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 되겠다"던 이스타항공, 항공사 고질병 ‘앱’ 뜯어고친다

편은지 2024.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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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항공 잘하는 IT 회사 될 것"
작년 중순 '홈페이지 개편 TFT' 꾸려
올해 7월 1차 개편, 연내 2차 개편 예정
ⓒ이스타항공

"IT를 잘하는 항공사가 될 것이냐, 항공을 잘하는 IT 회사가 될 것이냐가 문제입니다. 우리는 항공을 잘하는 IT 회사가 되겠습니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가 지난해 3월 재운항을 앞두고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이다. 3년 만에 다시 날개를 펴는 상황에서 이스타항공은 '항공'이 아니라 'IT(정보통신기술)'에 무게를 뒀다.

모두가 쉽게 이해하지 못했던 그의 말은 1년 여 만에 올해 현실이 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7월 홈페이지·앱 1차 개편, 연내 2차 개편을 대대적으로 진행한다.

조 대표가 항공보다 IT에 주목한 데에는 최근 항공업계에서 IT 서비스의 중요도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경쟁이 치열해진 항공업계에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빠르고 편한 홈페이지와 앱(어플리케이션)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항공사 홈페이지와 앱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은 '고질병' 중 하나다. 화면 전환이 느리고, 예매 중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잦아서다. 앱스토어 내 항공사 앱 별점이 대부분 낮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항공권 예약을 하려 할때, 수많은 LCC(저비용항공사) 중 소비자들이 어떤 항공사에서 구매할 것인가를 고민해보면 결국 예약이 쉽고, 앱이나 홈페이지 경험이 빠르고 편리해야한다"며 "조 대표는 평소에도 'IT를 못하면 나중에 항공업계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을 자주 하고, 필요성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지난해 3월 재운항을 시작한 이후 6월 경 사내 '홈페이지 개편 TFT'를 꾸리고, 'IT 회사'가 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홈페이지 개편 TFT는 마케팅팀, 영업팀, IT팀, 공항서비스팀, CS파트 등 다양한 조직에서 차출된 16명의 직원들로 이뤄졌다. 주 1~2회 정기적으로 회의를 거치며, 필요시에는 수시로 진행하기도 한다.

ⓒ이스타항공

TFT를 꾸린 후 이스타항공의 서비스는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지난해 11월에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공항 및 주차장 혼잡도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한 달 뒤에는 간편결제 시스템인 '스타페이'를 도입했다. 특히 공항 및 주차장 혼잡도 안내 서비스를 도입한건 국내 항공사 중 최초다.

올해 3월에는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는 기내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기내 편의 정보를 제공하는 '비행기 모드' 서비스도 시작했다. 기내에 배치된 책자를 통해서만 제공되던 정보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기내식, 식음료, 굿즈, 출입국 신고서 작성방법, 기내배송 서비스 등 정보를 운항 중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이 홈페이지, 앱 개편에 힘을 쏟는 건 3년간의 공백 탓에 업계에서 뒤쳐졌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선과 운항 횟수는 항공기 도입에 맞춰 늘려갈 수 있지만, 앱과 홈페이지 개편 등 IT 서비스는 변화 속도가 빠르고, 서비스 도입에 작업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간격을 좁히기 힘들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동안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가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그 사이에 항공사들에서 앱과 홈페이지 등을 많이 손보기도 했다"며 "멈춰있던 시간만큼 타 항공사와 비교해서 손봐야 할 서비스가 많을 것이고,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올 7월 1차 개편에서는 경쟁사 홈페이지와 앱 서비스에 걸맞는 수준의 전반적인 개편과 리뉴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연내 2차 개편을 통해 1차 개편에 이뤄진 서비스를 보완하고, 안정화할 예정이다. '비행기 모드'에서 기내 면세품을 앱을 통해 주문하는 서비스 등 기존 제공 중인 서비스도 고도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홈페이지, 앱 개편 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고 고객들의 접근성과 사용환경이 편리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업계 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작년 재운항 이후 빠른 성장을 이뤄온 만큼 올해 '흑자원년'이라는 목표도 차질없이 이루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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