹은 그냥 밥 벌어먹고 살고 싶은 인물이죠. 그래서 변화하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달라지는 모습들이 그의 성장 과정이라고도 생각했어요."

김성철은 뮤지컬에서 주로 극을 선두에서 이끌어가는 역을 맡았다. 그런 그가 '댓글부대'에서는 김동휘, 홍경과 함께 손발을 맞춰 한 팀처럼 보여야 했다. 그는 지금까지 앙상블이 도드라지는 역은 해보지 못했다면서 '댓글부대'로 또 한 번 배움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강렬한 캐릭터는 어떤 배우든 선호할 거라고 생각해요. 목적도 뚜렷하고, 감정의 폭이 클 수록 표현하는게 재미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앙상블을 잘 이루는 작품도 잘해내야 한다고 느껴요. 애초에 찡뻤킹을 팀알렙으로 소개하잖아요. 김성철이 할 수 있는 연기의 느낌보다는 한 팀처럼 보이는게 더 중요했고 오히려 튀지 않길 바라며 연기했죠. 강렬함과 짜릿함을 원하신다면 그 부분은 제가 장담을 못할 것 같지만, '김성철에게 이런 모습도 있구나'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안국진 감독은 현장에서 배우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방식으로 현장을 이끌어갔다. 김성철은 이번 작업을 통해 감독과 배우가 한 팀이 돼 유기적으로 현장에서 소통하는 작업 방식을 경험했다. 그 결과 팀알렙의 실체가 형상화 됐다.

"현장에서 이것 저것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의 의견에 의해 대본이 수정이 되기도 했고요. 팀알렙이 사는 집, 구조는 리허설을 하면서 바뀐 버전이에요. 엄청난 대사가 수정됐다기보다는 이 대사를 제가 하는 거였는데 경이가 하면 더 좋겠다 싶으면 그렇게 바꿔나갔죠. 유기적으로 팀알렙이 진짜 팀으로 보이기 위해서였죠."

김성철은 뒷머리를 길러 붉은 색으로 염색, 외적으로 화려한 스타일링을 완성했다. 이 스타일링까지도 찠뻤킹의 색을 고려한 김성철의 계산이었다.

"외적으로도 강렬해야 자극적일 것 같았어요. 많은 스타일링 회의를 거쳤죠. 금발도 해보고 하이라이트 브릿지도 넣어봤어요. 지금까지 우리나라 영화에서 보이는 금발머리가 주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았고 지금의 스타일이 가장 찡뻤킹스러웠어요. 사실 브릿지 헤어스타일이 남들에게는 눈에 뛰지만 저에게는 안 보이거든요. 그 점도 중의적으로 보였으면 했죠."

김성철은 평소 손석구의 팬으로 '댓글부대'에 이름을 함께 올리게 됐지만 극 중 만나는 장면이 없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뻉반' 때 처음 (손)석구 형을 봤어요. 그 때 공효진 선배님의 남자친구로 나오는 걸 보고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이후 '멜로가 체질', '범죄도시2' 등을 보며 진짜 현실적인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내는 걸 보게 됐죠. 연기를 하다 보면 욕심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항상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집요하게 이야기를 쫓는 것 같아서 제가 존경하는 배우예요. 대본을 봤을 때 만나는 장면이 없어서 아쉬움이 더 컸죠."

김성철은 뮤지컬 '데스노트', '빅 피쉬',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드라마 '그 해 우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몬테크리스토' 등 다양한 작품에서 섬세한 연기와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대세 행보를 이어왔다. 올해는 하반기 공개되는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 시즌2에서도 주연을 맡았다. 부담보다는 책임감이 짙어지고 있다.

"점점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을 하게 되면서 책임감이 더 생겨요. 경험이 쌓이면서 어떻게 흡입력 있게 더 연기하고 끌고 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죠. 올해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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