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m 펼쳐진 '하얀 눈꽃길'…전주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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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철도공사 전북본부와 업무 협약
전북 전주시 팔복동은 매년 4월 '하얀 눈꽃(이팝나무)'이 만개한다. 제1산업단지를 가로지르는 철길을 따라 이팝나무 꽃송이가 팝콘을 튀긴 것처럼 피어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 통칭)에겐 이른바 '인증샷 맛집'으로 유명하다. 이팝나무는 흰 쌀밥이 소복이 담긴 것처럼 보여 '쌀밥나무'로도 불린다.
전주시는 7일 "지난 4일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와 이팝나무 개화 시기에 맞춰 팔복예술공장 주변 북전주선 산업철도 630m 구간을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내용이 담긴 업무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운영 중인 철도 일부 구간을 임시라도 일반인 출입을 허용한 건 전국 최초라는 게 한국철도공사 측 설명이다.
개방 시간은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3주간 매주 금요일 오후 2~6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다. 전주시는 철길 개방 기간에 먹거리·체험 중심 장터를 운영한다. 어린이날엔 마술·버블쇼 등 공연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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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인증샷 맛집' 소문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이팝나무 군락이 있는 철길은 월~목요일 오전 전주페이퍼·휴비스로 각각 왕복 두 차례씩(총 8회) 화물을 운송하는 열차(시속 30㎞ 이하)가 다닌다. 물량에 따라 오후에도 열차를 운행한다고 한다.
팔복동 '이팝나무 철길'이 입소문이 난 건 2018년 3월 문을 연 팔복예술공장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뜨면서다. 전주시는 50억원을 들여 1991년 폐업한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사들인 뒤 전주문화재단과 손잡고 예술가 입주 공간과 전시장·카페·아트숍 등이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몄다.
이후 팔복예술공장 주변 철길은 봄철마다 이팝나무를 보려는 인파가 몰렸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이팝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SNS(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게 유행으로 번지면서 몸살을 앓았다. 일부 방문객은 철길에 무단으로 들어가거나 안내원 통제에 따르지 않아 안전사고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가 SNS에 올라온 '철길 인증샷'을 근거로 과태료 10만원을 물리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국철도공사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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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0명 투입 안전 관리"
이에 전주시는 시민·관광객이 이팝나무 경관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안전 대책을 세우는 조건으로 지난해부터 철도공사 측을 설득했다. 전주시는 철길 개방 기간 매일 인력을 10명씩 투입해 안전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철길 양쪽엔 안전 울타리도 설치했다. 앞서 시는 2018~2021년 44억원 규모 '철길 명소화 사업'을 통해 기린대로부터 팔복예술공장까지 7개 노선, 왕복 2.6㎞ 구간 도로 환경을 개선하고, 하수관거·가로등 시설도 정비했다.
전주시 홍소지 기업지원과장은 "철도공사 측이 지역 문화 자원과 철도 관광을 연계한 철길 개방 행사 취지에 공감했다"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5월 1일~10일) 기간과 맞물려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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