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이재명 와도 안 된다"…석촌호수 앞 셀카줄 만든 국회의원은?

김민석 2024. 4. 8.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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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을' 배현진, 석촌호수서 '시민과 만남'
"주민들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만 뛸 것"
'송파갑' 박정훈, '정책·공약' 유세에 집중
"제게 4년 투자하면 100배로 돌려드릴 것"
배현진 국민의힘 서울 송파을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관내를 돌면서 선거유세를 펼치고 있다. ⓒ배현진 캠프

"여긴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이 와도 안 됩니다."

4·10 총선을 3일 앞둔, 본선 전 마지막 일요일인 7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앞 서호사거리에는 벚꽃이 아닌 총선 후보와 셀카를 찍기 위해 시민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줄을 만든 시민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기뻐하며 달려온 노인분들부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나온 일가족, 데이트를 나온 커플, 한껏 멋을 부리고 벚꽃 구경을 나온 20대 여성까지.

이들이 줄을 서서까지 사진을 찍고 싶어한 이는 연예인이 아니라 총선 후보였다. 서울 송파을에 재선 출사표를 던진 배현진 국민의힘 후보다. 분홍색의 자켓을 걸친 배 후보는 밀려드는 사진 촬영 요청을 한 건도 거절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민들을 맞았다. 이 같은 사진 요청은 사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널 때마다 밀려들었다.

이 같은 인기가 남달랐던 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송파갑에 출마한 조재희 민주당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석촌호수 동호에 위치한 송파관광정보센터에 있었다. 두 장소간 거리는 1.1㎞로 빠른 걸음이면 15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거리였다. 이후에도 이 대표는 오후 4시엔 석촌동 주민센터 앞에서 송기호 민주당 송파을 후보 지원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총선 전 마지막 휴일의 유세 장소로 보수세가 짙은 송파구를 찾은 것을 두고 탈환 가능성이 높아서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5일 차량 이동 중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거기(동작갑)도 중요한데 문제는 동작을, 강남을(서초을을 잘못 발언한 것으로 해석), 강남 갑·을·병, 송파 갑·을·병 지역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들 8개 지역구가 문제라는 취지와 함께 해볼만하다는 뉘앙스를 남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송파 지역 여권 관계자들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공략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배 후보는 이날 유세에 나서기 전에 이 대표가 송파구 지원 유세에 나섰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ㅋ ☆☆☆☆(☆)"이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전과(별)를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배현진 국민의힘 송파을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서 시민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앞서 배 후보는 지난달 30일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과 이 대표를 두고 "별 하나 별 넷, 둘이 합쳐 별이 다섯, 찬란한 별빛들"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실제로 이 대표는 △무고죄 및 공무원 자격 사칭(처분일자 2003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2004년) △공용물건손상 및 특수공무집행방해(2004년) △공직선거법 위반(2010년) 등 전과를 갖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석촌호수에서 만난 삼전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70대 남성 하모 씨는 "여긴 이재명이 와도 안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삼전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한모 씨도 "해달라는 걸 거의 다 해주고, 인기도 많은데 안 찍을 이유가 없다"고 짤막하게 배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배 후보는 선거가 끝나는 날까지 주민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주민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정치를 약속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배 후보는 "사실 4년 전에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고 죽을 힘을 다해서 일하면서 공약을 거의 다 이뤄내서 이번 공약을 새로 만드느라 애를 먹었다"며 "실현 가능하고 할 수 있는 공약들을 마련했고 주민들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서만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2대 총선 공약으로 배 후보는 △잠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송파역-헬리오시티 연결 통로 에스컬레이터 설치 추진 △옛 실버케어센터 부지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함께하는 미래형 주민 맞춤 시설 조성 △잠실 스포츠·MICE 복합 공간 조성 사업 신속 추진 등을 담았다.

실제로 MBC의 의뢰로 코리아리서치가 지난 2~3일 실시한 100% 무선전화면접 여론조사에서 배현진 후보는 51%의 지지율을 얻어, 39%에 그친 민주당 송기호 후보를 따돌렸다. 두 후보간 격차는 12%p로 오차범위 밖(95% 신뢰수준에서 ±4.4%p)이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정훈 국민의힘 송파갑 후보가 7일 유세차량을 타고 송파갑 관내를 돌면서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송파갑에 출마한 박정훈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전략적 거점 유세로 지지세 굳히기에 나섰다. 이날 오후 6시30분 유세차에 오른 박 후보는 파크리오 아파트에 위치한 후원회 사무실에서 출발해 30분 넘게 잠실6동에 위치한 장미 아파트를 돌면서 재개발 공약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우선 박 후보는 파크리오 아파트가 위치한 잠실4동 주민을 위해 단지 내에 위치한 잠실고등학교 부지에 유럽형 중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내놓은 조 후보의 공약을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미 잠실고 부지에 중학교 설립을 활용하겠다는 방안은 학부모들의 반대에 무산된 적이 있다"며 "이를 풀어낼 확실한 대안 없이 그냥 짓겠다고 하는 건 뻥공약"이라고 꼬집었다.

이후 차량이 움직이면서 박 후보는 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여러분들께 '25만원 줄테니 표 달라'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 여러분의 삶을 진짜로 바꾸는 정치를 하겠다"며 "나랏돈으로 초밥 시켜 먹었다고 뭐가 어때, 컨닝 좀 해서 대학 가면 뭐가 어때,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켜온 가치관을 지키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어 차량이 장미아파트 단지 내로 진입하자 박 후보는 빠른 재개발을 약속했다. 그는 "장미아파트 재건축을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해결해 드리겠다"며 "지금 주공 5단지 최대 70층까지 허가가 났다. 그것보다 더 높게 돈 덜 들이고 재건축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다. 오세훈 시장에게 매달려서라도 재건축을 여러분들 기대 이상으로 더 높게 더 크게 그리고 더 빠르게 도와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끝으로 "여러분의 4년을 제발 저 박정훈에게 투자해달라. 여러분의 투자를 10배, 100배로 불려드리겠다"며 "간곡히 호소드린다. 저 박정훈과 국민의힘은 여러분들의 삶만 바라보고 정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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